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의 달인 마우로 실바 편에 이어서, 머리 속에서 떠오르는 인물에 대해서 계속 써보겠습니다. 바로 독일의 명품 측면수비수 베르티 포그츠 입니다. 1974년 월드컵에서 서독이 정상에 올랐을 때, 많은 이들은 베르티 포그츠의 전매특허인 끈질긴 수비의 힘이 컸다고 평가했습니다. 그가 `74 월드컵 결승전에서 요한 크루이프를 지워버렸기 때문이지요. 그럼 오늘의 이야기 신나게 출발합니다 :)
프로필
이름 : Hans Hubert Vogts
생년월일 : 1946년 12월 30일
신장/체중 : 168cm / 67kg
포지션 : DF
국적 : 독일 (구 서독)
국가대표 : 96시합 1득점
끈질긴 수비로 에이스들을 지워버리는 - 베르티 포그츠 이야기
1965년 보루시아MG에서 현역생활을 시작한 포그츠는 곧바로 주전수비수로 지위를 확립하게 됩니다. 2년이 흘러서, 1967년 서독 국가대표로 발탁되었지요. 그는 소속팀에서도, 대표팀에서도 언제나 주전이자, 핵심선수였습니다. 월드컵에 3번 출장해서 모든 경기인 19시합을 뛰었고, 보루시아MG에서도 419시합이나 소화했습니다. 이러한 포그츠에게는 매우 특별한 점이 있었지요. 그것은 바로 "끈질김"입니다.
170도 되지 않는 키에, 체격도 큰 편이 아닙니다. 화려한 테크닉을 자랑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한 가지 무기가 있었으니, 그는 압도적인 맨마킹을 자랑하는 수비수로 통했습니다. 순발력이 엄청나서 한 번 마크하기 시작하는 좀처럼 떨어질 줄 모르고, 계속해서 상대방을 괴롭히고, 플레이를 방해했지요. 지지 않으려는 투쟁심도 엄청났고, 뛰어난 정신력으로 수 많은 상대팀 에이스들을 지워버린 무서운 수비수로 평가받습니다.
축구경기는 종료 휘슬이 끝날 때까지 라는 말이 있듯이, 그는 그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는 근성있게 상대방을 따라다니면서 집중적으로 수비를 했습니다. 서포터들의 신뢰도 대단히 높았지요. 순발력이 좋아서 자세가 무너지는 일이 생기면, 곧바로 밸런스를 바로 잡고 재차 끈덕지게 수비를 해버리니, 그야말로 명품수비가 따로 없습니다. 이러다보니 포그츠의 중요성은 매우 컸고, 국가대표로도 굉장히 많은 시합을 소화하게 됩니다. 90년대 까지도 독일 대표팀 출장기록에서 역대 Top3에 있었던 선수였습니다. (*현재는 역대 7위) 독일이 배출한 역대 최고의 수비능력을 가진 선수 중 한 명이라 감히 부를 수 있습니다.
소속팀 보루시아MG는 70년대 황금기를 달리면서, 바이에른뮌헨과 우승을 놓고 격돌하기에 이릅니다. 천재 패서 귄터네처 등이 있던 보루시아MG는 1970년, 1971년 연속으로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했고, 핵심적인 활약을 펼쳤던 포그츠는 1971년 독일최우수선수로 선정됩니다. (72,73년 수상은 동료 귄터네처→ http://suparobo.kr/150)
1974년 월드컵 이야기는 유명하지요. 서독은 결승전까지 올라갔고, 또 네덜란드는 요한크루이프의 토탈사커를 앞세워서 역시 결승전까지 올라왔습니다. 선제골을 넣었던 것도 네덜란드였지요. 네덜란드가 감격해 하는 시간은 그러나 길지 않았습니다. 베르티 포그츠가 요한 크루이프를 완벽하게, 거의 그림자처럼 좇아다니면서 집중마크 하기 시작합니다. 네덜란드는 핵심을 잃어버리고 토탈 사커는 무너졌으며, 시합의 흐름은 서독으로 넘어갔고, 서독은 파상공세를 쏟아부으면서 경기를 2-1로 뒤집어 버립니다. 서독이 1974년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것을 두고 베르티 포그츠는 많은 찬사를 받았고, "서독의 저 친구(포그츠)가 없었으면, 이 우승은 네덜란드가 했을 것이다" 라고 평가받았습니다. (여담으로 요한크루이프는 수비축구를 굉장히 싫어하는데, 이 때의 영향도 좀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웃음)
월드컵이 끝나도 포그츠의 활약은 계속되었습니다. 70년대 보루시아MG 황금기의 주역으로 활약했으며, 알란 시몬센 등과 함께 1975년부터 3년 연속으로 분데스리가를 제패하는데 큰 활약을 했습니다. 챔피언스무대에도 활약했는데, 아쉽게도 결승전에서 리버풀에게 패하면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이 무렵 리버풀은 거의 뭐, 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까지 잉글랜드 최강의 팀이었지요!)
현역 생활을 우직하게도 오직 보루시아MG에서만 활약하였으며 1979년 현역에서 은퇴하게 됩니다. 은퇴 후는 지도자로 오랜기간 활약하고 있는데, 90년대 감독으로서 독일대표팀을 이끌었기 때문에, 꽤나 이름이 익숙하신 분들도 있을 것 같네요. 오늘의 이야기는 다소 짧은 듯 하지만 여기에서 마치도록 해야겠습니다 ^^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다 저마다의 재능이 있고, 활약할 수 있는 모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람처럼 빨랐던 카니쟈도 있는 가 하면, 공포의 프리킥을 날리던 카를로스 같은 선수도 있습니다. 한편에는 에이스킬러로 이름을 날리던 포그츠 같은 명수비수도 있지요. 다 잘하면 좋지만, 그러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저마다 재능이 있고, 노력하는 바가 있다면, 팀에 반드시 필요한 선수로 활약할 수 있겠지요. 벌써, 주말이네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고, 자신이 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화이팅입니다 ^^ 매번 애독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