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 (Edge of Tomorrow, 2014) 리뷰

시북(허지수) 2016. 7. 9. 21:31

 

 타임 루프라는 독특한 주제를 가지고 있는 SF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를 감상했습니다.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점차 강인한 전사로 거듭나는 모습은 마치 게임 같은 인상인데, 그 와중에도 자신이 사랑하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감동까지 선물하고 있습니다. 점점 더 강하게 되는 비결이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겠지요.

 

 똑같은 수법으로는, 미믹이라 불리는 외계 종족에 맞설 수 없었습니다. 하나라도 다른 시도를 해야하고, 다른 선택을 해서,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생존의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오래전 보았던 일본 만화 마도카 마기카가 생각납니다. 타임 루프를 끊으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헤매며, 고생해야 하는가를 알고 있습니다. 얼마전 보았던 특강이 생각납니다. 창의적 선택은 어떻게 할 수 있는가?

 

 혼자서 고민하기 보다는 힘을 합쳐서 의견을 나누는 그 사이에 창의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주인공 케이지는 험한 고생과 창의적 선택을 오가며 대활약을 펼쳐나갑니다. 그 과정 속에 관객은 흠뻑 빠져들어가는 것입니다. 반복되는 장면이 많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 이 다음 선택은 무엇일까? 라고 기대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은 실패하더라도 괜찮아 입니다. 이 인간병기는 점점 더 강해지므로!

 

 ※이 리뷰는 영화 본편에 대한 누설이 가득 담겨 있으므로 아직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은 반드시 주의하세요!

 

 

 그리하여 케이지는 처음에는 비겁하고, 도망을 계획하는 무능력한 군인이었지만, 점차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진정한 용사로 레벨업 해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인상적인 이야기가 있습니다. "과학의 역사에서 일어난 모든 혁신들의 종류는 다 다르지만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절대적 확신이라는 인간의 오만을 차례차례 뒤엎어 나간 것이다.(정혜윤 저, 런던을 속삭여 줄게)" 이 영화에도 이른바 과학적 방법이라는 것이 동원됩니다. 뛰어난 과학자는 이 타임 루프를 끊고, 외계 종족과의 싸움을 끝낼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환상 속의 비전을 보고, 거기로 뛰어들어가 보라는 것입니다.

 

 아뿔싸! 그런데 실패입니다. 확신이 실패로 돌아오다니!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가면서까지, 비전이 있는 건물까지 가봤지만, 결국 그 확신도 인간의 오만이었던 것입니다. 미믹은 어찌나 영리한지, 인간을 철저하게 제거하는데 항상 앞서 계획을 세워놓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또 다른 과학적 혁신, 새로운 시도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영화제목 그대로, (넘어가기 어려운) 내일로 가는 경계 앞에서 우리는 좌절하는 주인공을 보기도 하는 것입니다.

 

 저는 헬기씬이 특히 좋았습니다. 헬기를 타고 다음 장소로 건너가야 하는데, 두 주연 케이지과 리타는 동시에 살아남을 수 없었던 겁니다. 그래서 차라리 커피를 한 잔 타면서, 오늘의 시간을 보내며, 방법을 천천히 모색하는 여유. 그렇게 서로를 조금이나마 알아가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늘 나는 또 죽음을 맞이하겠지만, 그래도 적에게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 다른 방법을 반드시 찾아볼 것이라는 의지가 전해집니다. 그 이후....

 

 심지어 케이지는 단독행동으로 인류를 구할 방법을 찾아보기도 합니다. 노력하고, 또 노력한 끝에, 이번에는 확실히 적이 어디 있는지 알아내기에 이릅니다. 프랑스 파리에 숨어 있다는 것입니다. 가는 길이 험난해서, J 분대라는 동료들을 확보해서 함께 돌파해 나가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조연들의 희생 앞에,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 그렇게 케이지는 최후의 작전을 성공시키며, 인상적인 마무리를 짓습니다.

 

 마무리는 해석할 여지가 많겠지요. 또 다시 시간은 반복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웃음을 지어보이는 케이지. 그것은 미믹 보다 인류가 더욱 강인하다는 증거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미 전투 기계로 단련된, 케이지와 리타는 지식과 훈련을 통해서, 미믹에 대하여 파악했기 때문입니다. 고대의 병법대로라면,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우더라도 더 이상 위태롭지 않다는 것입니다. 나중에는 인류가 자살특공대 같은 무모한 작전 없이도 미믹을 제거하게 될 것입니다. 영화 처음과 비교해 본다면, 케이지는 어리숙하고 전장에 나서는 것을 당황하기만 하던 소령에서, 지금은 인류의 에이스가 되었고, 아끼는 소중한 사람이 생겼으니까요. 어쩌면 인생역전인가요.

 

 영화 킹스맨에도 비슷한 대사가 있습니다. "과거의 자신에 비해서 더 나은 삶을 살고 있을 때, 그 삶이 고귀한 것이다" 확실히 고귀해진 인간의 모습을 바라보고 싶다면, 이 영화를 과감히 추천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영화를 일상에 대입해 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습니다.

 

 실은 반복되는 일상은 우리도 경험해 나가기 때문입니다. 매일 비슷한 업무에, 크게 다를 것 없는 지루한 삶, 재미가 없다며 투덜거리기도 합니다. 그럴 때, 우리의 꿈과 열정은 어디에 있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확실한 목적 한 가지를 발견하는 것이 우리의 일상을 특별하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요? 물론, 그 목표는 매우 소박해도 좋습니다. 비록 거창한 여행계획이 아닐지라도, 오늘 나는 한 권의 책을 읽어보겠어, 아니면 더 간단히 인상적인 영화 한 편을 보는 하루가 되겠어. 그런 일상의 자극들이, 우리를 움직여 나가는 것이며, 적극적인 삶으로 나설 때, 우리는 미소 지을 계기도 늘어나는 게 아닐까 합니다.

 

 리뷰를 마치고자 합니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수혈씬에서 더 이상 타임 루프가 되지 않았음을 알리며, 가장 극적인 전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마찬가지로, 인생은 한 번 뿐이기 때문에, 우리가 삶을 귀중하게 살아가야 하는 대목이 아닐까 합니다. 저는 시간을 알차게 라는 짧은 경구를 참 좋아합니다. 시간을 그렇다고 작전처럼 빠듯하게 계획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저 자신을 아끼며,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면서 살아가기.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잘 될 때까지 계속 노력해보는 모습이 실은 참 고귀한 일이라는 것을 또한 배웁니다. 포기 말고, 꾸준하게, 그리고 멀리까지 가보는 인생이기를! / 2016. 07. 09.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