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도 한 장 없이 하얀 백지에 글을 쓰는 것은 사실 무섭다. 그래도 세 줄은 쓸 수 있을 거 같다. 그래서 또 자판을 열심히 두드려보고 있다. 블로그를 좀 더 깨끗하고 단정하게 다듬었고, 반응형 광고라는 것도 두 개를 달아보았다. 이렇게 하면, 적어도 도메인 연장비용은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아서 안심이 된다. 이런 소박한 블로그지만, 꾸준히 방문해주시고, 아껴주시는 분이 계셔서... 폐지하지 말아달라고 직접 요청 받은 적도 있다. 참, 따뜻하고 고마운 사람이다... 구글의 광고기술은 어느새 놀라워져서, PC와 모바일(휴대폰) 어느 쪽에서 접속하느냐를 스스로 감지해서 광고크기가 저절로 결정되어 나온다고 한다. 나같이 무지한 사람들에게는 참 놀라운 신세계다.
또 이 시국에! 라며 욕을 먹겠지만, 나는 (제법 오래 된 이야기지만) 일본 경영자, 예컨대 이나모리 가즈오,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책들을 몇 권 읽게 되었다. 또 김형석 선생님 책에 의하면, 일본에서는 경영자를 존경하는 문화가 있다고 했다. 부자를 인정하고 존경하는 문화. 별 거 아니지만, 그거 굉장한 저력이 될 수 있구나를 어렴풋이 느낀다. 부자를 미워하고 질투하는 나라와, 부자를 인정하고 대우해주는 나라는 확실히 그 가는 길이 다를 것이다. 마쓰시타는 나처럼 학력이 짧은 회장이다. 하지만 일찍부터 사회에 뛰어들어서 커다란 기업을 일으켰다. 우리나라로 치면 정주영 회장 같은 느낌도 약간 있다. 마쓰시타의 한 마디가 내 작년 일기장에 적혀 있다. 그것도 별까지 쳐놓았다. 일단 옮겨오자.
"작은 상인은 눈앞에 이익을 생각하지만, 큰 상인은 모두가 잘사는 길을 모색한다." 무슨 책이었는지는 모르겠다. (*메모를 따라가보니 청림출판의 사업의 마음가짐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말은 참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나는 실제로 이렇게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아왔다. 주로 장사를 오래 하신 분들이다. 우리 가게가 잘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웃 가게도 잘 되기를 바라는 인품 멋진 사람들. 그런 사장님들을 보면 존경심이 든다.
물론, 나도 물건파는 일로 셈하자면, 점원일을 10년 넘게 하고 있다. 손님들에게 인사하는 게 즐겁고, 손님이 저마다 마음에 있는 물건을 사가고, 각자 원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 가게에 바라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생각해 보는 것도 무척 신난다. 덧붙여, 가게를 꾸려나가는 점장도 경험해 봤고, 사람을 뽑아서 교육도 시켜보았지만, 또한 무척 신기하게도 장사하는 일을 즐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심지어 손님 오는 것을 귀찮아 하는 경우도 있다. (*아차! 하찌와 TJ 노래가 생각난다. 그래 이걸로 이미지를 올려놓으면 되겠다. 아는 사람은 아는 멋진 곡이다. 하하.)
모두가 잘 사는 길이 있을까? 모두를 만족시키고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는 언제나 한 사람에게 정성을 다하면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아픈 어머님을 모시고 다니느라, 아마 부산 봉생병원에서 읽었던 책으로 기억하는데... (무려 책이 준비되어 있는 멋진 병원이다!) 거기에 나온 마쓰시타의 일화는 놀라웠다. 과일을 선물 받게 되니... 고마워 하고, 또 고마워 했다는 것이었다. 큰 상인의 또 하나 비결이 있다면 "감사하는 것" 이라고 나는 쓸 수 있을 것 같다. 뭐이리 당연한 말 쓰냐고 구박받을 것 같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게 감사를 밝게 표현하는 사람이 어쩌면 드물다는 것이 진실일 수 있다. 감사는 또한 중요하다. 무려 행복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 연구에 의해 밝혀지고 있으므로.
하하. 어쨌든 나는 일할 수 있어서 좋다. 몸이 약하고 아프지만, 그래도 일자리가 계속해서 주어지는 것 같아서 감사하고, 기쁘다. 의사선생님께서도 병을 잘 이겨내고 있으며, 충분히 잘 하고 있다고 했다. 40이 넘고, 50이 넘으면, 어린 시절처럼... 혹시 통증이 재발해 다시 걷지 못하게 될 수 있다지만, 그것을 미리 걱정 가불할 생각은 단호히 없다. 차라리 오늘 감사할 것 한 가지를 찾는게 훨씬 바람직한 태도라는 의미다. 오늘은 뭘 감사할까 찾아보다가, 일기장에서 한 구절을 꺼내서, 기왕이면 큰 상인이 되자, 손님에게 감사하는 태도를 가져보자. 라고 스스로에게 격려를 걸고, 기백을 걸어보는 중이다.
마무리는 이렇게 써보자.
우리나라도 존경받는 기업인들이 계속해서 많이 생기기를 응원한다. 힘내라 젊은이들이여!
얼마든지 도전하고, 올바르게 살아가면서, 책임을 해내게 되는! 밥벌이가 분명 있을테니, 힘내라 중년!
그리고 책에서 발췌하며 짜~잔 하며 정리.
"이 세상에서 쓰임을 받지 못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양창순 선생님이 좋아하는 말)
다리를 절뚝이는 나같은 사람도 10년 넘도록 스스로 밥벌이를 해갈 수 있어서, 나는 이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 / 2019.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