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영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Harry Potter And The Sorcerer's Stone, 2001) 리뷰

시북(허지수) 2015. 1. 30. 04:07

 

 기분 전환을 위해서 판타지 장편 영화를 골라보았습니다. 역시 해리 포터만한 멋진 작품도 많이 없겠지요. 한 편씩 꼭 리뷰를 써보고 싶었는데, 이제서야 글을 남겨봅니다. 오늘은 첫 번째 시간으로 마법사의 돌로! 어린 시절의 엠마 왓슨 양을 보는 것도 무척 재밌더군요. 영화 자체는 상업적으로도 대성공을 거두어서 거의 10억 달러를 벌어들였다고 하지요. 와우.

 

 이야기는 구박받는 소년 해리포터군이 인생의 여정을 바꾸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초대장이 날아들어 오는 것이지요. 종종 인생에서는 세 번의 기회가 찾아온다고 하는데, 해리군에게는 제법 빠른 시기에 인생 대변화의 초대장이 찾아 들었네요. 무조건 집어들어야 하는 좋은 기회 입니다! 그렇게 해리는 구받받는 이모네 집을 떠나서, 호그와트 마법학교로 입학을 하게 되는데 말이지요.

 

 

 마법 학교를 찾아가는 장면은 무척이나 유명합니다. 기차를 기다리는 넓은 대합실에서 벽을 향해서 쑥 빠져들어가면서 완전히 다른 세계로 접어들어가지요. 벽을 뚫고서 반대 세계로 건너갈 수 있다는 발상은 참 놀랍고 신비합니다. 그리고 반대 세계에서도 흥미로운 모험담은 계속되지요. 영화는 관객을 확실히 빠져들게 해주는 매력이 있어서, 2시간 30분이 전혀 지루하지 않게 흘러가게 만들어 줍니다. 무려 다음이나 네이버 평점 9점대! 아이들과 함께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겠지요.

 

 ※이제부터의 내용은 영화 본편에 대한 누설이 담겨 있으므로 아직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은 주의하세요

 

 해리포터는 우정에 관한 영화로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었습니다. 기차를 타자마자 동료를 만나게 되니까요. 론 군과 헤르미온느 양이 함께 활약하면서 삼인방은 무엇이든 시도해보는 당돌함을 보여줍니다. 혼자 가면 무서워 보일지라도, 뭐 어때요 같이 다니면 어려운 순간에 서로 도움도 받을 수 있어서 좋을테지요. 특히 공부를 열심히 하는 똑똑이 헤르미온느는 적절한 순간마다 정확한 마법구사로 위기에 빠진 동료들을 쏙쏙 구해냅니다. 지식이 큰 도움이 되는군요!

 

 그리고 체스왕으로 불리는 론 군도 특유의 대담함과 희생정신을 발휘해주면서, 해리의 갈 길을 지원하고 열어줍니다. 어린아이 세 명이 잘 뭉쳐있으니까, 어지간한 어른만큼, 아니 그 이상의 몫을 해나가는 모습이 귀엽고 보기에도 좋습니다. 물론 이들의 판단력 만큼은 아직 완벽하지 않아서 외모나 추측으로 일을 잠시 오판하는 모습이 있었지만 (우리 편인 교수님을 악당으로 오인), 뭐 그런 약점도 있어야 오히려 인간적이라 할 수 있으니까요. 하하.

 

 실은 마법사의 돌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꼽으라면, 욕망의 거울 앞에 해리 포터군이 서 있는 장면이 생각납니다. 이 거울 앞에서는 자신이 가장 원하는 모습이 비춰지고 있는데요. 이를테면 해리 군에게 있어서는 거울 안에서 부모님이 곁에 서 있는 장면이 비춰집니다. 그러다보니까 해리는 자꾸만 이 거울로 찾아오게 되는데요. 이 때 현명한 교수님의 조언이 그야말로 일품입니다. "정말로 좋은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은 이 거울 앞에 서면 자기 자신의 모습만이 그대로 비춰지지"

 

 한 방 제대로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이상이 높을 필요도 없고, 꿈이 높을 필요도 없이, 그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자신의 존재에 만족하고 있다면, 그 거울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비춰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내가 거기에 선다면 무엇이 비춰질까를 상상해 보았습니다. 어른이 서게 된다면 훨씬 더 많은 욕망들이 비춰지겠지요. 아마 가장 먼저 돈 같은 욕망에 사로 잡혀서 거기에 미쳐버릴 가능성이 제일 높을 것 같았습니다.

 

 다소 뜬금없는 연결이 되겠지만, 얼마 전 팟빵 라디오를 다운받아 듣다가, 유시민 선생님께서 "눈을 뜨자" 라는 4자성어를 재치 있게 구사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우리가 욕망의 거울 앞에 서 있을 것이 아니라, 이제는 눈을 뜨고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고, 나아가서 스스로를 좀 더 정확하고 제대로 바라보는 것이 그토록 중요하다는 것일테지요. 그러므로 원하는 것만을 지나치게 추구하면서 오늘의 맑고 건강한 자신을 잃어버리고 있다면, 그런 삶은 위태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요.

 

 영화는 계속해서 교수님들의 표현을 빌려가면서, 중요한 것들은 마음 속에 있음을 알려줍니다. 이마 위에 있는 각인이 알기 쉬운 것 같지만, 중요한 지점들은 마음 속에 잘 담겨 있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지요. 저는 자신의 마음에 충실하면서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좋은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예컨대 눈앞에 체스판이 있다면, 거기에서 피하지 말고, 돌파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지요. 그 결과가 비록 상처로 남을지라도 말이에요.

 

 여하튼 용기 있는 어린 친구들의 모험담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마법사의 돌은 순수한 마음에 의해서만 나타나게 되었는데, 그토록 구박받던 인생이던 해리가 여전히 맑은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라는 것도 어쩐지 마음의 위안이나 힐링이 되어주는 것만 같았습니다. 하하. 힘은 함부로 쓰는 것이 아니라, 힘은 필요한 순간에 적절히 사용하는 것. 어린 아이도 알 수 있는 것을 우리 어른들은 그토록 알지 못한 채, 눈먼 사람이 되어가는 것은 아닌가 반성하게 됩니다. / 2015. 01.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