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가와 소닉은 개인적으로 생각할수록 즐거웠던 추억이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접했던 가정용게임이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2인 플레이도 가능해서, 동생과도 놀고, 친구와도 놀고, 처음에는 게임만 하다가 혼도 많이 났었고요. 기억이 흐릿하지만 당시에도 가격이 상당했던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6,800엔이었으니 그래도 5~6만원은 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물가를 감안한다면, 엄청난 가격으로 느껴질법도 합니다. 롬팩이란 결코 싸지 않았으니까 말입니다.
워낙 재밌었던 기억이 가득하지만, 알고보면 이 작품이야말로 메가드라이브(MD)의 최고봉 작품 중 하나로 지금까지도 평가받고 있습니다. 한국 위키에 따르면 판매량이 전세계적으로 600만개. MD의 전설적 작품이지요. 실제로 완성도도 굉장해서, 그 압도적인 속도감은 단연 일품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단순히 끝에서 끝까지 도착하기만 하면 되지만, 많은 장애물이 앞을 가로 막고 있는 마리오 식의 게임이지요. 마리오가 점프 등을 잘해야 하는 아기자기한 조작감을 가지고 있다면, 소닉은 거침없이 내지르면서 화면을 질주하는 그 느낌을 매우 잘 살리고 있습니다. 마리오나 소닉이나 각각 SFC, MD의 간판 액션 스타로써 그 시대를 대표하는 게임캐릭터 중 하나였고요. 요즘은 같이 등장하고 있습니다만, 당시만 해도 둘은 라이벌 구도 였다고 봐야겠지요.
작품으로 돌아와서, 앞서 언급했듯이 2인용은 화면을 둘로 나눈 대전모드로써 즐길 수 있고. 1인용의 경우에도 2P 패드로 협력캐릭터인 테일즈가 조작이 가능해서, 사실상 협력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도 굉장한 발상이었다고 봅니다. 협력 플레이의 즐거움이야 말할 게 없겠지요. 최근 게임 중에서는 바이오하자드5 도 협력플레이로 진행되고, 리틀빅플래닛은 아예 멀티플레이를 해야만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구조가 되어있습니다. 여하튼 과거에는 2인이 동시에 협력해서 할 수 있는 게임이 그리 많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주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지만 - 아마 게임잡지나 여러가지 소문, 친구의 정보 등을 통해서 접하게 되었던 사실입니다 - 소닉이 슈퍼소닉이 될 수 있다는 황당한 정보였지요.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 정보의 이동속도가 매우 느렸던 시대였고, 전문적이고 마니아적인 정보의 유통은 더욱 느릴 수 밖에 없었어요.
방법은 매우 상세한데, 링을 50개를 모으고 체크 포인트를 통과하면 별도의 고리가 출현합니다. 여기에 들어가면 스페셜 스테이지가 플레이 가능하지요. 그 특별한 무대에서 링을 일정한 수 이상 모은 후 - 최종적으로 카오스 에메랄드를 얻어야 합니다. 이렇게 힘겨운(!) 작업을 거쳐서, 카오스 에메랄드 총 7개를 모두 얻게 되면, 드디어 성공입니다. 이후에 50개의 링을 얻고 점프하면 슈퍼소닉이라는 황금소닉으로 변신하는 것이었지요! 게다가 에메랄드를 다 모으고 게임을 클리어하면, 진 엔딩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당연히 이 복잡미묘한 조건을 알 리가 없었고 -_-; 슈퍼소닉은 믿고 싶지도 않았고, 믿지도 않았던 것 같아요 (웃음) 그래서 어떤 잡지에서 슈퍼소닉의 존재를 사진으로 보았을 때는, "헉!" 하는 느낌을 잊을 수가 없네요. 다만 비기가 숨어있었지요. 저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더라도, 사운드 테스트에 들어가서, 몇 몇 곡을 순서대로 들은 후, 시작하면 곧바로 "슈퍼소닉모드"가 가능했던 숨겨진 비기가 있었던 겁니다. 처음에 이렇게 비기모드로 슈퍼소닉을 만들었을 때, 얼마나 놀랬는지... 여하튼 저는 지금까지도 진엔딩이 뭔지도 모릅니다 (...) 진 엔딩에 그다지 관심이 없기도 합니다만. 하하.
난이도도 상당히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처음이야 쌩쌩 달리는 기분을 느끼지만, 나중가면 끙끙 거리는 기분도 적지 않게 느낄 정도로 많이 죽었던 것 같습니다. 순간의 조작미스로 죽어버리는 이 높은 난이도도 사실은 고전액션게임의 큰 재미라 할 수 있겠지요. 나만 그랬던 게 아니었고, 동호회에서 만난 지인분도 어려웠던 게임이 맞다고 같은 추억을 공유합니다. 하기야 쉽게 얻은 것이 어찌 기억에 오래 남겠습니까. 힘겹게 힘겹게 마침내 끝까지 갔을 때의 그 추억이야말로 참으로 오래남곤 하지요.
세가는 지금도 비록 하드웨어 시장에서는 철수했지만, 많은 즐거움이 가득한 소프트웨어를 창조해 내고 있습니다. "SERVICE 와 GAME 의 단어에서 단어의 앞에 2글자인 SE 와 GA를 연결하여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라는 세가의 이름처럼 서비스가 있는 게임, 즐거움이 있는 게임들이 많이 있어요. 최근에는 전장의발큐리아 및 베요네타를 과감하게 지르기도 했고, 이전에도 프로축구팀을만들자 시리즈 등을 즐겨하곤 했지요. 하여간 저 추억의 로고를 지금도 볼 수 있는 것도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망하고, 합병되고, 이러한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나름의 길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 해야할까요. 참, 또한 축구팬들에게는 유명한 FM이라는 게임도 세가가 제공하고 있군요.
이제 글을 마무리 해야겠습니다. 세상이 많이 발전되어서 유튜브라는 매체를 통해서 이제 그 당시의 CM까지도 언제든지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휴대용 기술들이 더욱 발전되어서, 심심하면 손쉽게 고전게임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지요. 여하튼 영상을 첨부합니다. 추억을 한 번 리뷰한다는 것은 꽤 즐거운 일이네요. 리뷰어 시북. 2010.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