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기타

3. 기억하렴.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 전혀 없어!

시북(허지수) 2019. 6. 8. 06:04

 

 

 동호회 단체 이야기방에서는 나를 아껴주시는 분들이 계시지.

 생각 깊으신 만화광 큰형님, 리겜 선배 감꼭지님, 배울 게 있는 요우쿤 선생님 등...

 

 만화광 형님은 친하니까 예의를 지켜라가 아니라, 친하니까 장난 치는 거지, 라고 말씀하시고,

 감꼭지님은 사람은 숨쉴 구멍이 있는게 좋기에, 취미 하나쯤은 간직하자고 고집스럽게 주장하시지.

 요우쿤 선생님은 수업 준비를 위해서라면, 때때로 게임의 내용까지도 자료로 인용하신다 하셨어.

 어찌 하늘은 그런 사람들을 내게 선물처럼 주셔서, 내가 고단하고 어려울 때, 큰 위로를 해주셨는지...

 

 그렇기에, 나는 내가 믿고 있는 하나님께 감사할 수 밖에 없어. 이런 것들은 돈으로도 절대 살 수 없는 것들.

 알게 되었지. 나를 공격하는 사람이 있고, 나를 지켜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나는 근래에 배웠거든.

 나이가 40이 가까워져 오는데, 이제 와서 배우는 것이 있다니, 그것도 좀 황당하긴 한데...

 

 인간관계라는 것이 원래부터 대단히 어렵고, 사람의 마음 만큼 간교(奸巧)한 것도 없어서...

 나를 미워하거나, 나를 욕하는 사람이 있으면, 잠을 이루지 못할 만큼 마음 괴로워 하기도 하고,

 이와는 반대로 마음이 잘 맞는 사람이 있으면, 그 얼마나 인생이 즐거운 지 이루 말할 수 없어.

 그러므로, 좋은 벗, 좋은 사람, 단 한 명은, 천하를 얻는 만큼 귀중한 것.

 

 나는 기도하고 있어. 앞으로도 계속 힘내어 일할 수 있기를. 우리의 모임이 건강하게 계속되기를.

 인간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일들이 있지. 벼는 익을 수록 고개를 숙인다 했던가?

 젊은 날에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돌파하고 도전하는 "청춘의 맛"이 있다면,

 나이가 점차 들어가면, 운명을 받아들이고 귀중하게 소명을 살아가는 "중년의 아름다움"이 있는 게 아닐까.

 

 나는 어린 시절부터 슈바이처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그러네. 뭐, 정작 의사샘도 목사님도 되지 못했지만...

 슈바이처가 30대 후반에 아프리카로 떠나서, 거기서 헌신했던 삶. 나도 그런 소명을 찾기를 갈망했고,

 매우 긴 시간이 흘러, 마침내 답을 찾았지. 그건 지금 이 자리에서라도 즐겁게 살아가면 된다는 거야.

 

 다른 사람들이 힘겨워 할 때, 그 짐을 나눠들어주고, 다른 사람들이 어려워 할 때, "힘내"라고 말해주고,

 쑥쓰럽지만,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이유. 내가 돈을 버는 이유, 내가 글을 써보는 이유라고 할 수 있겠네.

 요우쿤 선생님에게 배운 바를, 오늘부터 실천하려고 해.

 그것은 20년도 넘게 "게이머"로 살아온 내가, 게임을 통해서 이것저것 마음껏 양껏 이야기 해보는 거야.

 

 오늘 할 말은 WFS 신작 소멸도시에서 인용!

 "모두에게 사랑받으며 살아가는 건 불가능해" 참으로, 박력 넘치는 한 줄! 그리고 기억해야 할 진실이야.

 그럼 어쩌란 말이냐고? 음... 기억이 맞다면 최인철 선생님 인터뷰 중에 이런 말이 있었지.

 나는 굿라이프를 위해 나에게 소중한 소수의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며 살아가고 있다고.

 (*그 밖에도 강박적으로 운동하신다고...) 아! 부산 사투리 쓰자면! 나는 꽤 기억력이 살아 있네~!

 

 그렇기에 거절할 줄 알아야 해. NO 라고 이야기 해도 괜찮아. 다르게 살아가도 좋다고 감히 말하고 싶어.

 예컨대 새해 첫 날부터 술자리로 취할 때, 정갈한 새해를 위해, 나는 회식 빠지겠다고 말해도 된다는 것.

 정현주 작가님에게 배운, 또 하나의 소중한 인생 꿀팁. 작가님 고맙습니다.

 

 좋은 책들을 참 많이 만나 왔는데... 그것이 얼마나 귀중한 내용인 줄도 모르고, 읽기만 하느라 정신 없었네.

 다시 책을 펼꺼야. 게임도 할꺼야. 애니메이션도 보고, 영화관도 가고, 일요일에는 찬양하고 예배드릴꺼야.

 앞으로 내 안의 다양한 개성들이 춤을 추면서, 어떤 이야기들 펼쳐나가게 될까. 정신기 "기대"를 걸께.

 

 오전 6시.

 어제의 비 대신, 오늘은 빛나는 아침. 폭풍우가 끝나고, 새로운 아침이 환히 밝았어. 동네 뒷산에 올라가야지.

 비가 오고 나니까, 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을 보고 무식한 나는 대단히 놀랐는데...

 그래.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어려움을 만나고, 그 속에서 어찌 해야할 지도 몰라서, 괴로워 하고, 눈물을 흘리고, 깊이 절망하고,

 그 지독한 시간들을 견디다가, 좋은 날이 오게 되면, 그 때부터 중요한 것들이 뭔지 배우게 되는거야.

 고난이 있는 삶이, 힘이야 물론 훨씬 들겠지만, 그 고난을 통해 인생이 정금... 즉, 훨씬 더 맑아질 수 있어.

 

 기억하렴.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없어!

 열 사람이 있으면, 한 사람은 나를 좋아하고, 나의 마음을 알아준다면, 그것이야 말로 기적인지도 몰라.

 백 사람이 있으면, 한 사람은 혹여 나를 좋아하고, 나의 마음을 헤아려준다면, 그 얼마나 기쁜 일일까.

 나는 그런 기적 속에서, 그런 기쁨 속에서 살아가고 있기에,

 오늘의 편지는 "감사합니다" 라고 마칠꺼야. / 2019. 06. 나의 일기 3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