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스타열전

이탈리아의 중전차 공격수 크리스티안 비에리

시북(허지수) 2011. 2. 8. 02:20

 종종 스포츠는 신체적 조건이 참 중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야구선수나 농구선수나 다들 한 체격들 하시지요. 축구 역시 피지컬의 중요성이 상당한 종목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랜시간 뛰어다녀야 하고, 결국 공을 놓고, 공간을 놓고 부딪혀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저돌적인 공격수는 그 존재감이 대단하기 마련입니다. 비에리 라는 이태리 선수도, 전성기 시절 파워가 넘치는 명공격수로 이름을 날리곤 했지요. 그의 이야기를 살펴볼까 합니다.

 프로필

 이름 : Christian Vieri
 생년월일 : 1973년 7월 12일
 신장/체중 : 185cm / 84kg
 포지션 : FW
 국적 : 이탈리아
 국가대표 : 49시합 23득점


 파워, 스피드, 테크닉까지 - 한마디로 괴물 같은 공격수 였던 비에리 이야기

 세리에A에는 역대 득점 2위에 빛나는 군나르 노르달 이라는 유명한 공격수가 있습니다. 별명이 들소였지요. 저돌적으로 돌진해서, 강렬한 슈팅을 차는게 전매특허 였습니다. 공격수에도 다양한 스타일이 있는데, 빠른 발을 이용하거나, 섬세하고 정확한 볼컨트롤을 무기로 골을 양산하는 경우도 있지요. 비에리는 노르달 같이 이른바 고전적인 스트라이커에 어울리는 선수입니다. 강하고, 저돌적이고, 밀리는 법이 없지요. 잡을테면 잡아보라는 식의 이 파워풀한 공격수는 그야말로 에이스 스트라이커에 어울리는 괴물이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럭비, 육상, 수영 등으로 몸을 단련했고, 축구선수가 되어서는 여러팀을 오가면서 현역 시절의 초창기를 보냈습니다. 1997년 비에리의 인생의 전환점이 찾아오지요. 이적한 라리가 "AT마드리드" 클럽에서 24시합 24득점이라는 경이적인 활약을 보여주며 생애 첫 득점왕에 오릅니다. 국가대표로도 부름을 받지요. 이후 라치오에 몸담았다가, 1999년 인터밀란에 이적하게 되었습니다. 이적료? 그야말로 사상 최고 금액이었지요.

 늘 부상과 싸워야 했지만, 그 놀라운 플레이와 꾸준한 득점력은 많은 팬들을 사로잡았습니다. 6시즌 연속 두 자리수 득점을 올린 것 뿐만 아니라, 2002-03시즌에는 겨우 23시합에 출장해서도 무려 24득점을 올리며 득점왕을 차지한 시즌도 있습니다. 부상이 없었더라면, 시즌 30골까지도 넣을 만한 대형 공격수가 비에리 였지요. 팀의 에이스로 사랑받았지만, 한편으로는 당시 인터밀란은 유독 우승을 아쉽게 놓치는 경우가 많아서, 트로피는 별로 없었습니다.

 힘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라고 평가하는 이들도 많았으며, 빠른 스피드와 공을 다루는 테크닉도 겸비하고 있었기에, 전성기 시절 비에리는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이었지요. 유연하고 정확하고 강력한 슈팅은 정말이지 대단한 포스였습니다. 공중전에도 밀리지 않았고, 수비수와 경합하면서도 골을 결정해 버릴 수 있는 압도적 모습을 보여주는 몇 안 되는 공격수였습니다.

 아쉬운 점은 역시 잦은 부상과 국가대표 생활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98월드컵에서는 5득점으로 이태리를 8강으로 이끌었지만 2002년 월드컵에서는 한국과의 경기에서 (골은 물론 넣었다지만) 결정적 찬스를 놓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태리가 탈락하는데 숨은 공신 중 한 명이 되었지요. 한국입장에서는 그의 삽질이 참 다행이었지만요.

 30대 중반이 되어가며 비에리도 슬슬 한계에 도착하고 맙니다. 2005년부터 다시 팀을 떠돌아 다니기 시작하는데, AC밀란, AS모나코, 아탈란타, 피오렌티나 등에서 현역 마지막을 보냅니다. 부상으로 인해 수술도 해야 했고 그로 인해 출장기회도 많이 없었기 때문에, 국가대표도 그만둘 수 밖에 없었지요. 2006년 월드컵에는 부름을 받지 못합니다. 여러 차례 현역에서 뛰기를 소망했지만, 전성기를 지난 그를 주연으로 따뜻하게 맞이해 줄 만한 곳은 거의 없었고, 2009년 10월 현역에서 은퇴하게 되지요.

 비에리의 플레이가 잘 담겨 있는 동영상을 유튜브에서 발췌해 덧붙이며 이야기를 마칠까 합니다. 이탈리아는 바조나 델피에로 같은 세련된 판타지스타들만 있는 것이 아니고, 비에리같이 파워 넘치는 공포의 공격수도 있었지요. 이태리도 이제 또 다른 간판 공격수가 나와줘야 할텐데... 말이지요 ^^ 애독자님들께 늘 감사드립니다. 모처럼만에 글을 써서, 다소 죄송한 마음도 같이 있습니다. 하하. 그럼 건강 유의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