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기타

감사25. 어느 날. 마음 껏 먹는 즐거움.

시북(허지수) 2019. 11. 9. 08:12

 

 동네 상점에서, 강형을 알게 되었다. 강형은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계시기 때문에, 사람이 차분하고 표정이 밝다. 하긴, 나도 그 점은 질 수 없다. 표정관리는 약간 할 줄 안다. 물론 억지로 웃는다고 해서, 그리 쉽게 즐거워질 수야 없다. 그렇지만 하루에 한 번 정도는 "아! 오늘 좋구나!" 라고 느낄 수 있으면, 그것으로 100점 만점이라 생각한다.

 

 의기투합이라는 말이 있다. 마음이 잘 맞는다는 이야기인데, 강형과 나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꺼내놓고 공유할 수 있어서 매우 편안하다. 어디 그 뿐이랴. 어제는 강형의 현실적인 조언 덕분에, 내 방에 화이트보드 + 포스트잇 + 뱅드림 카드스페셜 까지... 나의 꿈 하나를 이룰 수 있었다. 스케쥴에 계획 또는 목표를 짜고, 하루의 일과를 (좋았던 일 위주로) 일기로 남기고, 매우 사소한 일이지만, 그 과정 안에서... 작게라도 감사한 일을 하나쯤은 발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그 특별한 감사라면, 강형과 함께 고기를 배터지게 구워먹었음을 남겨놓는다. 이렇게 큰 대접을 받았으니, 나는 강형에게 무엇을 해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다만 확실히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앞으로 안부도 물을 겸 지나가다가 강형 가게에 그냥 들려보는 것이다. 다시말해, 굳이 일이 있어서 가는게 아니라, 가끔 심심할 때도 한 번 놀러가는 것이다. 그리고 한 마디 하는 것. "형님. 오늘도 잘 지내시죠? 컨디션은 어때요?" 그 정도는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이라 믿고 있다.

 

 인간관계가 회복되기 시작하면, 사람이 다시 일어서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반대도 똑같다. 사람은 배신 같은 충격적인 경험을 당하면, 정신적 쇼크까지 올 수 있다.

 그래서 살아가면서 좋은 사람을 한 명이라도 더 알아가면 그게 엄청난 행운이다. 어쩌면 로또 보다 더 값진 행운이다.

 

 음악가 베토벤은 좌우명으로 고난을 헤쳐나간 후, 기쁨의 세계로 간다고 썼다.

 강형. 그리고 나. 우리가 오늘의 현실적 어려움을 이겨내려고 노력한 후, 더욱 기뻐진 삶의 세계를 맛볼 수 있기를 꿈꾼다.

 - 2019. 11. 09. 블로그에서 허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