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책

당신은 전략가입니까 리뷰

시북(허지수) 2013. 11. 27. 16:20

 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을 던져주는 책, "당신은 전략가입니까" 에 관해 리뷰를 남겨볼까 합니다. 책에는 이케아, 구찌나 애플 등 여러 회사의 실제 사례를 통해서 경영과 전략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게 해줍니다. 매력적인 통찰을 많이 얻을 수 있었는데요. 예컨대, 가만히 있어서는 죽도 밥도 되지 않으며, 아무런 탐스런 요리를 대접할 수 없음을 뼈아프게 느꼈습니다. 21세의 중요한 주제인, "차별성"에 관하여 저자 신시아 몽고메리 교수님은 이렇게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 회사가 없으면 어떻게 될까?" 사람들이 아무런 아쉬움 없이 잘 살아간다면, 그것이 무슨 차별화인가 라고 콕 집어주는 셈입니다.

 

 그러면 회사나 조직이,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특별한 위치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의미일텐데, 우리는 어떤 전략을 선택해야 하는 걸까요? 책에 소개된 훌륭한 전략의 조건에서 저는 이 대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분명한 선택이 있어야 한다.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굳이 회사가 아니더라도, 오늘을 살아갈 때에도 유용한 조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것을 할 것인지, 전략적으로 분명하게 결단한다면, 우리는 다른 것에 눈을 덜 돌리지 않을까요.

 

 저자 : 신시아 A. 몽고메리 / 이현주 역 / 출판사 : 리더스북

 출간 : 2013년 02월 06일 / 가격 : 16,800원 / 페이지 : 318쪽

 

 

 또한 전략에 대해서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도 신선했습니다. 전략은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으며,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수정 및 보완하는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비유하자면, 전략이란, 배를 앞으로 계속 가게 만들면서도, 끊임없이 낡은 갑판을 새 것으로 교체하는 고단한 과정이라 하겠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둘 중에 하나라도 제대로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프로젝트를 계속해서 추진하고 밀어붙이는 것도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 와중에 방향을 계속해서 확인하고 점검해야 한다니!!! 위태로운 것은 덜어내고, 새로운 것을 적용해야 한다니!!! 뭐, 이렇게 어려운 요구가 다 있나 싶었습니다. 전략가의 길은 상상이상으로 힘든 길이 아닐까 합니다.

 

 저는 보다 현실적인 대목에서 교훈을 얻기로 했습니다. 이를테면, "거창한 꿈보다는, 실현가능한 한 걸음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입니다. 대표적으로 구찌가 90년대 부활한 이야기를 꼽을 수 있겠지요. 구찌는 브랜드의 위치가 급속히 추락하며, 한 때 망해가는 위기를 겪습니다. 그러자, 거창한 목표를 세웁니다. 우리가 예전의 화려한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전통적이고, 변함없는 가치, 그것을 추구하자"는 멋진 비전을 세웁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계속해서 처참했습니다. 쉽게 말해, 근사한 비전만 가지고는 일이 엉망이 되고 말았습니다.

 

 경영자가 새롭게 바뀌고, 젊은 톰 포드가 디자이너로 올라서면서, 구찌는 새롭게 혁신될 수 있었습니다. 놀라웠던 것은, 기존의 가치를 버리고, 새로운 타겟을 설정했다는 점입니다. 젊고, 감각적인 것에 더 초점을 두었으며, 변함없는 구찌의 특별함이 아닌, "변화하는 구찌의 세련됨"을 무기로 삼았다는 것이 승리의 결정적 이유였습니다.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살펴보며, 실현가능한 것을 시도해 보았고, 결국 젊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데 성공했습니다. 헐리우드 영화배우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어필하여, 스타들이 구찌를 입거나 들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구찌는 대중적이고 고급스러운 위치로 자리잡았습니다. 멋진 비전보다, 실현 가능한 비전이 더 중요하다는 것. 물론, 여기까지 지극히 당연한 말입니다만, 얼핏 자화자찬에 빠져서 현실을 망각하지 않도록 우리는 목표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겠지요.

 

 또한 저는, "누구를 중심으로 놓고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인가?" 라는 질문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른바 타겟의 설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 경우 나름의 타겟을 호기롭게 설정해 보았습니다. 이 블로그는, 즐거움과 유익함을 주는 정보블로그가 되어보자! 라는 겁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만 쉼없이 하기보다는, 누군가에게 구체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우선 집중해보자! 싶었습니다. 그래서 수년만에 카테고리도 개편하고, 핵심적인 것에 더 집중하도록 변경했습니다. 특히 앞으로 게임리뷰를 쓸 때는, 즐거움을 더 높일 수 있는 방법들을 담아내보자! 라는 매우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마음까지 들더라고요. 뭐, 시간관계상 당장 실현까지는 쉽지 않겠지만, 그런 목표점을 보게 되었기에, 무척 기뻤습니다.

 

 철학자의 이 질문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자신의 현재 모습이 스스로에게 중요하다는 사실이 놀랍습니까? 왜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 자기 시간을 채우는 방법에만 관심을 가질까요?"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저 스스로가 시간을 채우는 방법에만 주된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을 어떻게 채우는 게 좋을까, 무엇을 선택하는게 좋을까 를 자주 생각했으며, 정작 내 모습이 어떻게 될 것인가는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또 다른 질문이 가능해집니다. "내 모습을 이루어가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는걸까?"

 

 인간은 행동과 습관이 누적되어, 자신의 모습이 이루어진다고 봤을 때, "무엇을 위하여 이 행동을 하려는걸까?" 라는 꽤 아픈 질문을 자주 던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막연한 바람 대신에, 구체적인 행동과 현실적인 선택이 더 중요할 것입니다.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힘이, 무엇보다 요구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최근에 많이 하는 편입니다.

 

 리뷰를 마치며, 책에서는 이 말을 강조합니다. "현재의 모습 그대로를 유지해서는 우리가 되어야 할 모습이 될 수 없음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는 감히 원본에 괴테의 말을 덧붙여 볼까 합니다. "현재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그를 망치는 길이다. 그 사람의 가능성이 이미 발현되었다고 믿고 그를 대하면 정말로 그렇게 된다." 지금의 모습에 안주하고 있다면, 우리의 배는 침몰할 위험이 있으며, 목적지에 닿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보다 높은 기준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으며, 실현가능한 계획들에 도전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별함과 차별성은 그러고보면 하루 아침에 완성되는 개념이 아닐테지요. 다만, 오늘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갑판교체를 시도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 2013. 11.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