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영화.

1. 왕과 사는 남자 (The King's Warden, 2026) 영화 감상문

시북(허지수) 2026. 5. 20. 23:09

 이 감상문에는 영화 본편에 대한 내용이 약간 정도 담겨 있으며,

 주로 저의 생각들을 펼쳐서 담아놓았습니다.

 

 241년이라는 세월이 흘러서 빛을 발하게 된다면,

 그 삶은 의미가 있는 것인가 먼저 생각합니다.

 

 글을 많이 썼고, 책을 즐겨 읽었고, 영화를 대단히 좋아했습니다.

 세상 문화를 왜 그렇게 좋아하느냐 고 오해를 받아봤고,

 다양한 관점과 상상력이 펼쳐지다 보니

 이렇게 말하면 이상하게 들리시겠지만, 두려웠습니다.

 

 상징적으로 쓰면, 다양성이 점점 불편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만큼 나이가 들수록 시도를 피하며 보수적으로 변해갔고,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이단아, 혁명가는 세월 앞에 힘없이 야위어 갑니다.

 

 극의 초반 이홍위가 유배지로 쫓겨나며 생의 의지를 잃었듯

 저는 설명할 수 없는 슬픔 속에서, 날마다 길게 절망하고 있었습니다.

 

 관계. 약간 더 쓰면, 그럼에도 좋은 관계. 가 있었기에 다시 일어서게 됩니다.

 실수한 날들, 무너진 날들로 인해 너무 미웠고,

 자신을 아끼지 못해서, 건강까지 해쳤던 날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도움이 되어야지! 그렇게 문을 열고, 가진 것을 팔고, 찾아나섰습니다.

 영감 같은 게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선명하게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백발백중까지는 아니지만, 그 순간에는 그 영감을 즉시 실행해 보곤 합니다.

 

 죽음의 고비를 봤습니다.

 이제는, 죽을 때까지 영화, 독서, 피아노 (음악) 등 좋아하는 일들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 중에는 글쓰기, 동호회 운영 같은 일도 넣습니다. 비로소 시간이 삶으로 채워집니다.

 

 오늘은 피아노가 조금 늘었던 날이었습니다. 반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다른 일들도 조금은 실력발휘를 할 필요가 있겠죠.

 설혹 노력해서 또다시 상처받고 흔들린다 하더라도, 마음의 방향은 중요합니다.

 이제 스케쥴이 없는 날에는 매주 한 편 정도는 영화를 챙겨보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를 정리하면, 이홍위가 힘을 찾은 비결은 사람들의 정성과 식사 였습니다.

 돌아보면 저 역시 계속해서 몸에 좋지 못한 것만 - 눈으로 소비해 왔는지 모릅니다.

 거기에 이미 중독되어 버렸는지도 모릅니다.

 차라리 좋은 것에 중독되도록 이제부터 노력하는 게,

 마지막으로 선택할 수 있는 올바른 길로 보입니다.

 

 의사선생님은 신경가소성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플라스틱의 모양을 자유롭게 만들 듯, 우리의 바람 역시 그 방향대로 길을 내어갈 것입니다.

 그러므로, 슬픔이 우리 삶을 매섭게 몰아칠 때,

 그조차 다시 일어서보는 의미를 발견하기.

 다른 말로, "살아가는 용기"를 가져봤으면 합니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우리의 눈물이 닦일 수 있기를.

 부디, 나의 엉망이었던 잘못들이, 다른 사람의 마음에서 잘 여물고, 씻겨져 나가기를.

 기꺼이 한 사람의 친구가 되기를.

 

 산골 마을 같은 오지의 조용한 블로그가 되더라도 날마다 감사하기를.

 옛 지혜를 빌려, 욕망에서 벗어나 자취도 없이 나는 새처럼.

 단지, 내가 매일 기쁘게. 그 마지막 꿈을 이루기를.

 

 - 2026. 05. 다시, 영화 앞에 서며. 허지수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