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스타열전

멕시코의 전설 우고 산체스

시북(허지수) 2008. 8. 1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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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o Sanchez


 멕시코가 배출한 최고의 축구스타로 손꼽히는 우고 산체스. 그는 IFFHS에서 선정한 20세기 북중미 최고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었습니다. 프리메라리가 득점왕 5회에 빛나는 에이스 스트라이커 우고 산체스의 이야기를 애독자님의 요청으로 준비해 보았습니다.

 프로필

 이름 : Hugo Sánchez Marquez
 생년월일 : 1958년 7월 11일
 신장/체중 : 175cm / 68kg
 포지션 : FW
 국적 : 멕시코
 국가대표 : 60시합 29득점

 멕시코의 전설적 스타, 우고 산체스 이야기.

 어릴적 부터 공을 좋아한 우고 산체스는, 11살 때 자신의 꿈을 정하게 됩니다. "축구 선수가 되자, 최고의 축구 선수가 되자." 그 꿈을 분명하게 가슴 속에 새기면서 우고 산체스는 10대 시절을 노력으로 보냅니다. 연습과 공부로 시간을 알차게 채워나갔고,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 참가할 정도로 실력을 쌓게 되었습니다. 멕시코는 당시 올림픽축구에서 조별리그를 넘지 못하고 탈락하고 말았지만 말입니다.

 한편 우고 산체스는 공부도 대단히 잘해서, 의학을 공부하고자 멕시코 국립 대학에 입학했으며, 명문 UNAM에서 본격적인 축구선수생활을 시작합니다. 우고 산체스는 오직 성공만을 꿈꾸었던 선수였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높은 경지의 실력을 쌓고자 노력했고, 그리고 그 꿈은 결국 현실이 되어서 한 걸음씩 다가오게 됩니다. 혹자는 우고 산체스가 너무 프라이드가 높다고 평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고자 한다면, 우선 스스로가 먼저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자부심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지성 선수도 경기장에 들어설 때면, 자신이 최고의 선수라고 격려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프로의 마음가짐이라고 해야할까요. 뭐, 그렇습니다.

 대학 시절 부터, 멕시코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등, 소속팀에서도 공식기록상 200시합 99 득점의 훌륭한 활약을 펼쳤습니다. 그러다가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로 건너가게 되었습니다. 문득, 대한민국의 전설 차범근이 생각나는 대목입니다. 게다가 우고 산체스와 차범근의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처음에 건너왔을 때는 "무슨 저런 나라에서 와서 성공하겠는가" 라는 우려가 따라붙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우고 산체스가 스페인으로 온 것을 두고서, 돈 벌려고 온 외국인 선수인가보다, 꿈 가지고 무슨 성공을 하겠는가, 등의 냉소적인 반응도 참 많이 보냈습니다. 1981-82시즌 AT마드리드에 몸담은, 우고 산체스는 드디어 본격적인 라리가 커리어를 시작하게 됩니다. 첫 시즌에는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으나, 8득점을 올리는 활약을 펼칩니다. 타국에서의 생활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고 산체스는 참고 견뎌내고, 더 나은 실력을 위해서 고군분투합니다. 그에게는 최고의 축구 선수가 되자는 꿈이 마음 속에 불타고 있었습니다.

 점점 우고 산체스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1982년부터 우고 산체스는 9년 연속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리는 주포로서 이름을 날리게 됩니다. AT마드리드에서의 4년차, 1984-85시즌. 우고 산체스는 19골을 올리는 발군의 활약을 펼칩니다! 득점왕을 차지한 것입니다! 소속팀은 리그 2위, 컵대회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당대 라리가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올라선 것입니다.

 그를 잡고자 명문팀들이 움직입니다. FC바르셀로나, 레알마드리드가 오퍼를 보냅니다. 결국 레알 마드리드와 계약. 이 계약은 80년대 레알의 가장 멋진 계약이 되었습니다. 우고 산체스는 레알 마드리드로 와서 첫 시즌부터 22골을 몰아 넣으면서, 또 다시 득점왕에 선정되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6년만에 리그 우승트로피를 차지합니다. 그리고!

 그는 그의 꿈대로, 최고의 선수가 되어갔습니다. 골-골-골- 득점왕! 득점왕! 우고 산체스는 80년대 후반 라리가 최고의 스타로 우뚝 섭니다. 과감한 돌파, 명품 왼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탁월한 골결정력, 멋진 퍼포먼스, 게다가 때때로 터지는 환상적인 오버헤드킥까지. 우고 산체스는 레알 마드리드의 에이스이자 자랑이었으며, 그리고 전설이었습니다.

 우고 산체스는 레알에 이적한 후, 3년 연속으로 득점왕을 차지했습니다. 멕시코의 특급에이스 우고 산체스 등이 공격을 이끌고 있던 이 시절의 레알 마드리드는 놀랍게도 라리가를 5년 연속으로 우승하는 등 80년대 눈부신 황금시대를 보냅니다. 우고 산체스는 AT마드리드 시절을 포함하면, 무려 4시즌 연속 라리가 득점왕을 차지하는데, 이것은 라리가 역사상 단 두 명 밖에 가지고 있지 않은 기록입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선배이자 금빛화살로 통하는 디 스테파노가 라리가에서 4연속 득점왕을 기록한 적이 있었습니다. 우고 산체스도 이제 디 스테파노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됩니다. 이 시절의 전설적 골 하나를 글 마지막에 동영상으로 덧붙이겠습니다. 잘하는 선수는 이렇게도 골을 넣구나 싶어서 감탄이 나옵니다.

 우고 산체스는 정말로 당대 세계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1989-90시즌 화려한 마무리까지 덧붙입니다. 35시합에 출장해서 무려 38득점을 기록하는 환상의 활약을 펼친 것입니다. 38골은 라리가 한시즌 최다골과 타이기록입니다. 이 기록은 이후에도 물론 깨지지 않았고, 현재에도 라리가 한시즌 최다골 기록으로서 우고 산체스의 이름이 나란히 올라가 있습니다.

 이후 우고 산체스는 30대 중반이 다가오면서, 부상으로 고생하게 되었고, 페이스가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이후에는 여러 팀을 거쳐서 1997년에 현역에서 은퇴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나이가 들고, 전성기에 비해 실력이 상당히 떨어졌을 무렵에도, 이제 더 이상 우고 산체스의 이름에 의구심과 비난을 퍼붓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는 보란 듯이 라리가 전설적 스타의 반열에 올라섰습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만 총 득점왕 5회, 무려 234골을 넣었습니다. 한편 국가대표로는 멕시코가 8강 진출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습니다.

 은퇴 후에는, 자신이 첫 출발을 내딛었던 팀인 UNAM 감독을 5년 동안 맡는 등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2006년 부터는 큰 기대를 모으며 멕시코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취임하기도 했습니다. 영웅이 대표팀을 이끌자, 국민들의 기대도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습니다. 2007년 북중미 대회에서 우승을 놓쳤고, 게다가 이번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북중미 예선에서도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결국 우고 산체스 감독은 자신의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고, 얼마 전 해임되고 말았습니다. 앞으로는 어떤 지도자 커리어를 이어가게 될 것인지, 지켜봐야겠지요.

 이제 이것으로 우고 산체스의 이야기를 마칠까 합니다. 글을 마치며 유튜브에서 발췌한 우고 산체스 전설의 골을 덧붙입니다. 30초도 안 되는 짧은 영상이지만, 유튜브에서 조회수 약 30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정말 멋진 영상입니다. 언제나 애독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