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리터짜리 제법 큰 쓰레기 봉투를 샀다. 제한용량인 13킬로그램이 거의 가득 찰 때까지...
그러니까 10킬로 그램짜리 잡동사니 하나와, 부피가 좀 커다란 화이트보드까지 떼어내 버렸다.
버리고 나면 조금의 공간이 또 다시 생겼고, 그 감각이 마음에 들었다.
나는 크리스천이고, 어제는 교회에 갔고, 피아노 건반도 눌러보았다.
실수도 물론 제법 있었지만, 어차피 기독교 공동체라서, 작은 교회라서, 너그러이 다 넘어가 주신다.
아티스트 웨이가 영적인 동맹이라는 말이 기억난다.
창조주 주님의 세계가 있다면, 인간이 만들 수 있는 세계도 있다는 말이 꽂혔다.
나는 언어의 근본까지는 모른다지만 art 아트의 근본은 인위적인 이라는 말도 들은 적 있지 않았던가.
그러니까 다시 간단히 말해서, 자연스러운 세계도 경이로운 예술의 세계라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세계 역시 하나의 예술 세계로 볼 수 있다는 관점이 굉장히 독특했다.
그래서 모닝 페이지를 그저 한 번 읽고 지나가기 너무 아쉬워서, 조만간 한 번 더 챕터를 읽기로 한다.
내 마음이 바라는 것을 따라가야 한다는 충동이 들었다.
노래 말하는대로 가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온다. 진정 들어야 하는 것은 내 마음 속에서 들리는 이야기.
작은 목소리. 거기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었다.
과거가 중요한 것 같다. 과거의 기억들이 있어서, 인간은 만들어 지고, 추억이 있어서 구원된다.
미래도 중요한 것 같다. 미래를 대비하지 않는 삶은 결국 더 큰 대가를 치른다는 지혜도 나를 괴롭힌다.
그러나 복잡한 나의 내면, 갈 길을 잃었던 내 내면, 그리고 끝없는 생각의 소용돌이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던 셈이다. 현재를 살아내지 못하면, 하고 싶었던 것에 초점을 맞추지 못한다면,
인생은 공허해진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에리히 프롬 같은 사람은 아마 사랑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권했을텐데.
그래. 그 통찰은 유효하다. 사랑하는 것이 있다면, 거기에 기댈 수 있다면, 삶은 충분히 위로가 된다.
혼란스러운 감정은 여전히 있다.
그것은 인간이 걷는다거나, 달린다거나, 움직이는 존재로 설계되었다는 나의 상상력이다.
의사 선생님들은 적어도 누워있는 존재가 되면, 생명력이 오히려 떨어져 간다고 경고했다.
가만히 있는다는 게, 충분히 편안함으로 느껴질 법도 한데, 이것은 방전이나 고장에 가까운 게 아닐까.
주일날 피아노를 치는데, 가사까지 잠시 들어왔다, 베드로를 용서하시고, 라는 대목이 그냥 좋았다.
왜냐하면, 나는 꽤 자주 베드로 같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을 부인하는 그 베드로 말이다.
나는 저 사람과 관계 없어! 라고 외쳤던 그 모습 말이다.
일상이 기도가 되고, 예술이 되려면 어떻게 될까, 그 답이 빨리 찾아질 거라는 기대부터 버려본다.
글을 너무 잘 쓰려고 할수록, 오히려 모닝 페이지의 효과는 부담으로 느껴질 꺼라고 저자 줄리아는 바라봤다.
적어도 나는 지금 천만원짜리 강의를 실천한다는 셈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치지 뭐. (실제로는 책값 2~3만원!)
2025년 8월, 나는 다시 리더의 자리에 앉아봐야 겠다는 다짐을 해서, 동호회로 돌아갔다.
그리고 고백부터 했다. 건강을 잃었다. 그럼에도 왔다. 이것은 어떤 것으로 은유할 수 있을까.
나의 지혜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지혜에 기대서 가보겠다고만 썼다.
이 또한 글이 올라올 꺼라는 기대부터 버려본다.
최연호 교수님의 책을 빌린다면, 퍼스트 펭귄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것... 그것도 물론 의미 있지만,
내가 먼저 두려움의 바다 속으로 뛰어들어가 보는 것도, 건강함 측면에서 의미 있는 일이다.
오늘 분량은 이제 채워본 거 같으니, 두뇌 유출에 가까운 이 모닝 페이지 시도를 정리하고 할 일 앞에 선다.
오늘은 나에게는 놀아도 되는, 즉, 모처럼 놀이가 허용되는 날이다.
그런 시간이 주어지면, 최근에는 늘 소파에 엎어진 채, 가만히 있기만 했다.
나의 비명소리 였는지도 모르겠다. 휴일이니, 더 이상 아무런 입력이나 자극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
하지만 오늘은 조금은 다른 선택을 할 꺼라고 여기에 벌써부터 적을 수 있다.
고가의 최신 게임기에, 드디어 전원을 넣고, 미소를 한 번 발견해 보고 싶다는 플랜이다.
신앙이 깊으셨던 하늘나라의 할머니는, 예수님을 믿는 삶에 대해서, 고민 없는 삶으로 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근심와 걱정으로, 하루를 갉아먹는 삶을 벗어난 기쁨에 대해서, 말했던 것임을...
이 뒤늦은 둔재는 이제서야 조금은 이해하고 알아차린다.
꽃들에게 희망을 이라는 책을 빌리며 마무리 한다.
인생은 끙끙대고, 힘겨워하며, 경쟁하며, 올라가며, 짓밟은 세계만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제로 투 원 이라는 책을 빌리는 것도 좋다. 인생은 독점의 세계에서 창조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날아다니는 삶에 대해서 생각한다. 껍질을 깨고, 나와버린 삶에 대해서 생각한다.
남들이 경쟁하고 있고, 노력하고 있는 세계에, 내가 굳이 잡음 하나 더 보탤 필요는 없을 것이다.
혹시 모르지. 나도 훗날 이 도전들 끝에 책 한 권 내게 될지도 모르겠다.
책 제목은 가칭 "슈퍼로봇대전에서 배우는 인생의 길" 거기에 내 글솜씨나 배운 것들을 담아내면 책이 되지 않을까.
아니면, 첫 번째 시도했던 "나의 게임 인생" 그것을 개정해서 내 인생 그대로를 써보는 것도 재밌을 꺼 같긴 하다.
혹은, 편의점에서 벌써 20년 가까이 일해왔으니, "편의점 풍경"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의미 있고.
모닝 페이지니까, 부담없이 이 모든 것을 써 볼 수 있다는 점은 제법 마음에 든다.
애드센스를 달고, 뭔가 정보글을 쓰고, 돈을 번다는 것, 명백한 레드오션의 미친 짓임을 안다.
그래서 애드센스 따위 오히려 떼어낸다. 돈은 결국 내가 노력한 만큼, 얼마든지 채워질 꺼라는 넘치는 자신감을 채운다.
남에게 도움이 되는 예쁜 정보글 대신에, 나에게 도움이 되는 모닝 페이지에 집중한다.
내 마음이 바라는 것 - 도전하는 것이다. 제로에서 원의 세계로. 그 지점 어딘가에 내 소명은 숨쉬고 있다.
- 2025. 08. 04. 모닝 페이지 3번째 시간. 새벽 4 ~ 5시 사이에 일어나 기록. (오늘은 쉬는 평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