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비우고 보면 더욱 좋은 애니메이션 미니언즈 이야기 입니다. 우리는 지치기도 쉽고,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뚜렷한 목표가 없기 때문입니다. 혹시 목표가 있다고 해도 이루기 너무 멀어 보입니다. 한 걸음씩 끈기 있게 가면 된다고 하는데, 정작 그 한 걸음 내딛기가 쉽지만은 않네요. 자, 이럴 때는 미니언즈를 보면서 힘을 얻을 시간입니다. 케빈, 밥, 스튜어트 - 슈퍼배드 원정대는 모험을 떠납니다. 새로운 당대 최고의 슈퍼 악당을 보스로 모시기 위해서 과감한 도전에 나선 것입니다. 정말 멋진 선택입니다. 보스를 잃고서 우울증에 빠진 미니언들은 드디어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영화는 초반부터 끝날 때까지 "유쾌함", 그리고 "질주감"을 느낄 수 있게 편성되어 있습니다. 1시간 30분이 금방 지나가버린다는 것이 영화의 숨겨진 단점(?)입니다. 영화 초반에는 미니언들의 오랜 역사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공룡을 섬겨서 좋아했지만, 의도치 않게, 보스를 잃어버렸고, 중세 시대에는 드라큘라와 함께 지내왔습니다. 하지만 생일을 축하해주다가 그만... 세월은 참 빠르게 흘렀는데, 그렇게 1968년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 리뷰는 영화 본편에 대한 누설이 가득 담겨 있으므로 아직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은 반드시 주의하세요!

 

 

 보스가 없는 미니언들의 우울증은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축구 경기를 하는데, 응원도 대책 없이 늘어지고, 근성이 전혀 없는 플레이에, 삶의 무기력함 그 절정을 보여줍니다. 이 때, 단호히 세상을 바꾸겠다고 용기를 낸 세 친구, 슈퍼배드 원정대가 환호 속에서 길을 떠납니다. 새로운 악당을 보스로 섬기면, 얼마나 재밌을까! 그러고보면, 우리의 삶이나, 미니언들의 삶이나, "재미"가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예요. 물론, 늘 재밌을 수야 없겠지만, 열심히 했을 때, "가끔" 재밌는 삶이라면, 그래서 보람 까지 느낄 수 있다면 정말 환상적인 거죠.

 

 슈퍼배드 원정대의 결단은 뗏목을 통해 미국까지 오게 되었고, 패션을 심사 숙고해서, 청바지를 갖춰 입게 됩니다. 멋진 기타에 반하기도 하고, 백화점의 거울 앞에서 동료들이 많다고 기뻐하기도 했지만, 어쨌든 이들은 운명적으로 TV 방송을 통해 슈퍼 악당, 그것도 멋진 여성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들뜨게 됩니다. 스칼렛을 만나러 올랜도로 여행을 가보자! 그것도 무려 히치 하이킹에 도전하는 용감함을 보여줍니다. 이번에는 은행털이 악당의 자동차에 탑승하게 되는 원정대 일행. 전체관람가 영화임이 분명한데, 일가족은 유유히 은행을 털고, 미니언 원정대는 바주카포를 집어듭니다! 경찰차에 대고 무지막지한 지원사격을 하는 굉장함을 선보입니다. 오랜 악당짓 유전자가 있기 때문일까요? 확실이 이 조그만한 녀석들 나쁜 짓 하는데는 소질이 있어 보입니다.

 

 악당 챔피언십까지 그렇게 오게 되었는데, 그래서 열심히 이력서도 써내어 보는데, 시공간을 넘어 여기나 거기나, 취업하기가 정말 어렵기만 하네요. 일단 화려하게 등장하는 스칼렛 누님을 좀 만나봐야 겠습니다. 와~ 정말 굉장하네요. 첫 눈에 반할 것만 같은, 카리스마와 박력이 굉장합니다. 보석을 뺏으면 바로 취업시켜 준다고 하니까, 수 많은 경쟁자들이 달려드는데, 전~혀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용기 있게 나섰던 슈퍼배드 원정대는 운좋게 아수라장 틈바구니 속에서 루비를 얻는데 성공! 스칼렛의 공식 부하들로 인정받게 됩니다! 스칼렛 누나는 망설이지 않고, 임무를 줍니다! 가자 영국으로! 가자 여왕님 왕관 뺏으러!

 

 스칼렛과 그의 천재 과학자 남편은 못 만드는 게 없었습니다. 최면장치를 개발했고, 멋진 용암총도 선물합니다. 팔과 다리가 쭉쭉 늘어나는 것도 가능해 졌습니다. 장비는 든든하게 챙겨주었으니, 이제 왕관을 뺏어오면 되는 겁니다! 우리 멋쟁이 보스가 시키는데, 슈퍼배드 원정대 못할 게 뭐있냐! 호기롭게 달려들었다가, 고생은 실컷 하고, 마침내 왕관을 차지하고, 심지어 내친김에 영국의 새로운 왕위를 물려받는데 성공했습니다. 스칼렛은 횡재했네요. 부하들이 너무 유능하군요!

 

 영화는 후반부터 왕관을 가지려는 스칼렛과 동료를 구해내려는 미니언들의 대립구도로 펼쳐지며 긴장감을 유지해 나갑니다. 기억나는 근사했던 장면은, 미니언이 사진첩을 들고 다니며 한 명, 한 명 미니언들의 이름이 줄줄이 적혀 있는 대목이었지요. 동료를 그만큼 소중히 여기는 모습이 어쩌면 인간들 보다 더 낫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인간은 오만하게도 같은 인간을 제멋대로 재단하며, 함부로 대하기도 하니까요.

 

 새로운 보스가 등장하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쫓아가는 대목과 함께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스칼렛으로 비유되는 질 나쁜 악당은 현실에도 얼마든지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믿을 신(信)자에는 사람의 말은 믿을 만하다 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하는데, 악당에게 충분히 헌신했음에도, 감옥에 가두어 버리다니 정말 너무 나빴어요. 최소한, 자신에게 애써 충성한 이들에게는 귀여워해줘야 하지 않나 라는 당연한 결론입니다. 그냥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악당에 기뻐하는 그들처럼, 저도 자신의 사명을 발견하고, 그 길에 순수하게 기뻐할 수 있기를 사모해봅니다. 어쩐지 마음이 맑아지는 작품이네요. / 2017. 06. 20. 리뷰어 시북

 

by 시북 2017.06.20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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