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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Review]/영화

토이 스토리 4 (Toy Story 4, 2019) 리뷰

친절한 시북(허지수) 2019.06.23 03:05

 

 약 9~10년전 정도 전에, 제가 별로 걱정 없이 살던, 음, 말하자면 쉽게 돈 벌고, 집에 게임 타이틀도 매달 착착 쌓아가던 시절. 공부방 아이들 몇 명 데리고 토이 스토리 3탄을 본 적이 있습니다. 내용? 하나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어? 장난감들이 움직이네? 정도... 그 때는 인생 경험이 너무 짧았던 20대 였고, 뭐 하나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 오만한 마음가짐이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2010년 이후... 저는 많은 괴로운 경험들을 겪었습니다. 어머님은 언어로 다 쓸 수 없을 만큼 아프셔서 장애인이 되셨고, 열의를 바쳐가며 뜻 맞는 사람들과 키워갔던 소중한 4만명 인터넷 동호회도 폭파되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이런 충격적인 30대를 보내면서, "아!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님"을 가슴 아프게 배웠습니다. 이제야 저는 압니다. 무엇이냐 하면... 어려움 속에서도 인생은 계속 되며, 좌절에서 반드시 일어나 큰 그림을 그려나가야 합니다.

 

 ※이 리뷰는 영화 본편에 대한 누설이 가득 담겨 있으므로 아직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은 반드시 주의하세요!

 

 

 가슴에 별을 달고, 모자도 멋있는 "우디"는 어려움을 겪는 중입니다. 좋은 시절이 지나갔거든요. 새로운 환경에서 우디는 더 이상 인기 좋고, 새로운 주인의 애정을 잘 받지 못합니다. 멘탈이 튼튼한 우디는 뭐 그럼에도 적응 잘 해나가고, 제가 볼 때 대단히 적극적인 삶의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나쁘게 말한다면 오지랖이 넓은 거지만, 좋게 본다면 그는 누구보다도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헌신"할 줄 아는 멋쟁이 입니다.

 

 소녀가 유치원에 입학 하게 되어, 드디어 새로운 장난감을 만들어 왔습니다. "포키"라는 새 친구는 음... 확실히 좀 못생겼지만, 그럼에도 사랑 받습니다. 이런 것들이 사실은 세계의 비밀이 아닐까 저는 감히 생각합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봤을 때, 단점이 있을 수 있고, 혹여 못 생겼을 수 있고, (어쩌면 입이 좀 삐뚤어져서 자기 모습이 마음에 안 들 수도 있더라도...) 자. 그럼에도 얼마든지 사랑 받을 수 있다니까요. 그리고, 나아가 얼마든지 훌륭한 일을 할 수 있다니까요.

 

 이 작품이 제게 인생 영화가 될 수 있는 이유는, 일단 차에서 뛰어내리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 대목은 무척 중요합니다. 백 권의 책을 읽으면서 자랑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단 한 페이지의 귀중한 이야기를 매우 소중히 여겨서 직접 현실에서 실천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더욱 직설적으로 아프게 쓴다면, 우리는 모두 서로 사랑해야 한다고 말만 떠드는 사람이 있고, 말 없이도 한 사람을 몹시 정중하게 대하는 품격 있는 "진짜 사랑"이 있습니다. 하여튼! 이 장난감 친구들은 위기 상황이 되면, 뛰어듭니다. 힘을 합칩니다. 할 수 있는 일들을 적극적으로 합니다. 그 모습 하나 하나가 얼마나 보기에 아름답고, 나아가 힐링이 되는지 모릅니다.

 

 빌린 자동차 하나 주차 시켜보기 위해서 브레이크를 힘껏 밟아대고, 내비게이션 음성을 변조(?)하고, 관객들은 모두가 압니다. 이 모든 것이 큰 그림. 포키 구출과 어린이의 행복을 위함임을.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메시지 입니다. 다음 세대를 생각하지 않는 집단에게는 미래 따위 없습니다. 아이의 작은 바람을 소중히 여기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장난감들의 귀한 모습들은, 참다운 어른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함을 우화적으로 알려줍니다.

 

 그리고 알게 될 것입니다. 소녀는 지금 포키를 만들겠지만... 나중에는... 아 영화에서는 직접적으로 나오기도 하네요. 아무튼, 나중에 소녀가 또 다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라나서 아름다운 아가씨가 되었을 때는, 예술 작품을 창조하고 있을 것입니다. 재능이라는 것이 그러합니다. 처음에는 볼품 없는 것을 만들었을지 모르나, "재능"에 계속 집중하고, 꾸준히 밀어붙여 나가면, 그 사람은 분명히 매우 탁월한 사람이 됩니다. 한 번 생각해 보세요. 포키를 소중히 여길 줄 아는 그 따뜻한 마음이, 얼마나 근사한 아가씨로 자라나겠어요. 꽃 한 송이에서도 예쁨을 발견할 수 있는 여유로움이야 말로, 우리를 힘겨운 일상의 톱니바퀴에서 힐링을 주고, 다시 견뎌나갈 힘을 선물해준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래서 영화는 우디에게 멋지게 말해준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소녀는 이제 걱정하지마. 우리가 있잖아." 우디는 친구 보핍을 만나서 새로운 세계를 여행해도 된다고! 주인없고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삶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고 또한 저는 생각합니다. 잠시, 마야 안젤루의 글을 가져옵니다.

 

 "어디에도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다고 깨달을 때

 비로소 자유로워집니다.

 그럴 때 어디에나 속한다고 느끼죠.

 비싼 값을 치러야 하지만 커다란 보상을 얻게 됩니다"

 

 자유를 선물 받은 우디는 어디에나 사실 속해 있는 것입니다. 역설적으로, 세상의 많은 아이들을 오히려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도 있습니다! 재치 넘치는 엔딩이 그러합니다. 엔딩에서 신난 아이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 저는 우리에게도 마찬가지로, 그런 아름답고 멋진 큰 그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랐습니다. 나만의 소중한 꿈을 꾸고, 거기를 향해서 마음껏 시간을 살아가며 실현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완벽해 지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완벽한 그림이 이루어지지 않더라고요. 그보다는 할 수 있는 기회 앞에서 용기를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형 개비개비는 자신의 그림이 실패하자 "인생 끝났다"고 여깁니다. 하지만, 진짜는 곧 나타납니다. 말하자면, 좌절을 겪었다고 해서 굳이 실망할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또 다시 한 번 다가가는 것입니다. 혹여 시도했다가 상처는 입어도, 그것이 내 인생 끝난 게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특별히 기억하고 싶은 중요한 대목은, 우디는 자신의 소중한 것을 잃었음에도, 오히려 "더욱 소중한 것"을 발견했다는 게 아닐까요.

 

 절망 앞에서, 이불 덮어 쓰고, 좌절하고 있기에는, 인생이라는 큰 그림에서 보았다면, 그것이 결코 전부가 아닙니다. 우리가 올바른 태도를 가지고, 조금씩 노력만 한다면, 행복한 순간은... 음, 영화에서 빌려온다면, 불과 얼마 뒤에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힘들어도 오늘 일어나 웃고, 긍정적인 발걸음으로 당당히 힘차게 걸었으면 합니다. 현실에 주눅들 필요는 1도 없습니다. 분명히 소중한 것 다 잃은 것 같아도, 그 슬픔의 강을 건너가면, "더 소중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을, 저는 이 영화에서 배웠고, 그래서 토이 스토리 4를 인생영화로 잊지 않고 싶습니다.

 

 / 함께 이 영화를 극찬해주신 귀중한 감꼭지님을 위해 이 글을 전합니다. 1년만에 영화 리뷰라서 몹시 두렵고 걱정했지만, 그저 손 가는대로 마음의 소리 버튼을 눌러가며 쉬지 않고 써봤습니다. 제 점수는 99점 입니다! / 2019. 06. 23. 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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