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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Review]/영화

윈터스 본 (Winter's Bone, 2010) 리뷰

친절한 시북(허지수) 2019. 10. 22. 17:14

 

 (제 리뷰에는 본편 내용이 있으므로, 흥미가 있으신 분은 영화를 먼저 보시기를 권해봅니다.)

 

 Daum 영화 리뷰에서 영롱님께서 "이런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라고 만점을 임팩트 있게 쓰셨다. 구글링 해보니 로튼토마토에서도 94%나 받고 있었다. 피곤할 때 보았는데, 내용을 따라갈 수 없어서... 잠시 끄고 한숨 푹 자고... 체력을 충분히 확보한 후, 시청을 이어갔다. 재미면에서 칭찬 받을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생각할 요소가 있는 영화에 가깝다. 누군가에게는 좋은 영화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나의 개인사로 말하자면, 어머님이 정신장애로 매우 긴 시간 아프시다. 윈터스 본의 어머니와 비슷하다.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고, 마음의 큰 부담이다. 다만 여기서 영화 속 이야기와, 내 개인사에서, 매우 중요한 차이가 있다면, 나는 30대이며 돈을 벌 수 있고, 대한민국에서는 복지가 계속 강화되는 추세라서, 어머님은 국가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좋은 공동체가 있다는 것은 그토록 중요하다. 매우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나는 어머니가 아픈 계기로, 그 이후 헬조선 이라는 말을 절대로 입에 담지 않는다. 그 대신 사랑하는 대한민국 이라고 쓴다. 가족과 국가의 도움이 없었다면, 나는 아마 미치거나 극단적 선택을 했을 지도 모를만큼... 글로 쓸 수 없을 매우 괴로운 시간이 있었다.

 

 그래서 주인공 리 양은 그 엄청난 압력과 고통 앞에서도 얻어터져가면서 살아간다. 세상 끝에 홀로 서 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두 동생들을 사랑하고 지켜내려고 한다. (*얼마 전, 인근 지역에서 10대 여학생이 또 죽음을 선택했다는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부모님이 이혼하고, 양쪽 모두에서 자신을 맡으려고 하지 않자, 버림 받은 그 예쁜 아이가 세상을 떠났다.) 영화에서 17살 리의 경우는 울고 싶어도, 울 수가 없다. 윈터스 본, 처음에는 아버지를 찾는 영화인 줄 알았으나, 보다 정확하게 쓴다면, 아버지의 흔적과 진실을 알게 되는 차갑고 진지한 모험담이다.

 

 아버지의 직업은 마약에 손을 대고, (경찰에) 내부밀고까지 맡은 이중으로 얼룩진 삶이었다. 하지만 삼촌은 그럼에도 긍정의 언어를 건져낸다. "아버지를 부끄러워하지 말아라. 가족을 누구보다 사랑하던 사람이다." 나는 지금 어떤 진실 앞에 서 있다. 가족이 완전히 파괴되어 버림 받은 아이는 영혼이 병들어 정말로 죽어간다. 그러나 비록 비천한 일을 한다고 하더라도, 가족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마음이 전달되면, 그 아이는 세상에 맞서서 싸워가고, 일어난다. 그런 진실이 눈부시다. 좋은 직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를 사랑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

 

 12살 동생에게 야생짐승을 잡아서 식재료로 만드는 과정을 교육한다.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일이 있다고 혼을 낸다. 살아남기 위해서다. 강상중 선생님 식으로 말하자면, "서바이벌"이야말로 아주 중요한 의미를 담은 단어다. 살아남기가 고된 일임을 우리는 알게 될지 모른다. 영화적 표현으로 쓰면, 어른이 되어도 힘든 건 마찬가지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무너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에서 리 양이 계속해서 마약을 거부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 다음에는 할 수 있는 일들을 찾고 시도하고 부딪히고, 그러면서 깨지고, 얻어터지고, 다시 일어서고, 그런 것들 조차도 상처의 흔적들 모두가 어쩌면 인생의 한 장면들이다. 그럼에도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격려를 아끼지 않고, 살아가다보면, 다시 웃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힘내기를 응원하며 리뷰는 여기에서 경쾌하게 싹둑. / 2019. 10. 22. 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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