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영화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The Fast and The Furious 8, 2017) 리뷰

시북(허지수) 2017. 4. 18. 03:11

 

 분노의 질주 8편, 전작에서 초대박을 쳤기 때문일까요. 제작비만 2800억에 달하는 호화 무비로 알려져 있었기에, 개봉하자마자 주말 예매를 통해 직관으로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주변 지인분들도 많이 보았는데, 재밌다는 평입니다. 다만, 감독이 바뀌어서 약간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다는 세부적인 평가도 있었네요. 어쨌든 뭐 자동차로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나오는 것 같습니다. 고전적인 두 자동차 간의 속도 대결에서부터, 나중에는 포스터에 등장하는 거대 잠수함과의 웅장한 클라이막스 배틀까지 화려한 작품입니다.

 

 전개 방식이 조금 복잡한 뉘앙스를 중반까지 주고 있습니다. 리더였던 도미닉이 배신자로 등장해서 아군들을 당황시킬 뿐 아니라, 관객에게도 그 이유를 알려주지 않고 있으니까요. 뭐, 무슨 사연이 있겠지~ 라고 한 수 배려(?)를 챙겨주고 차분히 지켜보는 편이 현명하겠지요? 그리고 도미닉은 혼자서도 사실은 굉장히 능숙하게 일들을 해낸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가족 같은 동료들이 없음에도 일을 척척 해내다니! 하여간, 악당으로 등장하고 있으니 참 곤란합니다. 응원할 수가 없으니까요. 자연히 우리는 홉스 몸짱 경찰팀이 도미닉을 추격하는 전개를 꾸준히 따라가게 되네요.

 

 ※이 리뷰는 영화 본편에 대한 누설이 가득 담겨 있으므로 아직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은 반드시 주의하세요!

 

 

 아군팀도 결코 약하지 않습니다. 들리는 말로는 (못된 짓 하다가) 이미 전 세계 지명 수배 랭킹 탑텐에 여럿이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로만이라는 친구는 하필 11위에 올랐다는 이유로, 개그 요소가 되고 마는데, 실제로는 매우 열심히 임무를 수행하는 멋진 친구입니다. 그리고, 홉스 팀에게는 전작에서 놀라운 비밀병기가 되어주었던 신의 눈이 있지 않습니까! 이것만 있으면 도미닉 찾기란 식은 죽 먹기 아니겠어요? 그리고 이 완벽하고, 간단한 플랜은 - 새로운 적 사이퍼 팀에 의해서 - 정통으로 역공 당하고 맙니다. 사이퍼 역시 천재적 해킹기술을 보유하고 있었고, 신의 눈 기술을 보란듯이 가져가 버리지요. 그리고서는 유유히 하늘을 레이더에 탐지 안 되게 날고 있습니다. 사이퍼는 핵 기술을 탈탈 털어서, 자신의 야망을 실현하려고 합니다.

 

 다음 타깃은 뉴욕에서 러시아 국방장관 핵 코드 뺏기. 방탄 리무진을 무슨 수로 이기나 지켜보는데, 놀라운 기술이 선보여집니다. 하늘에서 많은 자동차들을 차례차례 해킹하더니, 무인 운행으로 뉴욕을 쑥대밭으로 만듭니다. 심지어 공중에서 자동차들이 낙하하면서 방탄 리무진을 덮치는 장면은 경이적입니다. 그리고 도미닉이 등장해서, 핵 코드를 뺏어냅니다. 요약하면, 천재 해커 1인, 실력파 정예 1인, 둘이면 핵기술이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정보화 시대에 제일 무서운 게 무선 해킹인 것 같습니다. 사이퍼는 신의 눈 기술도 있겠다, 도미닉을 수 많은 카메라를 이용해서 위치 추적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핵 코드 뺏기도 성공!

 

 그리고 악당 짓을 한참 할 즈음에 와서야, 도미닉의 속 사정을 알려줍니다. 주인공의 사랑스러운 아들이 인질로 사이퍼에게 잡혀 있었다는 겁니다. 아기가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도미닉은 사이퍼의 꼭두각시 노릇 밖에 할 수 없었네요. 이제 마지막으로는 러시아의 잠수함까지 빼앗기 위해서, 방탄 자동차 하나 몰고 질주해 들어갑니다. EMP 무기를 이용해 헬기를 격추시키더니, 추격해오는 자동차들도 정확한 운전 실력으로 몽땅 없애버립니다. 사이퍼는 유유히 또 공중에서 해킹기술 들어가는데...

 

 지켜볼 수 없었던 아군 멤버들은 이번에도 끈질기게 현장으로 뛰어들어갑니다. 각양각색의 자동차들과 함께 말이지요. 빙판길에 마력을 주체할 수 없었던 람보르기니는 빙글빙글 돌다가 간신히 균형을 잡았는데, 집단 표적이 되어 미끼 노릇을 단단히 합니다. 아군들의 팀워크는 여전히 훌륭해서, 위기에 빠지면 건져내주고, 미사일이 날아오면 대신 맞아주며, 어뢰가 날아와도 전혀 당황하지 않습니다. 정말이지 세계 최고의 질주자들 이고, 멤버들이 뭉쳐 있으니 겁날 게 없습니다.

 

 마침내 (전작의 악역이던) 데카드 쇼가, 사이퍼의 비행기 탈취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아기를 구출하면서 적들을 쓸어버리는 엄청난 액션이 관객에게 미소를 선물합니다. 헤드셋을 낀 아기는 마냥 음악에 신나합니다. 알고봤더니 이 사이퍼라는 여자는 공공의 적이었던 겁니다. 마지막까지도 유유히 살아남아서 후속작에 등장할 것을 암시하기도 하네요.

 

 아기가 무사한 것을 전해듣자 도미닉은 1의 망설임도 없이, 그리고 설명도 없이 아군 팀으로 달려가, 아군 팀을 도와줍니다. 재빠르게 눈치 채고 해맑게 웃어보이는 부인 레티의 모습. 도미닉이 우리에게 마침내 돌아온 것입니다! 잠수함은 열추적 미사일을 괜히 쏘는 바람에 뜬금없이 폭망하고 말았습니다.

 

 영화관 나오면서 충격적인 속삭임들을 우연히 들었습니다. "보다가 졸았어...재미는 있는데..." 이것은 스토리라인이 일관되게 긴장감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게다가 만약 전작을 보지 않았고, 기대만 잔뜩 하고 봤다면, 주인공이 자기 아기 잡혀갔기 때문에, 악당짓 실컷 하다가 극적으로 극복한 어쩌면 단순한 전개의 오락영화로 비춰질 수 있었습니다. (영화 평 잘 안 합니다만,) 개인적 평으로는, 조심스럽지만, 분노의 질주가 그동안 담아 왔었던 "팀에 대한 훌륭하고 깊은 애정"이 덜 그려져 다소 아쉬움으로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카리스마 넘치는 사이퍼가 너희의 가족은 허구야 라고 비판했다면, 도미닉은 거기에 대한 멋진 대응이 있을꺼라 기대(?)했지만, 도미닉은 별 대사 없이 데카드 쇼가 활약할 것을 묵묵히 믿고 있을 뿐이었지요. 이런 전개들이 약간은 다듬어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자자, 어쨌든 이제 아기 이름을 브라이언이라 지으며 막을 내립니다. 먼저 세상을 떠난 배우 폴 워커는 늘 함께 하고 있다는 메시지 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느낀 점! 빙판 길에서는 절대 서행으로 주행합시다. 이제는 그리 멀지 않은 자율주행 시스템이 해킹당할 경우, 끔찍한 미래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함이 기억에 남습니다. 서로가 약속을 잘 지킨다면, 운전은 얼마든지 사람의 즐거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영화는 영화고, 오늘도 꼭 안전운전 하세요~ / 2017. 04. 18.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