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글이 하필 사사기 라니, 저는 사실 썩 곤란합니다.
사사기를 보다보면, 인간 죄성의 끝없음.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이제 인생을 절반쯤 살았을까요. 혹은 아직도 청춘이라 말할 수 있을까요.
성숙해지고, 아름다워질 것 같았는데...
예컨대 죄의 유혹 쯤이야, 하며 거만해 있었는데,
사실은 하나부터 열까지 구석구석 망가져 버렸습니다.
"귀찮아..." 라고 말하는 나의 모습.
여러가지 "건강" 과도 점점 멀어져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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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기 3장 12절에는 또 여호와의 목전에서 악을 행하니라 라는 말이 나옵니다.
히브리어를 더 정확히 번역한다면, 더 많이 범죄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정확하시기에 더 많은 범죄에 가만히 두지 않고,
모압왕 에글론을 18년이나 섬기게 되는, 벌을 더하신 것입니다.
결국 자신의 땅에서 주인으로써 살지 못하고,
이방민족을 섬기는 모습.
그리고, 성경은 그 이방민족이,
"아이구, 너희들에게 잘해줄께." 라고 대우하지 않음을 알려줍니다.
죄악에 빠진 삶... 이를 돌이키지 않는다면, 비참한 나날들이 찾아올 수 있음을 생각합니다.
사사기 3장 15절 여호와께 부르짖으매 여호와께서 그들을 위하여 한 구원자를 세우셨으니 라고 합니다.
왼손잡이 사사 에훗 의 등장입니다.
히브리어로는 오른손을 쓸 수 없어서 왼손을 사용하게 된 사람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원문을 따른다면, 오른손이 불편한 사사. 그럼 그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오늘 알게 되겠죠.
에글론은 그 이름의 뜻이 젊은 황소라고 불리고, 우리나라의 천하장사 같은 용사 로 볼 수 있습니다.
가끔... 하나님은 어쩌면 이리도 인생을 대비하게 하시는지 모릅니다.
눈을 뜨고 보면, 세상의 용사는 거대하고 매력적이며, 하나님의 인물은 어딘지 조금 어설픈 것 같고...
뭐, 저 개인적으로는 이것 또한 하나님 당신의 낭만(?)이 아닐까, 지금은 생각합니다.
사사기 3장 20절 왕은 서늘한 다락방에 홀로 앉아 있는 중이라
이제 에훗을 앞에 두고 지나칠 만큼 방심한 에글론의 최후가 펼쳐집니다.
간단히 예를 들어, 이 녀석 수상한데, 몸을 한 번 수색하자 라고 했다면, 에훗은 큰 위기에 처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의 계획은 때로는 알 수 없는 영역에 있습니다.
내가 강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리 대단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기에 놀라운 일이 펼쳐질 수 있다는 점 - 이것이 살아가는 소망이 됩니다.
이제 결단의 시간이 다가왔네요.
죄악의 굴레가 무겁다는 것은 신앙을 가진 사람은 모를 리 없습니다.
그럼에도 21세기 중반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기꺼이 죄악의 굴레를 입으려고 줄을 섭니다.
목마른 굴레를 입고서도, 그 작은 달콤함에 취해서, 정신을 최대한 마비시킵니다.
두려움 앞에서 성도는 작아질 때가 있고, 심지어 신앙을 놓고 도망쳐 버릴 때도 있습니다.
아직 단 한 명도 주님 앞에 제대로 전도하지 못했구나 자책하고 실망하며...
이런 저런 핑계로 주님의 예배 시간을 소홀히 했으니, 우울한 기분을 가질 때...
베드로를 따스히 안아주셨던 주님을 생각합니다.
베드로는 순교했다고 하는데, 어느 기록에 의하면, 차마 주님과 같은 모습으로 죽을 순 없어서...
차라리 거꾸로 나를 못 박아 달라고 했다 합니다.
영광의 자리를 탐내는 사람과,
조금의 영광 조차,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과는 참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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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겉으로는 하나님의 사람이라고 포장지는 예뻐 보였지만,
사실은 좋은 사람들에게 상처 준 적이 많았음을 봅니다.
얼마나 많은 것에 탐을 내며 살아왔는지...
비유하자면, 알맹이는 없고, 포장이 예쁜, 이상한 기독교인이 여기 있습니다.
그렇기에 순교할 일이 없습니다.
어쩌면 하나님께 도와달라고, 살려달라고, 부르짖고 기도한 일이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죄악이 뒤덮인 세상에서 살다보면, 나쁜 습관 조차, 그저 당연시 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합니다.
영적인 세계가 있어서, 그곳에서는 전쟁이 펼쳐지고 있고,
널리 알려진 바, 내가 관심을 쏟는 곳이 이기게 된다면,
하나님의 일하심 앞에서, 남은 삶, 바로 살아가리라.
말없이 그저 따라 걷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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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원문 참소망교회 홍종일 담임목사님
https://blog.naver.com/lordhong/220348377166
옮긴이 참소망교회 허지수 청년
2015년 설교집.
2025. 07. 29. 티스토리 재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