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에는 축구스타열전을 유로가 열릴 무렵에 열심히 써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뜻대로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주말에 EPL을 보고 있는데, 피가 끓어 오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강렬했지요. 에브라가 세상을 다 가진 듯한 세리모니를 펼치자 가슴이 뭉클합니다. 아스날의 앙리가 잠시 임대로 와서, 경기 종료 직전에 미친 존재감으로 결승골을 터트리는 것을 보자, 심장이 떨립니다. 소설가 알베르 카뮈의  "인간의 도덕성과 의무에 대해 내가 배운 모든 것은 축구로부터 나왔다" 라는 말처럼, 축구경기로부터도 깊은 감동을 또 다시 느끼게 됩니다. 서론만 무지 길었네요. 그렇다고 뭐 갑자기 필받아서 에브라 선수를 쓰려는 것은 아니고, 그저 쓰던대로 해왔던대로 한 명, 한 명 써내려 가야할 뿐이겠지요. 오늘은 네스타의 이야기로 출발합니다.

 프로필

 이름 : Alessandro Nesta
 생년월일 : 1976년 3월 19일
 신장/체중 : 187cm / 82kg
 포지션 : DF (센터백)
 국적 : 이탈리아
 국가대표 : 78시합 0득점


 결점이 보이지 않는 레전드 중앙수비수 - 네스타 이야기

 네스타만큼 수비 잘하는 선수는 과거에도 드물었고, 앞으로도 드물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1대 1에 강하고, 공중전도 잘해냅니다. 하드한 수비실력에다가, 냉정한 마인드까지 겸비하고 있습니다. 신체조건이나 스피드도 지지 않습니다. 중앙수비수에 꼭 필요한 능력인 위치선정과 판단능력이 탁월합니다. 침착한 네스타가 수비진영에 버티고 있으면, 존재감 발군입니다. 우아하고 영리하고 탁월한 센터백 네스타, 필히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이자 이제는 레전드 입니다.

 어릴 적부터 네스타는 유명했습니다. 17살에 세리에A 라치오에서 데뷔를 했고,착실하게 실력을 쌓아서, 20대 초반에 라치오 캡틴완장을 찹니다. 2000년 라치오가 리그우승을 하는데, 체코의 네드베드 등과 함께 핵심멤버로 활약했고, 훌륭한 플레이를 계속해서 보여주면서 세계에서 손꼽히는 수비수로 평가받기 시작합니다. 2000~03년까지 4년 연속 세리에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됩니다. 라치오의 아이돌이자, 심볼이었지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2001-02년 라치오가 심각한 재정난에 빠집니다. 어쩔 수 없었지요. 특급스타 네드베드가 유벤투스로 떠나갔습니다. 그리고 이제 또 한 명의 빅스타 네스타도 팀을 떠납니다. 약 3천만 유로의 이적금을 기록하면서 AC밀란으로 이적한 것입니다. 라치오 서포터들은 충격에 빠졌고, 네스타를 팔지 말라며 항의 소동을 일으킵니다. 네스타는 이제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해 나가야 했지요.

 AC밀란에 와서도 13번 네스타의 높은 퍼포먼스는 곧 자리를 잡았고, 이후 순식간에 AC밀란의 핵심 수비수로 명성을 날리기 시작합니다. 잘해도 너무 잘했지요. 실력뿐만 아니라 인품도 뛰어나서 팀동료들, 클럽관계자들에게도 신뢰받기 시작합니다. 밀란의 전설적 수비수 프랑코 바레시는 심지어, 네스타 없는 밀란은 생각할 수가 없다며, 네스타에게 진심 어린 찬사를 보냅니다. AC밀란 감독 알레그리 마저도, 이탈리아 역사상 최고의 수비수는 네스타이며, 팀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라고 평합니다. 물론 AC밀란 사람들이 평가하는 것이긴 합니다만, 중요한 것은 이토록 신망 받고 있는 선수라는 점이겠지요.

 서두에 네스타가 영리한 수비수라고 표현했는데, 이 친구 공부도 굉장히 잘합니다. 어린 시절에는 축구선수가 될지 변호사가 될지 진심으로 고민했을 정도라고 합니다. 더욱이, 외모도 엄청납니다. 조각 외모, 설레는 외모를 자랑하면서 수많은 팬들을 끌고 다닙니다. 여담으로, 정열적인 이 친구는 게임도 좋아해서, 위닝 일레븐에 몰두하다가 손가락 부상을 당했다는 소문까지 있었습니다. (실제로 손가락 때문에 수술을 하긴 했습니다. 손가락 부상이 위닝 관련이 있다 라는 보도에 네스타 본인은 부정했습니다;)
 
 동갑내기인 로마의 전설, 토티와 라이벌겸 좋은 친구이기도 하고요. 네스타는 서른 무렵에 부상을 크게 당한 것 외에는 거의 흠이 없는 선수였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전성기에는 그야말로 이탈리아가 자랑할 만한 명수비수 였습니다. UEFA베스트일레븐에 무려 4번이나 뽑혔습니다. 정말 2000년대 초반에는, 공격수에 앙리, 허리에 지단, 수비수에 네스타 정도 두면 무적 소리 들을만 했을겁니다.

 잘 나가던 네스타는 2006-07시즌 심각한 부상을 당하면서, 30대 이후 부상과의 어려운 사투를 시작해야 했습니다. 상처가 심각했기에, 네스타 스스로도 은퇴까지 고민했을 정도였지요. 오랜 재활을 거치면서, 2009-10시즌에 복귀하면서 네스타는 30대 중반의 저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제 바야흐로 2012년 네스타는 이제 주전으로 활약할 기회가 줄어들고 있지만, 그는 여전히 그라운드에서 뛰고 싶어하는 정열적인 남자입니다. 한평생 축구에 대한 열정으로 최고의 수비수로 불리는 네스타 이니까요.

 결점이 거의 없는 네스타지만, 한 가지 네스타에게 없었던 것이 있다면 월드컵 운이 아닐까 싶습니다. 98 월드컵에서는 부상당하면서, 토너먼트에 불참하고 맙니다. 4년 후, 한일월드컵에서 또 다시 조별리그에서 부상당하면서, 결승 토너먼트에 불참합니다. 이런 악운은 지독히도 계속되는데, 2006 독일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에서 부상 당하며 토너먼트에 출장할 수 없었습니다. 이 쯤되면, 조별리그 부상의 저주 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입니다. 월드컵에서 부상 불운에 3번이나 눈물 흘렸던 네스타는 2007년을 끝으로 이탈리아 국가대표 은퇴선언을 하였습니다. 뭐, 월드컵 운은 없었더라도, 네스타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2번이나 경험한 선수였기에, 충분히 만족스러운 축구인생을 보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의 인정을 받은 사랑받는 스타였으니까요.

 멋진 네스타의 수비실력을 모아놓은 영상을 덧붙이며 오늘 이야기를 마칩니다. 앞으로도 AC밀란의 전설적 수비수 계보는 종종 회자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프랑코 바레시 - 파올로 말디니 - 알레산드로 네스타까지 말이지요. 그들이 이룩해 놓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영광을, 새로운 세대들이 다시 한 번 멋지게 만들어 나가기를 바라는 것이 AC밀란 팬들의 소망이겠지요. 한국시각으로 2월 15일 새벽, 이제 챔피언스리그 16강전 별들의 전쟁이 열립니다. 한동안 또 새벽형 인간이 되겠군요. 하하. 독자님들께 오랜기간 응원을 받아왔습니다. 항상 감사한 마음 가득 전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by 시북 2012.02.1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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