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한국사

근대 태동기의 문화4 - 과학 기술의 발달

시북(허지수) 2013. 9. 26. 01:08

 이번 문서에서는 과감히 질문부터 던져 봅시다. 대체 역사를 왜 배우는 걸까요? 개인적 의견이지만, 간단히 말해, 역사는 사람들의 삶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 자극적으로 쓴다면, 역사 앞에 서 있으면, 한 번뿐인 인생을 이렇게 대충 흘려보내고 막 살아도 되는 건가? 라고 질문하게 됩니다.

 

 역사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이해하는 것 입니다. 그러므로, 역사를 생각할 때면, 내가 어떻게 살것인지, 내가 세상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해줍니다. 어쩌면, 지금껏 살펴본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많은 부분을 잊어버리게 된다해도 좋습니다. 그게 당연하기도 하고요. 그러나 생각해 볼 것은, 앞으로 나는 역사 앞에서 당당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손짓하는 부패에도 물들지 않을 것인가, 권력을 견제하며 비판적으로 볼 패기가 있을 것인가, 그런 고민만큼은 한번쯤 해보고 살아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21세기는 한 사람이 가지는 마음의 진정성이, 결국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그렇게 저마다의 인생을, 역사의 주연으로 살아간다면 좋겠습니다.

 

 서론은 이쯤하고, 가볍고 신나게, 조선 후기 문화 - 과학 기술의 발달 편을 살펴보겠습니다. 역시나 배경을 중심으로, 한 번 이해해보고 넘어간다면 충분히 좋겠지요. 우선, 조선 후기 문화에서 중요하게 여겨봐야 할 지점은, 중국 중심의 세계관이 드디어 깨졌다는 겁니다. 그리고, 백성이 성장했다는 것입니다! 이걸 배경으로 파악해 두고서, 하나씩 살펴보도록 합시다.

 

 들어오는 서양 문물로는, 대표적인 게 곤여만국지도가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세계지도인데요. 이게 왜 중요한가 하니, 이제까지 조선이 봤을 때 세상의 중심, 세계의 중심이 어디였을까요? 바로 중국이었잖아요. 헐, 그런데, 아니다 다를까, 세계지도를 보니까, 어? 그게 아니었던 거에요! 이제는 중국이 아니더라도, 중심은 어느 나라든지 될 수 있는겁니다. 한 마디로, 중국 중심의 세계는 이제 갔구나~ 이걸 깨닫는게 중요합니다. 그 외에도 화포나 자명종, 천리경, 안경이 들어옵니다. 덧붙여, 정조 임금도 안경착용자 였고요.

 

 천문학에서도 지전설이 들어옵니다. 지전설은, 지구가 돈다는 건데, 이건 따지고 들어가보면, 중심이 없다는 겁니다. 계속 돌고 있는 지구라면, 중심점이 어디일까요. 그냥 딱 찍는 곳이 중심인 겁니다. 지전설은 김석문, 이익, 홍대용과 관련이 있음을 참고해 두시고요. 이렇듯 지금 조선 후기는 세계지도와 지전설 등 과학 기술의 영향으로도, 성리학적 세계관이 깨지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또 중요한 게 있으니, 시헌력(서양역법)이 도입된다는 점입니다. 가령, 조선 전기에는 칠정산이라고 해서 한양 중심의 역법이 있었는데요, 시간이 흘러, 조선 후기에는 시헌력이 등장한다는 것, 시헌력은 종종 시험에 나오는 단골이므로, 이번 문서에서 요거 하나는 꼭 잊지 말고 체크하세요. 예컨대 - 시헌력, 조선후기 / 칠정산은 조선 전기, 아 이건 너무 암기식이군요. 하하.

 

 의학 분야는, 동의보감이 잘 알려져 있지요. 전통한의학을 정리한 유명한 허준의 책입니다. 동의보감은 중국에서도 유명하고요. 또한 드라마로도 유명... 에헴. 동의보감에서는 체했을 때 무를 씹어먹으라고 하는데, 평소 잘 체하고, 고기를 좋아하는 저는, 그래서 반드시 고기와 무를 함께 먹기를 즐겨합니다. 쌈무를 싸먹으면 맛도 있고, 소화도 잘 되고... 아, 이런 너무 불필요한 이야기가... 하하;

 

 누구나 아는 허준 외에도, 허임의 침술집대성인 침구 경험방 이라는 의서도 있었습니다. 또한 정약용(!)의 마과회통이라는 의서도 있고요. 여기에서는 종두법 및 홍역예방 등이 나와있는데, 정약용 진짜 놀랍지요. 역사 연구, 지리 연구, 의학 연구, 또 거중기도 만들고... 못하는게 없습니다. 그런 정약용이 비주류였다는 것도 함께 생각해볼 대목이고요. 가끔 저는, 사람이 마음 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거인이 될 수 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비주류면 어떻고, 환경이 마음대로 따라와주지 못하면 어떻습니까, 여전히 할 수 있는 일은 있지 않을까 라고 과감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조선말에는 이제마가 지은 동의수세보원이 있는데, 여기에서는 사상의학이 저술되어 있습니다. (태양인, 소음인 등으로 나누는 거, 들어보셨을 법 합니다.) 체질에 따라서 다르게 치료하고, 먹어야 한다는 주장인데, 한의학계의 획기적인 학설로서 지금도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제 끝으로 농서를 살펴봅니다. 경제파트에서 집중적으로 봤었지만, 조선 후기는 생산력이 아주 증가하는 특징이 있는데, 그렇기에 농서의 발행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이앙법 발달에 큰 영향을 줬기 때문입니다. 신속이라는 인물이 편찬한, 농가집성에는 이앙법, 벼농사 방법 등이 서술되어 있습니다. 또한, 박세당이 지은 색경이 있습니다. 잠깐 거기 남학생! 야한책 아니거든요! 색다른 경제학법의 줄인 말입니다 -_-!

 

 색경에서는 색다른 작물들, 이를테면 돈되는 상품화폐작물을 어떻게 길러볼 것인가, 같은 내용들을 담아놓은 농서입니다. 네 농서라고요! 한편, 여담인데 박세당은 주자와 다른 해석을 감히 했다가 역시나 사문난적으로 몰려서 호되게 욕먹으며, 굉장히 고립되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비주류였지요. 비판적 지식인을 권력들이 참 싫어한다는 거, 역사의 꽤 훌륭한 교훈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

 

 그 외에도 산림경제, 해동농서 같은 책들이 있어서, 다양한 상품작물이 조선 후기에 재배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농촌계 백과사전인 임원경제지도 있고요. 고기 굽는 법 같은 생활의 비법도 들어있는 책이에요! 덧붙여, 구분을 한 번 해놓는다면, 고려말은 농상집요, 조선전기는 농사직설, 조선후기는 농가집성이 있다는 건 비교해 놓을 필요는 있겠네요.

 

 한글 관련 저서도 있는데, 훈민정음운해와 언문지가 조선후기에 등장하는 책들입니다. 간혹 시험에 나오는데, 훈민정음이 조선 전기에 등장하므로, 아예 틀리라고 콕 문제를 내는 경우가 있는데요, 훈민정음운해, 언문지, 보자마자 조선 후기를 바로 떠올려야 합니다! 여하튼, 이번 문서 역시, 너무 길어지면 난감하니, 일단 여기서 마무리하고, 다음 문서에서 문화사 계속 살펴봅시다.

 

 오늘의 영감 - 감히 발상의 전환에 대해서 짧게 이야기 할까 합니다.

 

 근대 뇌과학의 아버지로도 불리고, 20세기 초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던 학자 산티아고 라몬 이 카할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인간은 모두 천재가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한편,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라는 책에서는 시간에 대해서, 흥미로운 정의를 내립니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주어진 시간은 줄어들고, 반비례하여 시간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바꿔말해, 30대, 40대, 50대가 될수록 시간은 더욱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매력적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우리는 거꾸로 이상하게(?) 생각할 때가 훨씬 많습니다. "이제 나이도 들었고, 시간도 빨리 가고, 무엇을 하겠나..." 라고 자포자기하고 맙니다. 확실히 인생의 체력이나 매력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10대나 20대가 꽃다운 시절에 가깝겠지요. 그러나 밀도나 농도에서 본다면, 인생의 본격적인 여정은 나이에 상관없이, 노력하는 지금 이 순간부터 출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젊은 시기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젊음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라는 말에 다소 집착을 가지고 있었고, 영화 빠삐용의 대사처럼, "젊음을 덧없이 흘려보냈으므로 너는 유죄다" 라는 장면을 특히 좋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생각의 흐름이 상당히 바뀌었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가능성의 존재입니다.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고, 다른 방향으로 행동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자신의 가능성을 부정하고, 자신의 잠재력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야말로 스스로에 관한 유죄가 아닐까요?"

 

 몰입의 저자 황농문 교수님은 "같은 경험을 하더라도 사고력이 높을수록 깨달음의 정도가 훨씬 크다. 이렇게 선순환이 가속되어 삶의 경험이 쌓일수록 사고력과 판단력이 발달하는 속도는 월등하게 빨라진다." 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래서, 역사를 통해서 "인류가 경험한 사실로부터 끄집어낼 수 있는 통찰은 무한하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우리는 어려움 앞에서, 결코 비관하지 말아야 합니다. 힘든 환경에 지나치게 우울해 하거나, 낙담만 하고 있어서도 안 됩니다. 이를테면 역사에는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정약용, 그가 남긴 방대하고 다양한 저작들의 대부분은 유배생활 19년간 집필한 것이다." 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는 그래서 정말 중요합니다. 우리 모두는, 천재가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묵묵히 미래를 믿고, 오늘을 정진하는 삶을 충실하게 보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리뷰어 시북.

 

(※이 자료정리는 최태성 선생님의 한국사 강의를 노트로 요약하고, 메모를 함께 쓴 것입니다. 개인적 용도로는, 공부방 등 에서 활동할 때, 보조 자료나 참고 자료, 혹은 글쓰기 영감을 위한 데이터베이스 이기도 합니다. 그 사람들은 왜 그렇게 생각했는가? 거기에 대한 일종의 고찰이기도 합니다. 키워드 형태로 중요한 부분들은 나름대로 강조해 두었습니다. 크게 바라는 것은 없으며, 다만 짧게나마 영감의 시간이 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