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The Amazing Spider-Man 2, 2014) 리뷰

시북(허지수) 2016. 3. 20. 23:10

 특별한 약속이 없었던 평화로운 일요일, 영화 채널을 습관처럼 돌리다가 살짝 멈추게 됩니다. 아니 벌써,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를 TV에서 해주는구나. 시간은 그러고보니 빠르게 흘러가고 있고, 봄 향기는 우리를 자꾸만 밖으로 이끌어 내고 있고, 살아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살아 있는 동안 무엇을 해야 할까? 답은 저마다 다르지만, 저는 영화 보기를 꼭 집어넣고 싶습니다. 생각의 환기를 시켜주는, 영화가 저는 정말 좋습니다 :)

 

 위키피디아에 들어가보면 제작비 2억 5천만 달러가 넘는 작품인데... 흥행에도 대성공하며, 수입은 7억 달러가 넘는다고 적혀 있네요. 해외 유명 블록버스터는 정말 굉장합니다. 영화는 화면 내내 박진감 넘치는 화면들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거대한 대도시 뉴욕의 조명이 줄줄이 꺼진다거나, 자동차들이 굉장하게 굴러다는 것은 거의 기본이고, 악당과의 치열한 전투 역시 긴장감 있게 잘 살려냈습니다. 평론가가 아니니깐, 별점 같은 건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도 많은 것을 담았다는 그 점 만큼은 만점입니다. 짝짝짝. 서론은 여기서 끝.

 

 ※이 리뷰는 영화 본편에 대한 누설이 가득 담겨 있으므로 아직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은 반드시 주의하세요!

 

 

 피터 파커 (스파이더맨이죠?) 는 오늘도 바쁜 생활입니다. 경찰과 함께 호흡을 어느 정도 맞춰가면서 뉴욕의 어려움들을 해결하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쟤가 뭔데 거리를 누비느냐고 논란이야 늘 있어왔지만, 그럼에도 자기 역할을 잘 감당해 나갑니다. 그의 친구이자, 연인인, 그웬 양은 얼마나 예쁜지 모릅니다. 영화 히로인에게 반하는 일이야 자주 있는 일이지만, 이번 작품의 히로인 그웬양은 하도 말을 예쁘게 해서 더욱 다정하게 느껴집니다. 피터 이 녀석아 복 받았어! 고민하지 말고 좀 들이대시지?

 

 로맨틱 액션 영화 맞습니다! 언제나 서로 사랑하는 게 문제가 됩니다. 이게 무슨 문제인가 하니? 위험 현장에 뛰어들어야 하는 피터는 그웬을 자꾸만 멀리하려고 하고, 그웬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터 곁으로 다가갈 줄 아는 용기 있는 아가씨 이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좀 있으라고 아무리 요구해도, 적극적으로 자기의 역할을 찾아나서는 "영민한 아가씨"가 얼마나 예쁜지... 아, 이른바 취향저격 입니다 :)

 

 몇 번이나 서로 이제 각자의 길을 가자고 말은 하지만, 결국 그렇게 쉽게 갈라서지 못합니다. 피터는 계속 그웬을 그리워 하고, 그웬도 피터를 잊지 못하는 모습이 눈부시게 아름답습니다. 뭐, 관점에 따라서는 오글거리는 커플이라 하겠네요. 아 솔로들이 볼 때는 참으로 부럽다! 그런 겁니다.

 

 한편 조금 진지하게 접근하자면, 영화는 자본 축적과 연관된 인류의 진보를 경고하고 있습니다. 각종 DNA와 생명공학 연구로 수명을 연장해 나가고, 병들을 정복해 나가며, 계속해서 오래도록 살아나가고 지혜로워져 가는 인류. 그 속에서 탐욕은 커져가고, 어느 기업은 끝도 없이 커져서 도시 전체를 장악해 나갑니다.

 

 이런 대목은 꼭 마치 어느 힘있는 대기업이 한 국가를 좌지우지 하는 것 같습니다. 이니셜S 라고 힌트를 적어도 될 것 같죠? 힘은 통제가 되어야지, 통제 밖에서 갑질하기 시작하니까 나중에는 자신보다 힘없는 생명들이 꺼저가더라도 모르쇠를 함부로 꺼내들기도 합니다. 나쁜 놈, 혹은 위험한 녀석들은 어디에나 있나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버림 받은 적 일렉트로가 그래서 참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맥스로 등장하는 이 친구는, 등장부터 무슨 조현병(=정신분열증의 바뀐 명칭)에 걸린 것 마냥, 스스로에게 나홀로 도취되어 있는 모습이 인상적인데요. 자신은 회사를 위해서 헌신적으로 일했으나, 투명인간 취급 받다가 마침내 괴물로 재탄생합니다.

 

 이 대목을 현대사회에 비추어보면, 차갑게 비수를 꽂는게 아닐까요? 회사를 위해서 일하다가 버림 받아서, 나중에는 마침내 물어뜯기고 상처만 남아, 자살까지도 고민하기도 하는 어느 나라의 노동시장이 생각납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현대사회, 그리고 사회안전망이 없는 국가, 거기야 말로 사실은 무척 괴로운 헬(지옥)이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세계에 중요한 것이 있다면, 스파이더맨 스스로 밝혔듯이 "희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희망이라는 것은 언제 가져야 하는가? 그웬의 명연설, 정말 연설 감동 받았는데요. 어려울 때, 괴로울 때 일수록 반드시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야 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을 시간 이라고 표현한 대목에서도 전율이랄까, 짜릿함을 느꼈습니다. 마지막까지 이 커플이 잘 되기를 얼마나 응원했는지 모릅니다. 엉엉. 이제 리뷰를 쓸 힘이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미안해 그웬.

 

 영화의 숨겨진 하이라이트는 꼬마가 용기 있게 나서는 장면이 아닐까요. 나는 인생에 있어서 그 정도의 용기를 꼭 가지면서 살아갈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그래야만 합니다. 우리는 그렇게 각자의 삶에서 주인공이 되어야 합니다. 비록 곁에 그웬 같은 당당한 아가씨가 없더라도, 비록 우리가 스파이더맨 슈트가 없더라도, 용기만큼은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매일을 격려로 보내야 함을 다시금 느낍니다. 할 수 있어, 그래 할 수 있어. 힘내시길 바랍니다. / 2016. 03.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