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스타열전

벨기에의 천재 플레이메이커 - 엔조 시포

시북(허지수) 2010. 10. 19. 22:29

 과거에는 축구에서 지휘를 담당하는 플레이메이커의 역할이 컸습니다. 명사령탑이 존재하면 킬링 패스 한 방으로 시합의 흐름마저 바꿔버릴 수도 있었지요. 또한 과거에는 주로 10번을 달고 있는 공격적 미드필더들이 이 사령탑의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하지만 현대 축구는 많이 달라졌지요. 수비의 중요성이 매우 커졌고, 보다 낮은 위치에서도 공격을 그려가면서 지휘해 나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팀에 따라서는 수비수가 선수들의 위치를 조율하고, 흐름을 조정하기도 합니다. 말하자면, 현대 축구에서는 흐름을 쥐고 있는 이른바 "키맨"이 더 중요해 졌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서론이 길었는데, 오늘 소개할 선수는 "20세기 마지막 플레이메이커"로 불리는 천재 사령관 엔조 시포 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이른바 고전적인 "천재 플메"의 전설이라 불리는 선수지요. 그럼 이야기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

 프로필

 이름 : Vincenzo "Enzo" Scifo
 생년월일 : 1966년 2월 19일
 신장/체중 : 175cm / 70kg
 포지션 : MF
 국적 : 벨기에
 국가대표 : 84시합 18득점


 20세기 마지막 10번이라 불리던 천재선수 엔조 시포 이야기

 벨기에에서 태어난 엔조 시포는 어린 시절부터 천재선수로 통했습니다. 10대 때부터 벨기에의 명문팀 안더레흐트의 주전선수로 활약했고, 만 18세 때 국가대표로 부름을 받습니다. 이러한 엔조 시포의 어린 시절 별명은 공을 너무 잘 찬다고 해서 "리틀 펠레". 벨기에 리그에서도 체격은 작은데 멋진 테크닉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 잡아 버립니다. 두 나라가 이 선수에게 국가대표로 뛰어달라고 요청합니다. 이탈리아와 벨기에 였지요. (부모님이 이탈리아 사람입니다. 엔조는 이탈리아계로 불립니다)

 그런데 이 엔조 시포는 태어났고, 어린 시절에 자랐던 고향 벨기에를 선택합니다! 그로부터 벨기에 국적 시포의 전설은 막이 오릅니다. 어린 시절부터 리틀 펠레로 불리던 시포는, 벨기에 리그에서 1984년 리그최우수선수에 뽑힙니다. 아직 10대에게 주는 상 치고는 너무 과하지 않나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는 다시 말하지만 천재였습니다.

 벨기에 국가대표팀으로 맞이한 1984년 유로대회에서도 이 어린 천재는 인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많은 주목을 받습니다. 많은 이들이 차세대의 대스타가 나타났다고 환호했고, 이 말은 곧이어서 현실이 됩니다. 2년 후, 1986년 월드컵이 열리는데...

 여기서 먼저 엔조 시포의 스타일을 살펴봅시다. 우아하다고 감히 요약할 수 있는 시포는, 유연하게 볼을 다루는 능력이 일품이었고, 특히 상상력이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냅니다. 넓은 시야와 화려한 테크닉을 겸비하였으며, "예측조차 할 수 없는 멋진 플레이"를 창조해 내는 것을 보고 있자면, 이 선수는 대체 어느 별에서 왔는지 의문스러울 정도였지요. 화성인 바이러스 라는 프로그램도 있는데, 엔조 시포는 확실히 좀 포스가 지구인들과는 다른 선수였습니다. 그에게 우주인이라는 별명도 따라 붙었습니다.

 이 스무살의 청년이 중심선수로 우뚝 서 있었던 벨기에는 멤버도 빵빵했고, 1986년 월드컵에서 예상을 뒤집으며, 강호 소련과 스페인을 연파하면서 4강까지 진출하게 됩니다. 비록 4강에서 그 마라도나의 아르헨에게 패하긴 했지만, 벨기에의 선전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피파는 엔조 시포에게 Best Young Player 상을 수상합니다. 월드컵 최고의 신예선수라는 뜻이지요.

 당연히 엔조 시포를 많은 팀들이 데려오려고 했습니다. 월드컵 후, 1987년이 되면 시포는 인터밀란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당시 인터밀란에는 독일의 거성 마테우스가 뛰고 있었는데, 유독 시포와 마테우스는 궁합이 안 맞았지요. 간혹 이렇게 거물들끼리 안 맞는 경우가 있습니다 :) 한 시즌만에 인터밀란을 떠났고, 이후에는 프랑스리그에서 4시즌을 보내며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1991년부터는 세리에A로 돌아와서, 토리노에서 중심선수로 활약하면서 팀을 UEFA컵 결승까지 올려놓았고, 토리노 팀의 코파 이탈리아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많은 이들은 말하였습니다. 엔조 시포, 그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유럽을 대표하는 플레이메이커 중 한 명이었다. 라고... 그의 플레이는 기묘했고 예술같았다. 라고... 유명한 말은 프랑스의 미셸 플라티니가 남긴 평가였지요. 엔조 시포는 20세기 최후의 플레이메이커다.

 벨기에 국가대표로도 4대회 연속 월드컵에 출장합니다. 월드컵을 4번이나 밟은 선수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또한 월드컵에 4대회 연속으로 출장하려면, 실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안 될 일이지요. 유연함, 테크닉, 체력, 시야까지 두루 갖춘 시포야 말로 벨기에의 전설이자,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플레이메이커로 불릴 것 입니다. 비록 현역시절 중간 중간 슬럼프도 있었고, 부진할 때도 있었다지만, 그는 필드를 누비면서 많은 이들에게 아름다운 플레이를 보여주었고, 공을 섬세하고 우아하게 다루는 것이 얼마나 멋진 것임을 보여줍니다. 벨기에를 오랜 기간 이끌었던 명 사령탑이기도 했고요.

 예전부터 시포에 대해서 한 번 정리해 보고 싶었는데, 엔조 시포에 대해서 쓰기를 미루어왔던 이유 중 하나는 컴필레이션 동영상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다소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이런 선수라면 플레이 영상이 있어야 좀 더 소개에 도움이 되지 않나 라는 생각이었지요. 그런데 최근에 유튜브에 시포의 영상이 올라왔더군요. 그래! 바로 이런 플레이지! 라는 마음에 기뻤고, 드디어 미뤄왔던 엔조 시포에 대해서 소개할 수 있게 되어서 개인적으로도 한결 마음이 가볍네요. 글도 유달리 어찌나 진도가 안 나가던지 ^^;... 아무쪼록 애독해 주시는 분들께 항상 감사한 마음을 오늘도 전합니다. 많은 분들이 늘 격려해 주셔서 계속 쓰고 있으니까 말입니다. 하하. 이번 엔조 시포의 영상은 추천할 수 있으니 꼭 한 번 시간 되시면 보시고요. 그 독특한 타이밍과 감각이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에 또 만나뵙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