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스타열전

로마의 명미드필더, 브루노 콘티 이야기

시북(허지수) 2010. 10. 18. 21:53

 글에 앞서서, 먼저 재밌는 읽을거리 하나 소개할까 합니다. 이웃 블로그인 바셋님이 쓰셨던 로마인 이야기라는 4부작 글입니다. (http://basset.egloos.com/1704243) AS로마의 1993년의 활약상을 조망하고 있는 유쾌한 글이지요. 글을 읽다가, 그래 로마는 과거에도 한 번 챔피언스컵 우승을 할 뻔 했었지! 라는 생각도 들었고, 그 시절인 80년대 명선수인 브루노 콘티가 문득 떠오르더군요. 예전부터 요청을 받았던 선수인데, 늦었지만 이제라도 한 번 써볼까 해서 콘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프로필

 이름 : Bruno Conti
 생년월일 : 1955년 3월 13일
 신장/체중 : 169cm / 65kg
 포지션 : MF
 국적 : 이탈리아
 국가대표 : 47시합 5득점


 오른쪽 측면을 지배한 판타지스타 - 브루노 콘티 이야기

 1973년 AS로마에서 축구선수를 시작한 콘티는 10대 시절에는 평범한 선수였습니다. 출장 기회도 거의 없었고, 로마는 콘티를 제노아 팀으로 임대를 보내면서 활약할 기회를 주었지요. 제노아로 이적을 2번이나! 다녀온 끝에, 드디어 성장한 콘티는 1979-80시즌부터 주전 선수로 활약할 수 있었고, 1980년 가을에는 국가대표로 발탁됩니다. 20대 중반에 드디어 대표팀에 승선했지만, 그는 이 기회를 잘 잡았습니다.

 1982년 월드컵, 모든 시합에 출장하면서 - 오른쪽 측면은 사령탑 브루노 콘티가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키도 170cm도 안 될 만큼 작지만, 기교적인 드리블 실력을 자랑했고, 그라운드를 많이 뛰는 것도 콘티의 자랑이었지요. 왼발을 사용하면서도 오른쪽 측면을 누볐고, 또한 테크니션으로 꼽히는 콘티는 남미적인 스타일을 가졌다고도 평가됩니다. 당대 브라질스러운 예술적 플레이를 펼쳐나갔고, 80년대 이탈리아의 판타지스타로도 통합니다. 흐름을 바꿔버릴 수 있는 특별한 존재감을 가진 선수가 콘티 였으니까요. 이런 스타일의 선수는 특징이 있습니다. 팬들이 엄청 많다는 것이지요!

 82년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는 예상을 깨고, 우승을 차지합니다. 일등공신은 득점왕이었던 파올로 로시였고, 결승전에서 골을 넣었던 타르델리 같은 선수가 많은 조명을 받게 됩니다만, 콘티의 존재감 역시 아주 특별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브루노 콘티는 82년 월드컵의 숨은 MVP였다고 평할 정도였지요. 공격과 수비를 가리지 않고 헌신적으로 뛰면서, 승리에 막대한 공헌을 하였고, 오른쪽 측면을 장악해 버렸던 작은 거인에 대한 찬사였습니다. 월드컵 결승전에서 60미터에 가까운 드리블로 찬스를 만들어 내는 장면은 가히 압권입니다.

 콘티의 맹활약은 월드컵이 끝난 후에도 계속되었습니다. AS로마에서 브라질의 전설 팔카오 등과 함께 활약하면서, 1982-83시즌 41년만에 눈부신 리그우승을 해냅니다. 콘티는 소박하고 말주변도 없는 성품이었는데, 이런 점 역시 팬들에게는 어필요소가 되면서, 더욱 많은 사랑을 받습니다. 80년대 로마의 대표적 인기선수 중 한 명이 바로 콘티 였지요. 이듬해인 1983-84시즌 AS로마는 챔피언스컵에서 계속 진격해 나가면서 대망의 결승전 진출을 합니다. AS로마 에게는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지요. 결승상대는 80년대의 전설팀 리버풀! 접전 끝에 1-1 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팀은 잔혹한 승부차기에 돌입하는데, 2번째 키커로 나선 콘티는 뼈아픈 실축을 하고 맙니다. 결국 챔스컵 준우승이라는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AS로마는 최근에도 그렇지만, 유독 준우승팀의 이미지가 좀 있는 팀입니다. 그래서 로마팬들은 더 뜨겁게 로마를 응원하는 건지도 모릅니다 :)

 브루노 콘티는 (초창기 임대 다녀온 것을 제외하고) 1991년까지 오직 AS로마에서만 뛰면서, 304시합 37득점을 기록하고, 은퇴합니다. 은퇴 후에는 지도자를 하게 되는데, 로마의 하부조직 등을 담당하다가, 잠시 AS로마의 감독을 맡기도 했습니다. 로마의 당대 간판스타였던 콘티는 최근에는 로마의 단장을 맡고 있습니다.

 글을 마치면서, 질풍같이 뛰고, 또 내달리던 콘티의 영상을 덧붙여 봅니다. 공을 잡으면 유려한 테크닉을 보여주고, 공이 없으면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달리고, 공이 오면 곧잘 슈팅을 날리고, 수비를 하러 또 열심히 뛰던 콘티는 현대축구로 보면 어쩔 때는 가투소 같기도 하고... 테크닉은 또 현란하고 ^^ 굳이 정리하자면 80년대 팬들을 사로잡았던 이탈리아의 판타지스타, 로마의 전설 정도로 밖에 표현할 길이 없겠네요. 그렇게 브루노 콘티의 이름은 그 때의 로마팬들에게 잊혀지지 않을 멋진 전설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애독해 주시는 분들에게 항상 감사드립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