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니까 자기소개를 잠시 하면 저는 82년생 시북이라고 해요. 축구 경기를 보고 있으면 가슴이 두근두근 해지는 축구팬 이에요. 제 또래의 축구팬이라면 비슷한 기억을 공유하고 있을텐데, 2002년 월드컵 때 안정환 선수가 헤딩하는 장면을 아마 영원히 간직하겠지요. 또한, 제가 참 좋아하는 박지성 선수의 맨유 시절,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성실하게 힘차게 경기장을 뛰고 또 뛰던... 매우 소중하고 행복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비록 존경하는 차붐의 현역은 보지 못했지만, 제 나름대로 생각해 보면 이것참 복도 많은 축구팬이구나! 아, 그랬다니까요.
그리고 오늘 유럽 최고의 리그(UCL)에서, 최고 수준의 팀(맨시티)을 만나서, 신나게 경기장을 달리는, 시원하게 슈팅을 날리는, 자신감 넘치는 손흥민군을 보니까 너무 감동적이고, 기쁘기도 하고, 표현을 잘 못하겠는데... 정화 라고 해야하나 카타르시스 라고 해야 하나... 영혼이 아주 개운해지고, 상쾌해지는 거예요. 아버지 세대의 표현을 빌리자면 보약 같은 친구 손흥민!
한성희 의사선생님은 스포츠의 세계에 대해서 "정직하게 몸으로 만들어 내는 게임이어서 매력적인 것 같다"라고 써주셨어요. 그럴테죠. 지금 그 자리에 있기 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요. 그래서 92년생 손흥민 군에게 아낌없는 큰 박수와 힘찬 응원과 따뜻한 격려를 모두 다 전달하고 싶습니다. 이제 마흔을 앞둔 제가 배운 것이 있다면,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은 시간차이는 있더라도 결국 대부분 잘 되더라고요. 왜냐하면 남들이 꺼려하는 힘든 길을 기꺼이 짊어지고 매번 노력하니까. 직접 경기장으로 뛰어들어서 분투하는 사람들을 보면 "아! 사람이란 어찌 이렇게 아름다운가!" 감탄을 해요.
위키피디아가 역사의 순간들을 잘 기록할 것임을 믿기에, 굳이 손흥민군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어떤 평가를 받은 선수인지 평하지 않겠어요, 그냥 한국의 많은 축구팬들에게, 가슴을 펴고, 당당히 서서, 우리에게는 손흥민이 있다! 자랑스럽다! 그렇게 쓸 수 있기에 대단히 기뻐요. 손흥민 선수, 고맙습니다. 당신의 힘찬 모습이, 얼마나 감동인지 모릅니다. / 2019. 04~05. UCL 4강을 보고 나서 일기로 남긴 글. (*토트넘의 결승 진출, 그 역사의 주인공이 됨을 축하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