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윈터솔져 이야기 입니다. 2016년 올해는 시빌 워도 개봉한다고 하니까, TV에서 가끔 윈터솔져를 해주는데, 운 좋게 시간대가 잘 맞아서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 참 잘 만드는구나 싶었고, 무슨 감상평을 남길 수 있을지 좋은 느낌이 잘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복잡한 심경의 영화였다랄까... 왜 이렇게 쉽지 않았느냐! 이 영화는, 그 점을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주인공 캡틴은 등장부터 열심히 운동하면서 즐겁고 평온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등장하는 적들은 아무래도 수상합니다. 그 정체가 외부에 있지 않다는 것이 큰 신선함을 안겨줍니다. 우리의 적이 우리 자신이란 말인가? 실드 소속의 닉 퓨리 국장님도 이번에 열연을 펼쳐주시는데, 내부자들이 극도로 위협받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리뷰는 영화 본편에 대한 누설이 가득 담겨 있으므로 아직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은 반드시 주의하세요!
보통의 히어로물이라고 한다면, 적들은 외부에서 괴물로 그려지고, 아군은 인간화를 거쳐서 멋지게 포장되어서 적을 한바탕 무찌르는 통쾌하고 유쾌한 전개가 되기 마련입니다. 그 점이 보기에도 편안하고 말이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의문들이 계속 따라붙습니다. 캡틴은 문제제기도 서슴치 않습니다. 왜 협력해야 하는 임무에서, 서로에게 정보를 제대로 공유해 주지 않느냐! 이렇게 계속 일할 수 없다고 대드는 모습이 마음에 확 남습니다. 블랙 위도우도 자신만의 임무를 맡았다면서 각자의 길을 걷는 모습이 뭔가 엇박자 같아 보입니다.
영화 중반부터는 닉 퓨리 국장이 호되게 적들로부터 공격당하는 명장면이 펼쳐집니다. 매우 튼튼해 보이는 방탄 차량으로도 공격을 막을 수 없었는데요. 도대체 이 정도로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세력이 누구일까, 매우 궁금했는데, 알고보니까 실드가 이미 히드라 라는 세력에 의해서 정복되어 버렸음을 알게 됩니다. 주인공네 조직이 악에 의해서 정복되어 버렸다니, 이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따라서 괴물로 변해버린 조직을 되찾기 위해서 캡틴, 국장님 등이 뭉쳐서 다시 일을 해나간다는 아름답고 즐거운 이야기~!
또 한 가지 기억에 남는 것은 캡틴은 힘겹고 어려운 싸움을 한다는 것입니다. 방패 하나에 의지해서 싸움을 해나가다보니까, 동료의 힘에 의지도 해가면서, 협력적인 활동을 합니다. 이 점이 의외로 참 재밌던 대목. 너도 좀 잘해줘가 들어가 있습니다. 윈터솔져 라는 강력한 적에 맞서서도 캡틴은 그가 지난 날 동료임을 깨닫고, 칠 수 없다고 단언하기까지 합니다. 캡틴은 오늘도 자신만의 길을 계속 걸어가고 있습니다. 마치 첫 장면과도 같습니다. 나는 나의 운동을 한다. 나의 신념을 따라서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오늘도 영웅답고, 멋있습니다.
액션 장면이 워낙 잘 나와있는 즐거운 오락영화 이지만, 조직이 히드라 처럼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를 한번쯤 생각해 봤습니다. 비밀주의라고 해야 할까요, 지나칠 정도로 자신들만의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 힘쓰는 것이 매우 위험한 행동이 아닐까 라는 것입니다. 예컨대, 미국의 어느 심리실험처럼 소속감을 지나치게 강조해버리면 우리는 누구나 히드라 처럼 나쁘게 변질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소속감도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 거리를 띄워주는 거리감 역시 그만큼 소중하다는 것입니다. 나만 특별한 것이 아니라, 우리만 특별한 것이 아니라, 사실은 다들 특별하다는 것. 그런 넓은 시각을 생각해본다면 좋겠네요.
끝으로 캡틴처럼 지난 날의 벗을 악으로부터 구해내기 위해서, 온전히 자신을 내어줄 수 있는 그 희생정신에 감동하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나는 누가 뭐래도 살릴 수 있는 길을 걷겠다는 의지가 멋지게 전해집니다. 조직도 살리고, 벗도 살리고, 캡틴은 과연 캡틴 답다랄까요.
해외 리뷰어의 평가를 빌리자면 "캡틴의 고결한 정신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입니다. 네, 저도 리뷰를 쓰기가 곤란할 때는 해외 리뷰도 찾아보게 되었네요. 그렇게 서로 협력하면서 글을 쓸 수 있구나를 배워야 겠습니다. 지금까지 고결한 블록버스터!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였습니다. 추천하고 싶은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 2016. 04.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