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책

작가의 문장수업 리뷰

시북(허지수) 2016. 6. 18. 16:42

 

 저는 이번에도 운이 좋았습니다. 운명처럼 좋은 책이 먼저 다가와 말을 걸어주는 듯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단숨에 이 책 작가의 문장수업을 읽어내려갔고, 역시 많은 도움을 얻었습니다. 훌륭하고 좋은 글을 어떻게 쓸 것인가? 사실 저는 나름의 블로그 운영비법을 몇 개 훔쳐온 바 있습니다. 비법을 꺼내보면, 많이 읽을 것, 많이 쓸 것, 편하게 써내려갈 것, 일단 쓸 것. 단순하죠? 유시민 선생님, 서민 교수님, 정혜윤 작가님, 하지현 교수님 등 많은 분들의 글에게서 꾸준히 배운 것들... 그래도 제 영업비밀입니다. (웃음)

 

 여기에 이제 베스트셀러 작가 고가 후미타케의 조언까지 더해지게 되었습니다. 놀랍게도 큰 맥락은 정말로 매우 비슷합니다. 짧게 끊어 쓰라고 합니다. 줄줄 답도 없이 늘리지 말고, 확실하게 주장을 담아서 임팩트 있게 지르라고 이야기 합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무릎을 치게 됩니다. 우리말로는 그래, 좋았어! 일본어로 요시! 같은 말이 동시에 영감처럼 떠오르며, 음성지원이 될 정도입니다. 하하. (어릴 적 일본어 음성게임을 많이 하는 바람에...)

 

 그렇다면 글쓰기가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까요? 저자는 평생에 걸쳐 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문장력이라는 무기를 손에 넣는다면 미래에 대한 최상급 투자가 될 것이다." 그냥 투자도 아니고, 가장 좋은 투자, 베스트 초이스 라는 건데요. 그래서 저도 문장력을 꼭 익히고 싶었네요. 어떻게 하면 쉽게 익히나요. 그 비결 좀 알려주세요 작가님!

 

 저자 : 고가 후미타케 / 역자 : 정연주 / 감수 : 안상헌 / 출판사 : 경향비피

 출간 : 2015년 08월 26일 / 가격 : 13,800원 / 페이지 : 232쪽

 

 

 아름다운 문장이 아닌 정확한 문장을 쓰라! 멋진 말입니다. 저는 좋아하는 지인 중 한 분이 카카오톡 프로필로 미문불신 이라고 한자로 써놓아 감탄한 적이 있습니다. 듣기 좋은 달콤한 말은 의심하겠다는 태도가 과연 학자의 별을 가진 사람 답다고 느꼈습니다. 저도 미사여구 보다는, 거품을 걷어내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게끔 더 술술 읽히게 써야 겠다고 다짐을 재차 하게 됩니다. 저만 이런 것이 아닙니다. 유명한 베스트셀러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도 술술 읽히는 추리소설을 쓰기 위해서 노력한다고 합니다. 독자가 읽기 쉽게 세심히 배려하며 쓰는 게 포인트! 잘 아시겠죠?

 

 그러므로 정확한 문장으로 상대방에 닿아 오해 없이 읽히는 것은 중요한 것입니다. 자기만 이해하는 독선적인 문장을 멀리하고, 누구나가 재밌게 공감하고 읽힐 수 있도록 쓰는 것. 근래에 저는 비교적 글쓰기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요. 더욱 강도 높은 훈련으로 잘 단련되는 것이, 저의 큰 열망이자, 바람입니다. 쓰기는 좋아하는 분야니까 실력을 더욱 기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좋은 의견을 잘 반사하는 사람이 되는 것. 내가 느낀 바를 정직하게 표현하는 사람이 되는 것. 말하자면, (예컨대 소설 어린 왕자처럼,) 그렇게 나의 주어진 세계를 소홀히 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었네요.

 

 단정해서 말해버려라! 라고 조언하는 대목은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자신이 느낀 바를 솔직하게 표현해도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영화 리뷰 등을 쓸 때 알 수 있습니다. 예컨대 전반적으로 평점이 낮은 영화가 있을 수 있는데, 나는 취향에 잘 맞아서 제법 재밌을 수가 있어요! 그러면 이 때 눈치보지 말고, 나는 재미있었다고 질러놓고, 거기에 관해서 왜 그랬는지를 상세하게 구성으로 채워넣어가면 된다는 이야기! 그렇게 생각하니 더욱 좋습니다. 눈치보지 않고, 자유롭게 선택하고, 의견을 표현하는 것 말이에요.

 

 물론 이렇게 주장을 전면에 내세우다보면 아무래도 반발도 있기 마련이겠죠. 그러나 글을 쓰다보면 반발은 따라오기 마련이라고, 그것을 각오하고 용기 있게 써보라는 말에 큰 위안을 받았습니다. 지르는 맛, 이 대목은 유시민 작가님이 강조했던 대목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하고 모르겠으면, 첫 문장부터 하고 싶은 말을 일단 질러놓고 이유를 차분히 생각해도 된다는 것.

 

 이 책에서 "발견"한 충격적일 만큼 재밌고, 공감적이었던 부분을 두 개만 더 반사하고 바로 마칠까 합니다. 왜냐고요? 모처럼 또 주말이니 책도 열심히 읽고, 재충전을 많이 하고 싶은 욕심이 있거든요. 많이 읽고, 많이 쓰고, 평범하지만 꾸준한 습관이 사실은 무엇보다 귀중하니까요. 정신근력 운동 중 입니다! 하나 둘! 하나 둘!

 

 "장황한 문장은 재미없다. 독자에게는 장황한 문장만큼 괴로운 것이 없다. 글쓴이는 모두 편집자의 눈을 가져야 한다. 서투른 문장술을 배우는 것보다 편집이 잘된 영화를 진득하게 감상하는 쪽이 훨씬 문장 연습에 도움이 될 거라고 본다. 나는 문장을 쓰는 법(구성이나 편집 등)에 대해 영화에서 책만큼이나 많은 것을 배웠다.(p.204)"

 

 글쓰기 재능? "진정한 천재는 자신에게 재능이 있는가 따위는 묻지 않는다. 당신이 진정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다면 자신의 재능을 1mm도 의심하지 않은 채 그저 앞으로 나아가고 있을 것이다. 좋은 문장을 쓰는 데 글재주는 전혀 필요없다. 좋은 문장이란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 행동까지도 움직이게 하는 문장을 말한다. (p.222)"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그러므로 용기내어) 중얼거림이라도 써보자라고 강권합니다. 그럼으로써 자신은 어떤 인간인지, 어디에 있고,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그 생각을 누구에게 전하고 싶은지, 많은 것을 찾게 된다고 말합니다. 일찍이 일본 작가 나쓰메 소세키는 곡괭이를 들고 재능을 파내려가야 한다고 자기본위를 강조한 바 있습니다. 나는 나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서, 더 사랑하고 싶어서, 오늘도 이렇게 틈나면 글을 씁니다. 그리고 혹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과 공유할 점은 없을까 싶어서 이렇게 블로그에 책리뷰도 꼬박꼬박 남겨놓습니다. 끝으로 저는 글에 습관처럼 격려를 넣으며 마치곤 합니다. 오늘도 힘내어 끝까지 해줘서 고마웠어요. 독자님께도 장문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가 열심히 즐겁게 해나가려는, 그 소중한 마음, 그 감정, 앞으로도 매 순간 잘 지켜나가기를! / 2016. 06. 18.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