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RPG의 가혹한 경험에 시달리고 나서, 머리를 잠깐 식힐 필요를 느껴서 아주 오랜만에 마리오를 꺼내 들었습니다. 물론 패미컴 버전으로 해도 좋습니다만, 그래픽이 더 예뻐진 SFC 버전으로 플레이 했습니다. 조금은 익숙해진 탓인지 하루만에 클리어가 가능했네요. 엑박원 컨트롤러야 고마워~! 스테이지는 총 8장 구성이며 각 장마다 4분할로 되어 있으므로 총 32 스테이지를 깨나가면 됩니다.
1-1만 해도 이게 뭐야~ 너무 쉽잖아 라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적은 느릿느릿 움직이고 죽음을 경험하는 함정 영역도 점프만 오래 누르면 충분히 건너갈 수 있을테니까요. 그러나 조금씩 진행될수록, 말그대로 조금씩 어려워 집니다. 후반부는 공중에 있는 녀석이 적을 바닥으로 던지고, 먼 곳에서는 포탄이 날아오고, 거북이들은 날개를 달고 있습니다. 망치를 마구잡이로 던지는 녀석이 세트로 나타납니다! 이런... 그래서 클리어하는 맛이 정말 훌륭합니다. 달성감을 느끼기에는 그야말로 최고 수준이 아니었을까 매우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사실은 적들만큼이나 어려웠던 것이 점프를 통해서 추락 구간을 건너기인데요. 7장, 8장에는 추락 구간이 워낙 넓어서 미세한 컨트롤이 요구됩니다. 게임패드 없이 터치로는 힘들 꺼 같다고 생각되었네요. (뭐, 사람은 단련하면 무엇이든 되겠지만...) 각 장의 마지막은 성 안에서의 배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때, 파이어마리오가 있으면 불꽃을 후다닥 날리면서 쉽게 이길 수 있지만, 그건 여건이 좋을 때나 가능한 배부른 전략이고, 가는 길에 데미지를 입어 작은 마리오로 이미 변해 있을 때가 많습니다 ㅠ.ㅠ.... 그래도 얼마든지 작전은 있습니다! 빈틈을 잘 노려서 재빠르게 보스 뒷편에 있는 폭파장치를 건드려 주면 클리어 성공. 말처럼 쉽지는 않기 때문에, 당연히 몇 번씩이나 도전했습니다. 그런데 마리오가 재밌는게, 이처럼 몇 번씩이나 도전한 끝에 이겨내는 기쁨이 숨어 있었습니다.
마지막 8-4 스테이지는 미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추억이 뇌에 여전히 저장되어 있다는게 스스로가 놀랄 정도였고, 그래서 토관을 올바른 순서대로 통과해, 쿠파를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었지요. 클리어 후, 피치 공주는 마리오에게 달콤한 입맞춤을 선물합니다. 공주 적극적이잖아!
가벼움이 꼭 나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짧은 모험과 작은 성공도 얼마든지 귀중한 것이 아닐까 또한 생각합니다. 오늘의 짧은 이야기는 여기에서 마칩니다! / 2020. 12. 08. 시북 (허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