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영화

더 이퀄라이저 (The Equalizer, 2014) 리뷰

시북(허지수) 2016. 11. 30. 01:08

 

 깊이가 있고, 인상적인 영화인, 더 이퀄라이저는 영화 초반 마크 트웨인의 명문구로 막을 엽니다. 사람에게는 일년 중에 두 번 특별한 날이 있다. 하나는 태어난 생일이며, 또 하나는 자신이 태어난 이유를 아는 날이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 세계에 존재하는 이유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는 굉장한 사람입니다. 저는 행복에 대하여 오래도록 단순히 돈벌기가 아니라, 내가 있어야 할 곳을 아는 것에 있다고 여겨 왔습니다. 저는 갈 곳을 잃고 방황중이지만, 그래서 이 영화 더 이퀄라이저가 반가웠던 것 같습니다. 맥콜은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자신이 해야할 일에 대하여 단순한 목표를 지정하면서 겨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가 하는 일이라고는 명작 서적 100권 읽기인데, 이제 구십권이 조금 넘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노인과 바다를 읽고 있네요. 책을 통해서 구원을 얻으려 했던 걸까요? 그러나 과거의 일들과 기억들은 결코 지워지지 않아서, 자신을 실로 괴롭히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맥콜은 예사로운 평범한 일반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 그의 정체는... 두둥!?

 

 ※이 리뷰는 영화 본편에 대한 누설이 가득 담겨 있으므로 아직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은 반드시 주의하세요!

 

 

 정예요원, 전직CIA요원이자, 거의 전투기계를 방불케 하는 싸움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피아 조직과 1대 5로 붙는데 채 30초도 걸리지 않고 마피아 멤버들을 쓸어버립니다. 통쾌하고 거침이 없습니다. 그는 사실 이럴려고 마피아를 만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린 매춘부와의 우연한 만남 때문에, 그는 행동하는 사람이 된 것입니다. 어린 콜걸 테리는 자신의 세계가 지옥과도 같은데다가, 마피아 조직에게 심하게 폭행을 당해 병원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이 광경을 맥콜이 더는 참지 못하고, 동정심에서 움직이게 된 것입니다.

 

 맥콜은 근본이 선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습니다. 같은 마트에서 일하고 있는 동료가 다이어트를 하려는데 적극적으로 와서 도움을 주고, 타이어 끌기를 할 때도 포기하지 말 것을 강권합니다. 남이 잘 되는 것, 각자가 스스로 살아가는 세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저도 살아가면서 정혜윤 작가식으로 말해, 이런 표현을 선호합니다. "어떤 인간이든 자기 삶의 신화가 될 수 있다고" 불행, 불운에 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슬픈 인생도 있고, 꽃길이 아닌 흙길일 때도 있겠지만, 겸허하게 하루하루 살아가면, 반드시 길이 또 열릴 때가 오는 것입니다.

 

 가수의 꿈을 가진 테리는 1만달러의 비밀 후원금을 가지게 되었으며, 또 맥콜이 일하는 마트의 동료는 경비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게 되었잖아요. 무엇이든 더 나은 목표가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라 생각해 봤습니다. 예컨대 저는 조금 있으면 영화 리뷰 300편에 도달하게 되는데, 그동안 이런 저런 영화를 통해서 세상을 이해하는 폭이 약간은 늘어났습니다. 예컨대 더 이퀄라이저 같은 정예멤버의 활약상을 보게 되면, 사람은 결국 자기 길 따라 가기 마련 이라는 알려진 격언이 생각납니다. 그는 잠도 제대로 못 이루고, 평범한 삶을 살아가려고도 노력하지만, 일단은 러시아 마피아 최종보스까지 끝까지 해결하고 나서야 마침내 자신의 평정을 되찾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저는 리뷰어로 살아가려면 영화를 볼 때 커피로 카페인을 보충하는 등 평소보다 매우 집중하는 편이지만, 그래서 영화 속에 더 깊이 빠져들어 가는 것 같습니다.

 

 자, 만 달러의 거금 보다는 한 사람의 구원에 더 초점을 맞출 줄 아는 근사한 멋쟁이 맥콜. 그리고 이것이 거절 당하자 이제 있는 힘껏 끝까지 복수 활극을 펼쳐나가는 모습. 맥콜이 한 번 마음을 제대로 정하자, 자신이 태어난 이유가 자신의 주변을 지켜내고 살리기 위해서 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마트의 동료들이 인질 위기가 되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적진으로 돌입하는 모습, 그러면서도 일말의 두려움도 없는 강인함이 매우 강렬하지요. 자신의 주변 사람에게는 온기가 느껴지는 따뜻한 사람지만, 악당에게는 조금도 자비심이 없습니다. 거의 뭐 공포가 느껴질 수도 있을만큼 다재다능한 일격필살이지요.

 

 영화가 끝나면서, 맥콜은 이제 어떤 이유로 살아갈까요. 전투기계로서의 모습은 지울 수가 없겠지요. 그러나 이웃을 생각하는 다정함 만큼은 그 누구보다 사랑스럽지 않을까요. 아내가 바랐던대로 100권의 책을 마저 읽게 되었을 때, 그는 여전히 태어난 이유를 누군가가 묻게 된다면, 자신 있게 정의를 위해서 살아가야 한다고 말할 것만 같습니다. 그리고 법이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약한 사람을 전혀 지키지 못하는 구역에 또 들어선다면, 맥콜은 그 곳으로 움직일 것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가 각자 있으므로 말이에요. 우리도 정의가 무너졌다고 생각했을 때, 저마다 촛불을 꺼내드는 것과 마찬가지겠지요. 행동하는 모습은 참 다정하고, 아름답습니다.

 

 결론 - Change the world 를 깊숙하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각자가 살아가는 곳을 웃음꽃이 피어나는 곳으로 바꿀 힘이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당연히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매일을 열심히 살아야 하고, 준비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힘든 환경에 쉽사리 무너지지 않기 위해, 한 마디로 힘을 내야 합니다. 그렇게 환경을 하나씩 바꿔나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영화를 더 가까이 하려고 노력해 보려 합니다. 300편 가까이 봤는데도, 질리기는 커녕 여전히 참 좋으니까요 :) 가슴 설레는 취미가 있다는 것은 기쁘고 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 저는 제가 태어난 이유 중 하나가 다양한 기록을 소중히 남기는 일임을 이제는 믿기에.... /  2016. 11. 30.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