최근 U-20 월드컵에서 개최국 콜롬비아가 강세를 보이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90년대 콜롬비아도 상당히 좋은 선수가 많았지요. 발데라마 같은 명사령탑이 있었고, 아스프리야 같은 빠른 공격수가 있었습니다. 오늘 살펴볼 선수는 아스프리야 입니다. 이야기를 거슬러 올라가서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까지 올라가 봐야겠습니다. 콜롬비아는 남미예선에서 강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제치고, 올림픽 출장에 성공했고, 아스프리야는 이 때의 젊은 공격수로 주목을 받기 시작합니다. 콜롬비아는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아스프리야 본인에게는 유럽 진출의 출발점이 되었지요.

 프로필

 이름 : Faustino Hernán Asprilla Hinestroza
 생년월일 : 1969년 11월 10일
 신장/체중 : 178cm / 74kg
 포지션 : FW
 국적 : 콜롬비아
 국가대표 : 57경기 20득점


 거침없는 스피드로 그라운드를 질주하던 야생표범 - 아스프리야 이야기

 콜롬비아의 촉망받던 공격수 아스프리야는 이리하여 세리에A로 진출하여, 파르마 팀의 유니폼을 입게 되었습니다. 기대 이상의 활약이었지요. 빅무대 데뷔시즌인 92-93시즌부터 화제의 공격수 였습니다. 빠르고, 절묘한 움직임에 많은 축구팬들이 감탄을 했고, 컨디션이 좋은 날의 아스프리야는 괴물처럼 그라운드를 질주하는 한 마리의 야생마였지요. 93년 3월에는 당시 58경기 무패신화를 써내려가던 전설의 강팀 AC밀란을 상대로 아스프리야가 프리킥 한 방을 꽂아넣으며 파르마가 승리! AC밀란 기록행진의 종결자로 나서버립니다.

 1993-94시즌 이태리의 꼬마마법사 지안프랑코 졸라가 가입하자, 둘의 콤비는 세리에 무대를 장악해 버릴 만큼, 파괴력 만점이었지요. 환상의 원투패스로 파르마 공격을 이끌면서, 파르마는 강호로 격상! 명문 AC밀란, 유벤투스와 대등하게 우승을 다투곤 했습니다. 1995년 리그 2위였고, 또한 파르마는 1995년 UEFA컵 우승을 차지한 바 있습니다.

 잘 나가던 시절에는 역시 국가대표로도 잘 했습니다. 93년 6월 데뷔 했고, 93년 9월에 아르헨티나 원정을 떠나서, 아르헨티나를 5-0 으로 박살내 버리며 세상을 놀라게 합니다. 아스프리야도 2골이나 넣었지요. 발데라마, 린콘, 이기타, 아스프리야 등 개성 넘치는 인재들이 버티고 있는 콜롬비아는 월드컵 다크호스, 우승후보 등으로 불렸습니다. 정작 94년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탈락을 하고 말았지만요.

 여하튼, 여기까지 아스프리야는 포텐셜 높은 천재 플레이어의 전형이라 볼 수 있습니다. 엄청난 돌파력과 부드러운 볼터치, 용수철 같은 탄력과, 성큼성큼 질주하는 드리블도 역동적입니다. 창조성도 있어서, 다양한 슈팅을 선보이기도 합니다. 장점만 열거해 놓으면 거의 괴물 공격수가 될 수 있지만, 치명적인 아쉬움도 함께 보유했던 아스프리야 였습니다. 바로 정신력이지요. 제멋대로인 성격에, 컨디션이 떨어지면 퍼포먼스가 급격히 저하되어서, 경기장에서 거의 안 보일 만큼 존재감이 희미해질 때도 있었습니다. 이른바 트러블메이커로 악명도 높았으니까요. 요약하자면 콜롬비아의 쾌속 천재 드리블러 정도로 정리하면 괜찮겠지요.

 1995-96시즌 EPL의 뉴캐슬로 이적하면서 기대를 모았으나, 당시 뉴캐슬의 절대적 에이스인 앨런 시어러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한채, 인상적인 활약을 별로 볼 수 없었습니다. 그나마 이름값을 했던 장면은 이듬해 챔피언스리그겠지요. 강호 FC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아스프리야가 해트트릭을 달성하였고, 바르샤를 나락으로 떨어뜨린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이후부터는 사실상 제대로 경기장에서 매서운 활약을 보기가 드물었습니다. 98월드컵을 앞두고 남미 예선이 펼쳐지자, 파라과이 골키퍼 칠라베르트와 난투극을 벌이다 아스프리야가 퇴장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98월드컵에서는 감독을 비판하다가 국대에서 쫓겨난 이력이 있었고, 열받은 아스프리야는 아예 이후 국대 차출을 거부하기도 했으며, 또한 사생활 면에서는 만취 끝에 권총을 쏴서 체포된 경력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정말 가지가지 트러블을 만들어 주는 선수였지요. 1998년에 뉴캐슬에서 다시금 잠깐 파르마에 복귀한 바 있으며, 이후에는 여러 남미 클럽팀들을 떠돌아 다니다가 2005년 현역에서 은퇴하였습니다. 은퇴 후에는 축구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유튜브에서 발췌한 동영상을 덧붙이며, 오늘 이야기는 여기에서 마치겠습니다. 축구라는 것이 언제나 오르락 내리락 하는게 있기 때문에, (중요한 토너먼트 경기가 아닌 이상) 한 경기 졌다고 너무 실망해서도, 한 경기 이겼다고 너무 축배를 들어서도 안 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주로 해외축구선수들을 쓰는 블로그 임에도, 항상 한국축구를 열심히 응원합니다 ;) 독자님들께 언제나 정말 감사드리며,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by 시북 2011.08.11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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