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이력서를 쓰게 된다
학교 앞이기를 바랐는데
다행이다, 나름대로는 학교 앞이다.
떨어지면 뭐 어때!
라고 생각하고 있다.
비겁한 생각이지만,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돈을 벌어서
예쁘기만 한, 아이들에게,
나도 식사 한 끼 대접해 줄 수 있었으면 너무 좋겠다.
그게 학교 앞, 정문토스트가 되었던, 뭐가 되었던 간에 말이다.
그리고 조금은 쉬고 싶다
그냥... 몇 주 놀면서 게임도 하고 충전하고 싶다.
현실은 매섭다
살아남는 것은 고단한 일이다
아버지는 안일한 내 생각을 변함없이 엄하게 혼내셨고,
전직 가게 사장님께서도 변명하는 인생으로 살지 않기를 원하셨다.
이번 이력서를 넣어서, 합격한다면...
늘 느슨하게 사는 "차선의 태도" 대신에,
기어를 한 단계 올릴지도 모르겠다.
약속은 지켜야 한다.
금요일날 친구들에게 마지막 선물을 주기 위해서
긴 시간을 기다릴 것이다.
편지를 쓰고, 책을 사고, 건넬 것이다.
아이들이 무엇보다도 그리울 것이다.
어쩌면 나도 인스타그램이라도 시작해야 하는걸까. ㅎㅎㅎ
모르겠다! 내 갈 길을 구불구불 가다보면, 뭐 알게 되겠지.
이력서에 쓸 말을 생각해 본다.
결석하지 않겠습니다.
그 한 마디부터 시작해야겠다.
부디 도와주세요. 당신께서는 못할 일이 아무것도 없으심을 내가 믿습니다.
- 2025. 09. 03. 허지수
- 백수 1일차 (물론 오늘은 피아노 레슨 가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