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 한 번 했다고, 엄청난 욕을 먹어왔던 선수들은 앞서 살펴본 스페인 골키퍼 수비사레타의 경우만 있는게 당연히 아닙니다. 정말로 많은 이에게 실력을 인정받던 선수였음에도, 실수 한 번으로 국대 유니폼을 벗어버리고, 나라를 떠나서까지 활동해야 했던 선수가 있지요. 바로 다비드 지놀라 입니다. 요한 크루이프가 지놀라를 두고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선수라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었는데... 여하튼, 오늘은 지놀라의 빛과 그림자를 살펴볼까 합니다. 레전드 탐구생활, 출발합니다 :)
프로필
이름 : David Ginola
생년월일 : 1967년 1월 25일
신장/체중 : 186cm / 83kg
포지션 : FW, MF
국적 : 프랑스
국가대표 : 17시합 3득점
프랑스의 우아한 윙어 - 천재 드리블러 다비드 지놀라 이야기
1990년대 초반, 프랑스 국가대표팀에 눈에 확 띄는 윙어가 등장합니다. 잘 생긴 외모와 우아한 플레이를 자랑하는 이 남자는, 측면에서 날카로운 드리블 돌파를 보여주었고, 정확한 패스로 어시스트를 날리는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워 보였지요. 에릭 칸토나, 장피에르 파팽과 함께 프랑스의 공격을 이끌면서, 일약 인기스타로 떠올랐고, 주목받는 혜성이 됩니다. 부드럽게 공을 다루는 능력은 특히 강조하고 싶은데, 세련된 테크닉으로 많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스타였습니다.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기도 했고... 하하.
커리어를 살펴보자면, 1992년 파리 생제르맹에 이적하면서, 지놀라의 능력은 더욱 돋보이기 시작했고, 1994년 리그우승에 막대하게 공헌하면서, 리그최우수선수로 선출되는 영광을 함께 합니다. 그런데 1993-94시즌은 국가대표로서는 매우 불운한 시기였습니다.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그는 한 번의 치명적 실수로 많은 것을 잃게 되었지요. 불가리아와의 유럽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지놀라는 경기 종료 직전 조심성 없는 패스를 하고 맙니다. 상대팀 선수에게 공이 가게 되었고, 불가리아는 이 역습을 그림처럼 성공시키면서, 역전승을 거두게 됩니다. 불가리아는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고, 프랑스는 충격적이게도 이 패배로 94년 월드컵도 참가하지 못했습니다.
"이 ○○ 지놀라!" 사람들의 맹렬한 비난이 느껴지는 것 같지 않습니까. 지놀라에게는 많은 팬들이 있었지만, 많은 프랑스 사람들은 그의 팬임을 때려치웠고, 온 국민의 집중 포화에 지놀라는 책임을 지기로 결정합니다. 얼마 뒤, 국가대표 옷을 벗어버리지요. 당시 국민들의 분노와 적개심은 엄청났는데, 심지어 지놀라를 두고 "Assassin of French football" 라고 표현합니다. 이 말이 상징하듯이 프랑스 축구를 죽여버린 인물로 묘사된 것이지요. 지놀라는 1995년 대표팀에서 물러났고, 프랑스를 떠나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뉴캐슬 유나이티드로 이적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지놀라를 높이 평가하는 것은, 그가 실의에 빠지지 않고, 좌절하지 않고, 폭풍 같은 비난 속에서도 재기하고자 노력했으며, 결국 클럽팀에서 멋지게 다시 일어섰다는 것입니다. 뉴캐슬에서 지놀라는 지난 날의 쇼크를 잊어버린 채, 눈부신 모습을 보여주었고, 1996-97시즌에는 뉴캐슬을 리그 2위라는 고공행진을 하는데 주역으로서 활약하게 됩니다. 1997년 이번에는 토트넘으로 지놀라가 이적하게 됩니다. 그리고 활약은 계속되지요.
토트넘 시대에도, 그의 우아하고 마법같은 플레이들은 계속 되었고, 1999년에는 32세의 나이로 프리미어리그 최우수선수로 선정되기에 이릅니다. 맨유의 킹으로 불렸던 에릭 칸토나 이후, 프랑스 사람으로는 2번째로 선정된 인물이 지놀라지요. 1999년에는 20세기 최고의 축구선수 62위에도 이름을 올리면서, 그 강렬한 포스를 충분히 인정받게 됩니다. (물론 프랑스에 가면 아직도 지놀라를 역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있겠지만요) 이후 현역 마지막은 애스턴빌라와 에버턴에 몸담았고 2002년 은퇴합니다.
한편 지놀라는 그라운드 밖에서도 외모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훈남으로 알려져 있어서, 지뢰퇴치운동 같은 각종 공공적인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으며, 현재는 잘생긴 (!) 얼굴 덕분에 모델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성팬들이 아주 많음에도, 이상한 스캔들 한 번 나지 않는 애처가로도 알려져 있지요. 이제 지놀라의 이야기를 정리해야 겠습니다.
어찌 지놀라를 잊을 수 있을까요. 천재 소리 듣던 드리블러이고, 필드를 휘저으면서 섬세한 드리블을 구사하고, 깜짝 놀랄 만한 패스를 찔러주면서, 수비수가 많더라도 그들을 한 번에 초토화 시켜 버리는 그 매력적인 모습은 정말 대단했었지요. 이제는 모델이자 배우로서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는 남자. 그의 축구선수 시절 근사한 플레이영상을 덧붙이고자 합니다. 한 번 보시면 참 멋있다 라는 느낌이 올 것 같습니다 ^^ 아, 저만 그런가요. 하하. 아무쪼록 애독해 주시는 분들께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그리고, 오늘도 힘내세요. 늘 강조하지만, 실수나 실패, 넘어짐은 결코 끝이 아닙니다. 단지 한 번의 아픈 일을 겪었다고 생각하고, 다시 힘을 내세요. 인생의 클라이맥스는 노력하는 이에게 찾아오게 되어있습니다. 그럼 오늘 이야기는 여기에서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