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스타열전

#132 콜롬비아 괴짜골키퍼 레네 이기타

시북(허지수) 2020. 9. 17. 23:57

 

 골키퍼는 눈에 띄는 특색을 가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안정감 있고, 실수 없는 골키퍼가 좋은 골키퍼로 평가받습니다. 그래도 괴짜들은 있기 마련입니다. 화려한 옷을 입는 다거나, 독특한 머리 스타일을 한다거나, 심심할 때 제자리에서 뒹굴기를 한다거나, 이래저래 카메라를 더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괴짜 GK 종결자로 볼 수 있는 선수가 있었지요. 90년대 콜롬비아의 국가대표 골키퍼 레네 이기타 입니다. 이야기 출발합니다!

 

 프로필

 

 이름 : José René Higuita Zapata
 생년월일 : 1966년 8월 28일
 신장/체중 : 175cm / 80kg
 포지션 : GK
 국적 : 콜롬비아
 국가대표 : 68경기 8득점

 

 프리킥도 차고, 드리블도 하고, 예능감각도 있고... GK 이기타 이야기

 

 이기타는 1989년 남미의 챔스격인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합니다. 콜롬비아에 있는 소속팀인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은 결승에 진출했고, 승부는 팽팽하게 홈에서 2-0, 원정에서 0-2 를 기록합니다. 이렇게 되면 승부차기를 할 수 밖에 없겠지요. 이기타는 상대방의 PK를 막아내면서 영웅으로 떠올랐고, 게다가 스스로도 키커로 나서서 멋지게 성공합니다. 나시오날은 사상 첫 리베르타도레스 우승을 차지합니다. 킥에 자신이 넘치는 이 괴짜 골키퍼는 이후에도 PK 때, 차겠다고 나서는 일이 있었고, 국가대표로도 무려 8골을 기록합니다. 한국의 자랑인 리베로 홍명보 선수가 국대 통산 9골을 넣었음을 생각해보면, 이기타는 골키퍼로 한 득점력 보여주는 선수입니다 :)

 

 1990년 콜롬비아는 월드컵에 참가했고, 이기타는 뒷문을 책임지고 있었습니다. 참으로 신선한 선수였지요, 수비수 겸 골키퍼로 불리면서, 그는 공을 잡고 주체할 수 없는 드리블 본능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16강에서 이게 화근이 되었지요. 이기타의 드리블 질주 때문에, 공을 카메룬 공격수에게 뺏겨버렸고, 결국 이 일로 콜롬비아가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이기타는 자주 그래왔던 일이겠지만, 콜롬비아 입장에서는 큰 아쉬움이었고, 축구팬들에게는 월드컵 신기한 명장면(?)으로도 회자되곤 합니다. 이기타가 뛴다!!!

 

 90년대 골넣는 골키퍼로 칠라베르트와 함께 이름을 날리고 있던 이기타는, 1995년 멋진 일을 두 개나 터트립니다. 첫 번째는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였습니다. 콜롬비아의 나시오날은 4강에 오르면서 또 다시 우승을 노려보고 있었고, 이 곳에서 아르헨티나의 강자 리버플레이트를 만나게 됩니다. 이렇게 큰 무대에서, 마침내 프리킥 찬스를 잡은 나시오날... 키커가 보이는군요. 어... 골키퍼가 차러 나왔네요. 어... 어... 그리고!? 너무나 정확하게 골대로 빨려들어가는 프리킥. 만원 관중의 함성과 해설자의 흥분. 결국 이 골로 나시오날이 강호 리버플레이트를 잡습니다!!!

 

 결승전에서는 아쉽게 패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지만, 콜롬비아 이기타는 그야말로 강심장 크레이지 키퍼로 명성을 높입니다. 한 달이 흘러서, 95년 9월. 콜롬비아와 잉글랜드의 친선 경기가 웸블리에서 열리지요. 국가대표간의 경기입니다. 물오른 이기타는 또 한 번 괴짜 플레이를 보여주며, 뉴스를 장식합니다.

 

 잉글랜드 선수가 찬 공이, 골문으로 날아오자 이기타 골키퍼는 스콜피온 킥이라는 전설의(?) 기술을 선보이며 막아냅니다. 합성도 아니고, CG도 아니고, 엄연하게 국가대표팀 간의 승부에서 나온 이 황당한 플레이. 정말이지 가득한 자신감이 넘쳐 흐르는 이기타 였지요. 축구선수이면서도 (TV에 나오게 되는) 예능감각을 갖추고 있다고 표현해도 될 것 같습니다! 하하.

 

 과감하게 뛰어나오고 가끔은 드리블도 선보이던 레네 이기타, 과거 월드컵 예선에는 폭풍 드리블을 선보이는 골키퍼 이기타를 막으려고, 태클하다가 경고 먹은 이스라엘 선수도 있었습니다. 이기타의 경우 수비적인 능력이나, PK 선방 능력도 괜찮았다고 평가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기야 이런 괴상한 플레이를 하면서도 국가대표로 많은 시합을 소화할 수 있었던 것도 그만큼의 실력이 뒷받침 해줬기에 가능한 일이겠지요. 현재 이기타는 골키퍼 코치로 활약하고 있으며, 그의 아들 역시 축구선수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마무리로 동영상을 덧붙입니다.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실력과 웃음을 겸비한 레네 이기타 편의 이야기는 여기서 마칩니다.

 

 2011. 05. 11. 초안작성.

 2020. 09. 17. 가독성 보완 및 동영상 업데이트 - 축구팬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