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생각할 거리가 많은 작품입니다. 왜 지인 J양은 하필 또 이런 명작을 권해줘서 저를 혼란스럽게 한단 말인가요!? 누군가 두 가지 중에 양자 택일을 하라고 묻는다면 무엇을 택할까요!? 150만원의 보너스, 혹은 동료의 실직 중에 고르라면 무엇을 고를까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비정한 선택을 하는 사람도 많지 않을까요. 150만원 큰 돈입니다. 1년치 전기세와 수도, 가스비를 사용할 수 있겠죠. 놀기를 좋아하는 저같은 사람은 아마도 차세대게임기를 풀세트로 구입하고도 넉넉히 남을 겁니다. 남들따라 한 번만 동료를 외면하고서 말이지요.
영화 후반부에 나오는 흑인 친구가 제 입장을 고스란히 대변해 줘서 많이 놀랐습니다. 이웃이 고통받는 선택은 하면 안 된다는 것, 그래서 저는 돈을 포기하는 입장을 선택할 것입니다 :) 여기까지는 제가 살아온 세계관이 있으니까 쉽지요.
하지만, 이 영화에서 눈여겨 봐야할 것은 주인공 산드라의 주변인물 들입니다. 어쩜 그렇게 멋진 사람들이 많았는지요. 단 한 번의 불평 없이, 헌신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싸워야 함을 일깨워주는 남편이 정말 멋있었습니다. 몇 번씩이나 전화를 걸고, 도와주는 줄리엣도 참 고마운 동료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세상, 그래서 용기를 얻고, 산드라는 주말을 열심히 보내보려고 합니다. 자, 영화 이야기 이제 시작합니다!
※이 리뷰는 영화 본편에 대한 누설이 가득 담겨 있으므로 아직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은 반드시 주의하세요!
내일을 위한 시간은 인생을 바꾸는 이틀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상처 입기도 하고, 자신의 처지에 대해서 때로는 비관하기도 하고, 그러나 여전히 사람들의 도움을 힘입어서 성장해 나가는 굉장한 드라마 입니다. 끝까지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권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더 할 수 있잖아! 라는 것입니다.
슬프고 가슴 아픈 장면들도 많습니다. 복직을 위해서 재투표에서 찬성을 받아야 하는데, 돈이 100만원도 넘는 보너스니까, 남들은 쉽게 포기가 되지 않습니다. 아들 대학 생활비, 주택 수리비, 가장으로써 필요한 돈, 저마다 여러가지 이유도 따라붙습니다. 하지만 이 한 마디가 가슴을 쾅 칩니다. "친하다고 생각하는 동료가 날 외면하고 없는 척 하더라니깐..." 아! 돈 앞에서 보여주는 이 인간의 아픔이란! 또한, 어느 집에 갔다가는 자기 때문에 괜히 가족끼리 다툼도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을 바라봐야 하니까, 자신이 얼마나 때로는 거지처럼 느껴지겠습니까.
아! 그러면 안 되는데... 안정제를 수십알 입속에 꾹꾹 털어넣는 산드라의 마음, 왜 그렇게 세상을 살아가기란, 당당히 살아가기란 어려운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세상에는 기적 같은 일이 있기 마련인지, 이 때, 회사의 동료가 직접 집으로 방문해서, 산드라를 지지해준다고 입장을 밝혀줍니다. 얼마나 다행이었는지요! 우리말 속담이랑 완전히 같네요. 하늘이 다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희망을 가지는 것이란, 참 의미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영화는 대체적으로 배경음악 없이 진행되는 편이지만, 자동차 안에서 록음악을 들으며 마침내 신나하는 세 사람의 모습이 참 인상적입니다. 힘들 때, 사람이 무엇으로 다시 살아갈 에너지를 얻고, 웃게 되는가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네가 있어서 힘이나" 라고 쓴다면 딱 알맞을 것입니다. 좋은 남편, 좋은 동료들이 이렇게나 있습니다.
월요일날 마침내 재투표를 했습니다. 결과는 실망스러운 것이었지만, 산드라는 매우 놀라했습니다. 자신을 위해서 마음을 써 준 사람들이 이렇게나 있다는 것에 한 명, 한 명, 포옹과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게다가 사장이 태도를 다르게 해서, 좀 더 특별한 혜택, 두 달 쉬었다가 나오라고 제안했음에도, 산드라는 정중히 거절합니다. 내가 한 자리 들어가기 위해서, 다른 사람 재계약 안 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는 겁니다. 월요일 그 찬란한 아침, 이제 산드라는 완전히 달라져 있습니다. 나 그래도 잘 싸웠지? 그 한 마디에, 얼마나 자부심이 묻어 있는지요. 자신을 긍정하는 태도, 그래서 새 일을 찾아나서는 태도를 보여주며, 영화는 멋지게 막을 내립니다.
어쩌면, 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은 즐거운 이야기는 아니었고, 오히려 가슴 아픈 이야기지만, 환경은 변하지 않았음에도, 태도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음을 배울 수 있습니다. 삶을 대하는 태도, 우울증 약 대신에, 활기찬 발걸음으로 살아가는 태도를 선택하는 모습이, 어쩐지 굉장히 신선한 바람 같은 느낌을 줍니다.
이 영화를 보면 돈보다 중요한 선택이 있음을 다시 한 번 진지하게 느끼게 됩니다. 이웃을 희생시켜가면서 까지 자신의 자리를 유지할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이것으로 할 말을 힘차게 질러봤습니다. 마음이 참 맑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산드라도 그토록 당당히 걸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멋진 엔딩! 그리고, 우리의 하루하루 걸음 역시 밝고 힘차기를! / 2016. 08. 19.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