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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자신에게

감사4. 내가 하는 일이 하찮게 보일지라도

친절한 시북(허지수) 2019. 10. 10. 22:46

 

 2018년 초기부터, 2019년 가을까지 열심히 달렸던 게임이 있어. 뱅드림 이라는 리듬게임이야. 잘한다고 말할 순 없지만, 그래도 그런대로 즐겁게 오래도록 즐기고 있어. 플레이타임은 지금까지 214시간. 돌이켜보니까 참 열심히도 했고, 무척 좋아했어. 그 중에 독창적이고 눈에 띄는 캐릭터는 무엇보다 코코로 라는 아이. 짧게 요약하자면 "긍정의 아이콘"이야. 가령, 나는 가는 곳마다 비가 내리는 우중충한 단점이 있다고 말하면, 금세 반문을 떠올려. (비가 필요한) 사막에 가면 정말 인기가 많은 아이구나! 라고... 그리고 멋진 말들이 있어서 캡쳐해 놓은 게 있어. 글자로 옮기면 다음과 같아. "그렇게 생각만 하고 있으니까 점점 더 배가 아파지는 거야! 같이 즐거운 일을 하자! 즐거운 일을 하면 배를 아프게 하는 것쯤은 없어질 거야!"

 

 오래 전에 야학에서 지낼 때, 선생님 한 분은 나를 두고, 생각을 반으로 줄이고, 행동을 두 배로 늘리면 더욱 멋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라고 말씀을 건네준 적이 있어. 20년 가까이 시간이 흘러서야 그런 말들 속에 담긴 지혜를 겨우 어렴풋이 알게 되는거야. 의학에 관한 서적에서도, 우울증 치료에 약만큼 또한 좋은 것이 햇살과 바람을 느끼면서 산책하는 것이라고 했어. 물론 누군가는 부정적인 반응으로 되물을지도 몰라. "말은 쉽지!" 그래... 맞아... 뭐든지 말은 참 쉬워. 행동으로 옮긴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와 각오, 그리고 헌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금방 눈에 띄게 좋아지는 것도 아닐지도 몰라. 그렇기에 미래를 믿고, 현재를 힘차게 보내는, 어떤 근사한 열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돼.

 

 나는 지금도 행동으로 옮기고 싶은 일들이 있어. 오래도록 꿈꾸는 소망들이 있어. 하지만 결단하지 못하고, 망설이다 잠이 들고, 아침에 일어나서도 혼란스러워. 이런 사소한 것에 인생을 걸다니, 우스꽝스러운 게 아닐까 하고, 계산적이고 비관적인 내가 어김없이 등장하지. 나는 본능적으로... 좋은 것들을 보면, 기록으로 남겨놓고 싶어해. 기록으로 남겨진다는 그 느낌이 너무 좋아. 어린 시절부터 마리오카트를 하면서도 랩타임을 남기던 습관이 훗날 그란투리스모를 할 때도 랩타임을 노트에 남기거나 액셀로 정리하곤 했어. 그런 유전자(?)가 있는 건지, 좋은 강의, 좋은 설교, 좋은 이야기를 들으면 더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욕망이 피어나는 거야. 책을 읽다가 잠시 멈추게 되는 순간이 있으면, 요즘엔 아예 카메라로 찍어버리곤 해. 그냥 지나치기가 너무... 너무 아까운 거야. 그런 것들이 내게는 한 두개쯤 있어.

 

 오늘 감사 일기는 그 중에서 두 가지 이야기를 소개하고 싶었어.

 첫째. 밤이 깊을 수록 별은 빛난다. 매우 짧은 소절이지만, 거기에 담긴 의미가 깊은 글이야. CBS 정혜윤 작가님 식으로 쓴다면, 힘이 들 때 최선을 다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나는 생각해. 잘 나가고, 좋을 때, 어깨에 힘주고 자신감을 가지기란 쉬워. 하지만 역풍이 불 때가 있어. 바로 이 때! 날개짓을 더욱 힘차게 하는 모습. 그것이 인간이 별보다도 예쁘게 반짝이는 순간이야. 비관적인 생각이 들 때, 아니야! 꺼져! 라고 외치고 몸을 일으켜 움직이는 거야. 동네를 한 바퀴 걷거나 혹은 뛰는거야. 나는 그것이 절망에서 우리를 건져내는 결정적 힌트라고 느끼고 있어.

 

 둘째, 내가 하는 일이 아무리 하찮아 보일지라도 그 일을 한다는 자체가 중요하다. 기억이 맞다면, 이 말은 간디의 이야기라고 해.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 건지! 돈을 번다는 것, 운동을 한다는 것, 취미생활을 한다는 것, 도전한다는 것, 노력한다는 것, 다시 일어선다는 것, 이런 것들이 사람에게 꼭 필요한 거지. 밥을 먹어야 사는 것처럼, "무엇인가 몰두하는 것은" 매우 귀중한 가치라고 나는 생각해.

 

 나의 일생에는 달려들어야 할 것들이 사실 한가득 쌓여 있어. 사실은 단 하나라도 치열하게 붙들고, 간절하게 해내고 싶어. 몇 개월 어쩌면 몇 년일지라도... 누구보다도 열심히 미친듯이 해보고 싶어. "피투성이의 노력"이라는 것을 지금까지 해 본 적... 거의 없고, 어쩌면 단 한 번도 없어... 너무 부끄럽지만, 그렇게 편하게만 살아왔어. 천국에 가면 하나님께서 청춘을 낭비한 죄를 물으실 때, 과연 예수님께서 덮어주실까... 내가 받은 달란트를 재빨리 땅에 파묻기에 바빴던, 너무 좋은 기회를 몇 번이나 걷어차버린 어리석은 나를 괜찮다고 용서해주실까...

 

 나의 사랑하는... 한 친구는 19살의 방황을 진리를 찾겠노라고 성경책에 몰두하다가, 끝내 사이비 이단종교로 빠져들고 말았지. 요즘에도 그런 진지한 친구들이 어딘가에 있을까?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하지 않을까. 값없이 정성을 다하여 인생의 전부를 걸고, 한 번은 부딪혀 봐야 하지 않을까? 내가 하는 일이 하찮게 보일지라도. 내일도 감사하고, 내일도 시작하고, 내일도 뛰어드는, 그 하루가 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해. 깊은 밤이니까, 더욱 노력할 수 있기를. 오늘도 혼돈 속에서도 나를 지켜주셨음에 감사드리며. / 2019. 10. 10. 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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