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책

미움받을 용기 리뷰

시북(허지수) 2015. 7. 11. 16:27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하고 싶은 것을 열심히 하는 것에 행복이 있다고 여겨 왔습니다. 반대로 불행에 대해서는 자유가 없는 인생은 불행하다고 생각했지요. 대체로 이러한 세계관을 따라서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선택의 기로 앞에서는 하고 싶은 것들을 선택하는 편입니다. 억지로 마음 속 이상을 추구했던 적이 있었는데, 주로 돌아오는 것은 후회감이었네요. 적어도 높은 이상을 추구하는 삶에 대해서는 회의해 본다거나, 방황하는 시기였습니다.

 

 그렇게 이 책 미움받을 용기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상식에 대한 안티테제가 가득하다는 표현 그대로,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하였고, 페이지가 넘어가는 속도가 매우 더디었습니다. 몇 번씩이나 책 읽기를 멈추고, 생각을 곱씹어 보고, 그동안의 사고방식의 틀을 재검토 하는 시간이었네요. 이 책에서 정의하는 행복과 불행의 기준을 먼저 언급해 보겠습니다. 아래에서 계속.

 

 저자 :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공저 / 전경아 역 / 김정운 감수 / 출판사 : 인플루엔셜

 출간 : 2014년 11월 17일 / 가격 : 14,900원 / 페이지 : 336쪽

 

 

 먼저 행복이란, "타자공헌" 에 있다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공헌하면서 살아가기. 이것이야말로 길잡이 별과 같다는 강조가 매우 강렬했습니다. "타인에게 공헌한다는 길잡이 별만 놓치지 않는다면 헤맬 일도 없고 뭘 해도 상관없어." (p.318) 선택 앞에 놓였을 때, 타자공헌이 있는 선택인가, 나만을 위한 선택인가를 검토해 본다면 훨씬 더 명확하게 답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타자공헌 쪽이 좀 더 피곤해 질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나, 이것이 인생을 행복하게 해준다는 믿음. 꼭 간직하고 싶은 이야기 였습니다.

 

 불행에 대해서는 냉철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최대의 불행은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것" 삶이 불행해지는 이유에 대해서 우리는 많은 이유를 댈 수 있을 것입니다. 몸이 아파서, 경제적으로 힘들고 가난해서, 재능이 하찮아 보여서, 피곤하고 여유가 없어서 등...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자신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불행하다는 지적은 생각할 꺼리를 던져줍니다. 즉, 주어진 환경탓을 멈추고, 자신을 혐오하는 것을 멈추고, 스스로를 아끼려고 노력하는 것에서부터 불행을 멈출 수 있다고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요.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과거에 초점을 맞추지 않습니다. 아예, 과거를 더 이상 주목하지 말라고 까지 단언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미래까지도 내다보지 말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오직 한 가지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살아가라, 춤추듯이 열정적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라는 것" 앞서 서론에서 저는 높은 목표에 매번 좌절하고, 실패하고, 실망하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후회할 때 많았음을 고백했습니다. 어딘가 높은 고지를 정해두고, 그곳을 향해 올라가는 특별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 왔던 것입니다.

 

 미래를 꿈꾸는 것에 대한 안티테제. 특별한 삶에 대한 안티테제. 아들러 심리학은 여기서 무려 "평범해질 용기"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왜 특별해지려고 하는 걸까? 그건 평범한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지. 실은 누구나 평범하지 않나? 자기 수용을 하게나. 평범해질 용기를 낼 수 있다면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도 달라질 거야." (p.296) 간단히 요약하자면,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오늘 주어진 것에만 힘을 내면 된다는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이 책은 인생을 단순하게 바라볼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실과 이상의 불일치로 답이 나오지 않는 고민 속에서 괴로워 하던 저로써는, 크게 한 방 얻어맞은 느낌이었네요. 왜냐하면 답이 보이지 않는다는 핑계를 들어가면서, 아무런 변화도 시도하지 않을 때가 훨씬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있을 때가 아니었습니다.

 

 "인생 최대의 거짓말. 그것은 지금 여기를 살지 않는 것이라네. 지금까지 지금 여기를 외면하고 있지도 않은 과거와 미래에만 빛을 비춰왔어. 자신의 인생에 더없이 소중한 찰나에 엄청난 거짓말을 했던 거야. 두려워 말고 지금 여기에 강렬한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게. 우리는 그럴 힘이 있어." (p.313) 이 관점에서 되짚어 봤을 때, 저는 두려움에 압도되어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해야할 일은 산더미 처럼 많아 보이고, 무엇 하나 이루어 가지 못함을 자책하고 절망하면서 지내왔던 것입니다. 머나먼 꿈을 바라보지 말고, 오늘을 열심히 사는 것에 최대한 집중하는 것. 그러다 문득 돌아봤을 때, 여기까지 왔다고 깨닫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입니다. 매우 감동했습니다.

 

 또한, 인정욕구를 부정한다는 내용은 자유롭게 살아가는데 큰 전환점이 되어주었습니다. "타인에게 인정받을 필요가 없다는 말일세. 도리어 인정받기를 바라서는 안 되네. 우리는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야. 타인의 기대 같은 것은 만족시킬 필요가 없다는 말일세." (p.151) 타인의 평가나 눈치를 보면서 살아가는 타인 중심적인 인생이 아니라, 매순간 자신이 믿는 최선의 길을 선택해야 함을 힘주어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냉정한 선긋기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누구도 내 과제에 개입시키지 말고, 나도 타인의 과제에 개입하지 않는다 라는 점입니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타인에게 인정받는 삶을 선택할지, 아니면 인정받지 않아도 되는 자유로운 살믈 선택할지 갈림길 앞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른바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한 것이며, 이것은 이기적인 선택이 아님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자기중심적인 발상은, 타인의 과제에 개입해서 행동을 강요하고 선택을 함부로 간섭하는 것임을 말합니다. 다르게 표현한다면, "타인에 대한 갑질"이 자기중심의 끝판왕이고, "타인에 대한 공헌"이 행복으로 가는 나침반입니다.

 

 이 이야기를 끝으로 이번 리뷰를 마칩니다. "남이 나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든 마음에 두지 말자. 남이 나를 싫어해도 두려워하지 말자. 인정받지 못한다는 대가를 치르지 않는 한 자신의 뜻대로 살 수 없어. 자유롭게 살 수 없지." (p.187) 자유롭게 살면서 매일을 열심히 살아가는 것. 이제는 인정받기를 치워두고, 타인에게 공헌하며 살아가는 것. 삶의 목표는 딱 이 정도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네요. / 2015. 07.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