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책

1만 시간의 재발견 리뷰

시북(허지수) 2017. 5. 27. 23:24

 

 도서관 탐방 중에 제목에 이끌리어 집어들게 되었습니다. 뒤늦게 알고보니 예스24선정, 2016년 올해의 책이라고 합니다. 우와! 이런 행운이! 그러나 기쁨은 잠시뿐, 책을 읽고 나면서 저는 굉장한 충격을 받고 맙니다. 저는 어느 분야에서든지 전문가가 되려면 1만 시간이 필요하다는 법칙을 이미 접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한 분야의 달인이 되기까지 노력, 인터넷 은어로 노오오오력이 있다면, 그 경지까지 올라갈 것이라 순진하게 믿어왔습니다.

 

 구체적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글을 쓰고, 또 써보았지만, 그렇게 해서 글쓰기가 향상되었는가 되묻는다면? YES라고 답할 수 없었습니다. 습관이 약간 붙어서 글쓰기가 수월해진 것은 맞지만, 어느새 "현실안주형, 재미추구형, 자기만족형" 글쓰기가 되었습니다. 저자는 정확한 지점에서 매우 아프게 꼬집어 버립니다. "무엇이 되었든 일단 여러분이 이처럼 만족할 만한 수준, 기계적으로 하는 수준에 도달하면 발전이 멈춘다는 것이다.(p.48)" 아!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인가요! 그래서 우리는 이 책의 가치를 발견하게 됩니다.

 

 저자 : 안데르스 에릭슨, 로버트 풀 공저 / 역자 : 강혜정 / 출판사 : 비즈니스북스

 출간 : 2016년 06월 30일 / 가격 : 16,000원 / 페이지 : 416쪽

 

 

 착각에 대한 통찰은 이어집니다. 20년 동안 운전을 한 사람이 5년 동안 운전한 사람보다 분명코 운전 실력이 나을 것이다? 20년 동안 진료를 한 의사가 5년 경력의 의사 보다 분명코 실력 있는 의사일 것이다? 20년 동안 교편을 잡은 선생이 5년 동안 잡은 선생보다 분명코 유능한 선생일 것이다? 이 모든 질문에 대답은 아니오 입니다. 기계적으로 하는 수준에 도달한 이후 부터는, 이른바 "의식적인 노력"이 없는 경우에 실력이 서서히 나빠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력을 올리기 위해서는 단순하고 습관적이며 반복적인 연습에서 벗어나야 함을 언급합니다.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은 컴포트 존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익숙하고 편안한 상태의 연습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자기 능력보다는 좀 더 힘든 수준에 도전하고, 자신을 채찍질하는 상태로 진입해야 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책에 나오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체스 실력이 한 예가 되겠습니다. 수천 시간을 체스를 하며 보냈고, 가끔 당대 최고의 고수들과 게임을 즐겼건만, 그의 실력은 최고 수준까지 올라가지 못했습니다. 정리하면, 30년 동안 같은 곡을 같은 방법으로 1만 시간 노력해봐야 실력을 정체시키는 비법에 불과합니다.

 

 "컴포트 존을 벗어난다는 것은 이전에는 하지 못했던 어떤 것을 시도한다는 의미다. 시도한 결과 때로는 새로운 무언가를 해내는 것이 비교적 쉽다는 사실을 깨닫고 계속 노력할 수도 있다. 그러나 때로는 장애물을 만나 멈출 수 밖에 없을 때도 있다. 도저히 극복하기 힘들다고 느껴질 때도 있다. 이런 장애물을 피해가는 방법을 찾는 것도 목적의식 있는 연습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해결책은 더 열심히 하기가 아니라 다르게 하기다. 즉 방법의 문제다.(p.57)"

 

 그러므로 문제점은 단순합니다. 우리는 자주 포기해 버립니다. 또는 나아지려는 노력을 중단합니다. 문제점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의식적으로 어려운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목적의식 있는 연습에 요구되는 집중력과 노력을 유지하는 일은 힘이 드는 일입니다. 더 제대로 직시해야 하는 것은 보통은 재미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왜 이런 고단한 연습을 그토록 열심히 하는가,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힘들고 지루한 연습을 계속하게 하는가? 라고 동기부여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지난 주 읽은 책 그릿에도 비슷한 사례가 나와있는데, 수영 연습은 매번 힘들어만 했지만, 수영을 사랑한다는 동기로 단단히 무장한 선수는 마침내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가 되었습니다.

 

 최고가 되기까지! 그 황금률이 공개됩니다. 최대치에 가까운 노력, 보통은 즐겁지 않은 일입니다. 그리고 다소 모호하고 전반적인 향상을 목표로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작고 구체적인 부분을 목표로 하여 집중해 훈련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뭐, 물론 이렇게 작은 변화들이 모이고 또 모여서 마침내 큰 변화가 되어 결과적으로 최종 목표를 달성하게 되는 것이지요! 피드백이 있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문제점 지적이 있고, 해결 방법이 제시됩니다. 초기에는 교사나 코치에게서 많은 피드백이 나오겠지요. 시간이 흐르고 경험이 쌓이면 학생 스스로가 모니터 하고, 실수 발견이 되고, 그에 맞춰 수정해 나갈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선생님들에게 좋은 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제 리뷰의 마지막 팁. 힘든 연습, 정신을 기진맥진하게 만드는 노력을 할 때는 말이지요. 첫째 전반적인 신체 관리 입니다. 충분히 자고, 아프지 않도록 컨디션 조절을 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전 연습이 끝나고 나서 이른 오후에 다수가(!) 낮잠을 잔다는 베를린 음악학교 바이올린 전공 학생들 이야기가 사례로 나와 있는데요. 저는 좋아하는 가수 박정현이 TV 프로그램에서 혼신의 집중력으로 노력해서 연습하는 장면을 운 좋게(?) 시청한 적이 있습니다. 그 뒤에 집으로 돌아와서 잠시 수면을 청하더라고요.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쉴 때는 쉰다는 것을 이해하는게 필요합니다.

 

 둘째는 1회 연습 시간을 대략 1시간 정도로 정하기 입니다. 1시간 이상을 연습하고 싶다면, 일단 1시간을 하고 휴식을 취한 다음에 다시 하는 편이 좋다고 합니다.(p.261) 연습은 중요합니다. 스마트폰 때문에 산만해지는 경향이 혹시 자신에게 있다면 그냥 폰 끄라고 합니다. 아침형 인간이 안 된다고 쓸데없이 자책할 바에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편안한 시간을 고정적으로 정해서 그 때 운동하라고 합니다. 그만큼 현실적인 책이기도 했습니다.

 

 장기적으로 흥하는 사람은 연습을 많이 하는 사람이지 지능을 비롯한 여러 재능 면에서 초기에 유리했던 이들이 아니다.(p.348) 저는 제가 사랑하는 분야들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자 노력하겠습니다. / 2017. 05. 27.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