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라스의 페르소나 개발팀이 만든 신작 캐서린을 해보았습니다. 기대치가 제법 있었습니다. 한글화 출시된 작품이고, 시나리오도 잘 구성되어 있다는 지인의 평가 덕분에, 의욕이 샘솟았지요! 게임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뉘어서 진행됩니다. 한 가지는 RPG 형식으로 술집에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정보를 교류하고, 어떤 선택을 할 지 결정하는 파트입니다. 나머지 한 가지는 작품의 본편 격인 퍼즐이지요. 요약하자면 시나리오는 상당히 흥미진진 하게 펼쳐졌습니다. 퍼즐의 경우는 꽤나 근성을 요구하고 있으며, 난이도가 상당합니다. 캐서린의 즐거움과 괴로움을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게임명 : 캐서린
기종 : PS3,XBOX360 / 발매 : 아틀라스
발매일 : 2011년 2월 17일
판매량 : 약 18만장
플레이타임 : 약 20시간 + @
개인적평가 : ★★★★
- 즐거움 편
주인공은 두 명의 캐서린 사이에서 방황하고 갈등하는 30대 중반의 남자입니다. 결혼을 해야 하는 오랜 애인 캐서린과 계속 관계를 이어나갈 것인가, 새롭게 알게 된 젊은 애인 캐서린과 즐거운 날들을 보낼 것인가. 그 행복한(?) 고민을 놓고 일주일간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많은 질문과 선택지에 답을 선택해야 합니다. 답변에 따라서, 누구와 가까워질지 정해지게 되고, 엔딩까지 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선택과 책임이 유저에게 있다보니, 확실히 1주차 플레이는 시나리오 전개가 기다려지고, 차후 어떤 이야기들이 전개될지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디테일 면에서도 훌륭합니다. 심리적인 묘사가 잘 되어 있고, 여러가지 남녀관계에 대한 명언들이 나오고, 클래식을 적당히 버무린 음악들도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캐릭터들도 개성이 있고, 특히 늘어지지 않고 긴장감 있게 스토리를 전개하는 연출은 칭찬할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 전개 -> 악몽의 퍼즐 시간 이것이 약 8번 정도 반복되다 보면 엔딩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분량은 10시간 정도라면 넉넉하게 엔딩을 볼 수 있다고 생각되고요.
- 괴로움 편
문제는 바로 퍼즐이 굉장히 인내심을 요구한다는 점입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는데, 절대로 Easy를 권합니다. 이지, 노멀, 하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미세하게 벽돌의 위치가 다르므로, 난이도의 차이가 상당합니다. 이지로 해도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1주차 이지, 2주차 이후 노멀을 추천합니다. 퍼즐은 돌을 잘 밀어서 위로, 위로 올라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제법 머리도 써야 하고, 후반으로 진행할 수록, 약간의 스트레스도 각오해야 합니다. 말하자면 시행착오를 하면서, 간신히 골인지점까지 올라갈 수 있는 셈입니다. 하다보면, 답답하기도 하고, 열받기도 해서, 새벽 1~2시 넘어서까지 끙끙대면서 클리어 한 적도 있습니다. 결코 빠르고 경쾌한 타입의 게임은 아니라는 것을 유념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차분함과 냉정함이 필요합니다.
이지로 넘기고, 노멀로도 하면서, 3주차까지 엔딩을 보았습니다만, 저의 경우 플레이 하면서도 상당히 지쳤습니다. 평소 게임을 좋아하는 나름대로 오랜 게이머 임에도 지칠 정도이니까, 라이트 유저에게는 그 벽이 상당히 높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여성게이머나 가볍게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 유저에게는 다소 취향이 맞지 않을 위험이 있다고 생각하고요. 솔직히 고백하자면, 노멀 후반부에서는 아무리 고민해도 답이 안 나오는 부분이 있어서, 공략 동영상을 슬쩍 봐가면서 까지 넘겼습니다 ㅜ.ㅜ... 반칙까지 해가면서라도 넘긴 것을 보면, 저도 근성과 인내심이 높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웃음) 또한 2주차 이후에서는 봤던 영상이 거의 똑같이 계속 나오므로, 그 점도 약간은 아쉬운 점... 2주차를 좀 더 직관적이고 편안하게 만들었다면 좋았을 것이라 생각해 봤습니다.
- 결론
세 가지 조언을 드리자면, (가급적 시작은) 이지로 플레이 할 것, 1주차를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게 답하며 느껴볼 것, 공략 동영상을 보지 않고, 수 없는 착오를 이겨내가면서 클리어 할 것, 이 정도의 단단한 각오가 있다면, 무엇인가 의미 있는 것을 안겨줄 수 있는 작품입니다. 해냈다는 성취감, 선택에 따른 책임, 잘 짜여진 스토리 등이 근사함을 줄 것입니다. 캐서린의 경우 첫 플레이 느낌은 참 좋았고, 명작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러나 2주차 이후 부터는 어쩐지 곳곳에서 아쉬움들이 느껴집니다. 시나리오 영상의 반복, 노멀과 하드의 치명적인 난이도 등 불편함이 느껴져서 별점을 다소 낮추게 되었습니다. 한글화 프리미엄이 있었음에도, 별점은 4개 정도를 주겠습니다. 가혹한 환경에서 공략 없이, 전 난이도 올 골드 클리어를 노리는 유저가 있다면, "진정한 하드코어 게이머"라고 칭찬할 수 있을 만큼, 난이도가 아찔한 게임으로 기억될 것 같네요 (웃음) 영상 덧붙이며 리뷰 마칩니다. 본편이 아닌, 추가 놀거리인 바벨모드 클리어 영상인데, 저는 120층 넘어가니까, 거의 한계더군요.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