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영화

콘 에어 (Con Air, 1997) 리뷰

시북(허지수) 2016. 5. 29. 02:45

 

 경쾌한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입니다. 망설이지 않고 폭발시키고, 정의를 위해서, 올바름을 위해서 헌신하는 주인공이 멋지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다음 양쪽 모두에서 8점대~9점대의 평점을 찍고 있으니까, 액션 영화 좋아하신다면, 빠른 전개 속에서도 괜찮게 평가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오락영화니까요. 그럼 반대로 접근하면, 조금 어려울 수 있습니다. 나 리뷰 어떻게 쓰지. 헐 ㅠ.ㅠ.

 

 스토리라인을 살짝 언급하면 이렇습니다. 주인공 카메론이 아내를 지키고자 나서다가 어쩔 수 없이 살인범이 되어서 감옥에서 긴 세월 고생하고, 마침내 석방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땅덩어리 넓은 미국에서 중범죄자를 이동하는 비행기 콘 에어가, 글쎄 범죄자들에게 납치가 되었다는 굉장히 어마무시하고 황당한 에피소드가 발생. 게다가 이 납치된 비행기를 진두지휘하는 악역 사이러스가 매우 비상한 두뇌를 가지고 있어서 결코 만만치가 않습니다. 이 지옥 같은 비행기에서 탈옥할 수 있을 것인가!?

 

 ※이 리뷰는 영화 본편에 대한 누설이 가득 담겨 있으므로 아직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은 반드시 주의하세요!

 

 

 실은 딱 한 번 정도, 주인공 카메론은 내릴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콘 에어에 알게 된 두 사람을 차마 두고 내릴 수 없다는 이유로, 정의로운 선택을 합니다. 나부터 살자가 아니라, 끝까지 남아서 선한 사람들을 구해보겠다는 그의 강인한 마음가짐이 참 특별해 보이는 것입니다. 영화 도중에는 심지어 이런 대사까지 나옵니다. 신이 없다고? 그런 소리할꺼면, 내가 신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 줄테니, 너는 포기하지 말아! 그러면서 정면으로 돌진! 총알까지 주인공 어깨로 비껴나가는 모습은 당황스럽다고 해야할지, 주인공은 정말로 굉장하다고 해야할지....

 

 쓰기에 망설임을 느끼자, 저는 곧바로 해외 리뷰어들의 다양한 의견을 함께 들어보기로 합니다. "전개에 다소 무리가 있는 것 같지요? 그럼에도 압도적인 화면의 박력과 업 템포인 전개로 그것을 메우고 있어요. 바로 액션 영화의 기본입니다!" 이렇게 리뷰를 호의적으로 쓴 이 친구는 액션 영화를 참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영화는 적들도 영리하게 나오는 만큼, 아군들도 거침없이 행동하는 것이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또한 연방 보안관 라킨과 주인공 카메론이 점차 신뢰를 쌓아가서 마지막으로 갈 수록, 우정으로 발전해 나가는 장면,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면서, 악역의 대가 사이러스를 끝까지 처벌하는 장면은 시원상쾌 합니다. 하늘에서 카메론이 최선을 다했다면, 땅에서는 라킨이 비싼 승용차를 질주하면서 (결국 경쾌하게 박살나지요!) 최선을 다하는 모습도 참 좋았습니다.

 

 여담으로 이 작품은 골든 라즈베리 상도 획득했습니다. 인명경시와 공공물을 파괴했다는 잘못을 뒤집어 쓰고 말았네요. 확실히 주인공이 뜻밖에도 싸움 중에 몇몇 사람을 죽인다거나, 라스베가스를 한바탕 쑥대밭으로 만들었으니 블록버스터 치고는 오명도 있음을 덧붙여 봅니다.

 

 그렇다면 이 영화의 압축된 메시지는!? 처음에 나옵니다. "(카메론 같은) 레인저 대원은 설령 전역을 하게 되어도, 항상 전진하고 친구를 잊지 마라는 것!" 그래서 그는 내릴 기회를 거부하였네요. 끝까지 사이러스와 맞서는 선택을 해내네요. (*아,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나라의 16년도 인기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나오는 불사의 주인공 유시진 대위 같은 인물이네요.) 소수라도 진짜 목표를 향해서 두려움 없이 뛰어들어 가면 기적 같은 일도 일어난다는 영화 같은 전개 그대로 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음은 제가 본 인상적인 해석입니다. 콘 에어는 강렬한 기독교 예찬 영화였는데, 신의 존재를 증명한다며 친구를 돕는 장면이 들어가 있고, 살인마가 어린아이가 부르는 찬송가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얼핏 논리에도 맞지 않는 불가사의한 장면이 들어가 있는데, 예컨대 비행기 추락 시에도 찬송가를 흉악범이 부를 수 있다는 것도 매우 특이한 장면. 미국 남부를 예찬하고 있는데, 직접적으로 앨라배마 주를 찬가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또 앨라배마 까지 조사하고 왔네요. 위키에 따르면, 미국의 바이블 벨트의 중심이라고 불릴 정도로 신앙심이 깊기로 유명합니다. 주민의 80%가 개신교를 믿으며... 딸을 미스 앨라배마로 키워내기 위해서 달려나가는 아버지의 마음. 우정에 대해서 헌신하는 신실한 마음. 콘 에어가 기독교 영화라니 신선한 접근이었네요. 악당 사이러스처럼 학위를 몇 개씩 따내는 인간의 똑똑하고 오만함 보다는, 가정과 우정,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여인을 아끼는 그 품격에서 이 영화는 새로운 시선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마워요 해외 리뷰어들.

 

 콘 에어에 대해서 어떤 말을 쓸 수 있을까 처음에는 망설임 앞에 섰습니다. 어쩌면 다양한 견해를 늘어놓는 다소 장황한 리뷰가 되었습니다. 각자가 느낀 바대로 영화를 즐기시고 기억한다면 좋겠지요. 저는 그래도 영화의 첫 대목이 가장 마음에 남았습니다. 소중한 이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때로는 싸움도 해나가야 한다는 것. 용기 있게 살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세상은 가정이라는 아름다운 가치에 때때로 이유없이 시비를 걸 수 있기 때문이지요. "지킨다"는 가치, 그것의 소중함은 생각보다 훨씬 큰 것이 아닐까요.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근사하게 지켜낼 수 있기를. 우리가 소중한 이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기쁨을 선물할 줄 아는 사람이기를. 오늘은 그런 영화 같은 인생을 꿈꾸고 응원해 봅니다 :) / 2016. 05. 29.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