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 997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Journey to the Center of the Earth, 2008) 리뷰

영화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는 크게 특별할 것 없는 판타지 영화 입니다. 주인공 3인방의 모험담을 담고 있으며, 90분의 짧은 킬링타임용 무비에 가깝지요. 그런데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별 생각 없이 보고 있으면 무척 신나고 즐겁다는 점입니다. 마치 놀이동산에서 덜컹 거리는 놀이기구에 탑승한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 영화가 마칠 때 쯤에는 아! 아쉽게도 벌써 끝나버렸네, 라고 이야기 하는 특이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설정은 이렇습니다. 지질학자인 트레버가 형의 고서를 발견해서, 조카 션을 데리고 아이슬란드 여행을 떠납니다. 말도 통하지 않는 그 곳에서, 우연히 미모의 산악가이드 한나를 만나게 되었고, 이들 셋은 함께 동굴에 갇히면서 본격적인 영화가 시작됩니다. 동굴에서 나가는 길이 어처구니 없게도 딱 막히게..

세바시 16회 - 가족신문이 가져온 조용한 혁명 조영헌 교수

세바시 2011년도 강의의 내용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15분의 이야기들, 그 매력 속으로 빠져봅니다. ※ 16회 원본 강의 주소를 함께 첨부합니다. 아래 본문은 제 느낀 바대로 편집 및 요약되어 있습니다. ▶ https://www.youtube.com/watch?v=ewRcZ54QD34 소소한 일들에 대해서는 기억할 수 있는 게 많을 것 같습니다. 저희 집에는 가족신문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8년 동안, 매달 있었던 소소한 일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매달에 한 번, 혹은 격월에 한 번씩 빼먹지 않고 발행하다보니 200회수가 넘게 되었습니다. 창간호를 살펴보겠는데요. 아버님의 축하글이 실려 있고, 사진이 들어가 있으며, 4컷 만화도 아래쪽에 넣게 되었습니다. 1호를 여러부 발행해서 친척들에게 나눠주었고..

28일 후... (28 Days Later..., 2002) 리뷰

처음부터 좀비는 없었습니다. 인간의 끝없는 연구의지가 우연히도 분노한 침팬지를 만들어 냈고, 또한 자신의 주장을 어떻게든 내세우는 사람들이 마침내 좀비의 시초를 만들어 냅니다. 그렇게 영화 28일 후는 사람에 의한 좀비 탄생을 그리고 있습니다. 한 번 퍼쳐버린 바이러스는 매우 급속도로 확산되어, 영국 도심가를 일순간에 침묵에 빠뜨립니다. 런던이 정적에 빠져 있는 초반의 장면들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즉 평소와 다르게 사람이 활기차게 다니지 않는 곳이란 매우 어색한 공간이 되는구나 싶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좀비들은 대단히 빠르고, 분노에 가득차 있습니다. 눈이 빨갛게 충혈되어 있는 것이 특색이라 하겠네요. 사람을 발견하면 해치려고 덤벼드는데, 아휴 깜짝 놀랄 수준입니다. 한편, 이 점도 인상적인데 이 작..

아주 작은 반복의 힘 리뷰

아마존 인기도서인, 아주 작은 반복의 힘을 읽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꽤 당황스러운 내용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운동의 시작을 할 때, TV를 보면서 1분만 일단 서 있어보라는 것입니다. 이런 것이 정말로 운동이 될까? 라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그런데 생각해보니 예전에 닌텐도 위피트를 사용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 때에도 작은 습관, 몸무게를 측정하고, 간단한 운동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을 연습하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팔굽혀펴기 10회, 안 하는 것보다는 일단 하는 게 장기적으로 봤을 때 훨씬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실은 글쓰기를 보다 좀 쉽게 쓰는 비결을 얻고 싶었습니다. 그래도 자주 글을 써보려고 노력을 하는데도, 늘 글쓰기 앞에 서면, 여전히 마음 한 구석에 두려움이라는 게 자리 잡는 것 같았습..

리뷰[Review]/책 2016.07.24

영화 히트 (Heat, 1995) 리뷰

우연히 케이블TV에서 오래된 명작 영화를 방영 해줄 때는 기분이 저절로 즐겁습니다. 90년대 걸작 액션 영화 히트를 보게 되었습니다. 카리스마 있는 연기가 일품인 알 파치노, 로버트 드 니로가 나온다고 합니다. 한 쪽은 강력계 수사 반장이고, 한 쪽은 프로 범죄자 입니다. 서로가 완전히 반대편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두 사람이지만, 이 영화는 두 사람을 직접적으로 만나게도 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간이라면 공유하는 무엇인가가 있지 않을까 라는 점인데요. 불완전함. 그런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알 파치노가 열연한, 빈센트 반장은 결혼 생활이 이번이 3번째 인데다가 거의 뭐, 강력계 일과 결혼한 상황에 가까웠습니다. 집에 돌아가도 반겨주는 사람이 딱히 없다는 슬픔이 느껴집니다. 로버트 ..

여행자 (A Brand New Life, 2009) 리뷰

김새론 양의 빛나는 열연이 돋보이는 인상적인 영화 여행자 입니다. 슬프고, 무겁고, 가슴 아픈 이야기, 그렇지만 그래도 희망은 담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영화 소개문에 나오는 이 말이 굉장히 좋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각자의 상처나 콤플렉스를 안고 살아간다. 그리고 누구나 그렇게 살아가고 있기에, 그 어떤 것보다도 아름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상처와 콤플렉스가 있지만, 그럼에도 아름다운 인생이라는 것, 그렇게 생에 대한 찬사를 어렴풋한 불빛으로 계속 비춰주는 느낌을 받습니다. 영화 여행자에서 진희는 행복에서 절망으로 곧바로 환경이 바뀌고 맙니다. 아빠는 그렇게나 나에게 잘대해주었지만, 어느날 자신을 고아원에 맡겨두고서 다시는 찾아오지 않게 됩니다. 진희는 이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

세바시 15회 - 우리는 왜 조선학교를 지원해야 하는가? 김명준 감독

세바시 2011년도 강의의 내용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15분의 이야기들, 그 매력 속으로 빠져봅니다. ※ 15회 원본 강의 주소를 함께 첨부합니다. 아래 본문은 제 느낀 바대로 편집 및 요약되어 있습니다. ▶ https://www.youtube.com/watch?v=cvdY28Jbero 치마 저고리를 입은 학생이 있습니다. 얼굴만 봤을 때는 그냥 학생인데요, 치마 저고리를 입게 되면, 아 조선학교의 학생이구나를 알게 되고, 그런 딱지가 붙게 됩니다. 조선학교라는 딱지를 계속 붙이다보면 이렇게 연결되어 갑니다. 조선학교? 재일동포, 조총련, 북쪽, 반쪽발이. 그런데, 이들은 일본 땅에서 65년동안 우리말을 지키고 있는 여러분들의 아들, 딸, 동생이라는 사실입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이 학생들이 피..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 (Wicker Park, 2004) 리뷰

남녀간의 깊은 사랑에 관한 영화지만, 어쩐지 슬픔도 묻어 있는 작품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 입니다. 이 작품 역시 지인 J양 베스트 영화 목록에 있어서 이번에 보게 되었는데, 저는 제가 사랑했던 사람들과의 여러가지 추억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사랑하는 은사님과 김밥 한 줄 들고, 산에 오르며 담소를 나누던 추억, 씨앗호떡을 나눠먹으며 스페인풍의 상점가를 거닐던 추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친구와 영화를 보고, 커피를 마시며, 또 함께 운동을 한다며, 산을 오르 내리던 추억, 그 때는 몰랐는데 참 행복했던 시간들입니다. 이제는 멀어진 사이. 내가 조금만 더 욕심을 부리지 않았으면... 그런 후회도 최근에 많이 했습니다. 그 외에도, 첫눈에 반했었던 다정한 사람과의 기뻤던 시간도 잊을 수 없습니..

세바시 14회 - 태도의 힘 유인경 경향신문 선임기자

세바시 2011년도 강의의 내용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15분의 이야기들, 그 매력 속으로 빠져봅니다. ※ 14회 원본 강의 주소를 함께 첨부합니다. 아래 본문은 제 느낀 바대로 편집 및 요약되어 있습니다. ▶ https://www.youtube.com/watch?v=rxOz8PV_d50 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을 만나본 기자일 껍니다. 2011년 올해로 기자생활 27년을 했습니다. 별의별 사람을 다 만났는데, 그러다 느끼는 바가 있습니다. 어, 저 사람은 참 별거 아닌 것 같은데도 왜 저렇게 잘 될까? 또 반대로 저 사람은 뭘 저렇게 노력하는데도 안 풀릴까? 가령 어떤 사람은 20년, 30년 노력하면서 살아왔지만 말 한 번 잘못해서 한 방에 훅 가는 경우도 참 많이 봤습니다. 저는 그래서 태도가..

식코 (Sicko, 2007) 리뷰

제 책상에는 본인부담상한액 초과금 지급신청 안내문 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한해동안 병원비를 너무 많이 냈다면, 국가가 일정금액 이상은 책임질테니, 병원비로 일정액 이상 많이 냈던 돈들은 되돌려주겠다는 뜻입니다. 어머님이 많이 아프고 나서야, 우리나라 복지가 그나마 조금은 되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어머니가 장애 판정을 받은 이후로는, 사회복지사가 가정에 직접 방문하는 서비스도 받고 있습니다. 한국도 조금씩 복지가 발전해 나간다는 측면이 있습니다. 영화 식코는, 미국의 의료보험과 복지시스템에 관한 적나라한 고발 영화 입니다. 돈이 없으면 어떻게 되느냐, 병원에서 나가라고 하고, 아무렇게나 다른 병원으로 쓰레기처럼 던져놓기도 하는 모습이 대단히 인상적이며, 충격적입니다. 미국에서 보험에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