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죠? 밥벌이 힘들죠! 나만 힘든 게 아니었어요! 버티자 라는 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선생님의 책, 리뷰는 본론으로 직행합니다. 살아남기의 권면은 아주 인상적이라 진득하게 여러 번 겹쳐 읽은 대목입니다.
단순히 돈을 벌겠다거나 1등이 되겠다는 마음으로는 안 됩니다. 이러한 세속적인 평가만으로는 가질 수 없는 품격과 가치를 지니지 못하면 존경받을 수 없습니다. 사회에서 계속 살아남을 수도 없습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도덕적으로 옳을 뿐 아니라 나 자신과 사회에 의미 있는 무언가를 남겨주기 위한 것이라는 확신이 심장부터 피부까지 뿌리박혀 있어야 합니다. 가치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이길 수 있습니다. 그래야 이기고 나서도 제대로 대접받습니다. 그래야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고 오래 기억됩니다. 이것이 강한 새가 자기만 살겠다고 힘없는 약한 새들을 굶어죽도록 내버려두는 동물과 인간의 차이입니다. (159p)
이기려는 생각이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연히 남을 짓밟고 이기자는 의미가 전혀 아닙니다. 의미 있는 것을 남기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 그 열정과 노력, 땀방울은 얼마나 귀중한 것인가를 깊이 새기게 됩니다. 오늘날 우리는 이겨내야 할 것이 제법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예컨대 미국 기준으로 광고 시장은 수백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비교의 메시지, 유혹의 메시지가 들려옵니다. 영화 토이 스토리 식으로 말한다면,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게 필요합니다. 나 자신에게 의미 있는 것을 천천히 찾아봐요. 저는 우정을 매우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기 때문에, 무더운 여름이 느껴지는 오늘, 친한 친구에게 아아 (아이스 아메리카노) 를 선물했지요. 후후. 아! 다음 대목 넘어갑니다.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들국화 예찬론을 펴시는 의사 선생님. 재밌고도 재치 있습니다.
양귀비가 될래, 들국화가 될래라고 묻는다면 저는 단연코 들국화! 라고 할 겁니다. 양귀비의 화려한 꽃잎이 아름답기는 하지만 길에 핀 들국화처럼 그대가 떠나고... 꽃이 지고... 아픔이 찾아와도 계속 걸어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의 정수가 아닐까요. (130p)
글을 쓰는 저도 곧 마흔이고, 화려한 인생에 대한 환상을 많이 걷어내게 되었습니다. 직업에서 제법 성공을 거둔 주변 친구들도 겉보기에는 좋아보이지만, 무척 외롭고 지출도 만만찮게 많아서 경제적 곤란을 겪는 모습이었죠. 저는 꽤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저도, 기왕이면 들국화로 함께 선언하렵니다! 들국화가 상징하는 인생이란, 전성기가 지나고 난 다음에 어떻게 살 것인가 태도의 문제입니다. 20대 청춘처럼 활기 넘치거나 날씬하거나 건강에 자신 있는 상태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계속 자신의 할 일에 열중해 나간다는 거죠. 중년기가 찾아오면 아픈 사건들을 직접 겪거나, 어쩌면 주변에서 만나게 됩니다. 그 때도 계속 걸어가는 아름다움이 우리 인생에 있기를 저는 소망해 봅니다. 아파도, 힘내야 합니다. 술독에 빠지거나, 자포자기하면 안 됩니다. 힘내기로 해요. 꼭.
일에서 의미를 찾자는 대목은 참 좋으니까 역시 빠뜨리지 않고 소개해 봅니다.
우리는 누구나 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일을 하지 않고는 살 수 없습니다. 벗어날 수 없다면 그 속에서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지금의 시련을 고통스럽다, 괴롭다는 말로 단정하지 말고 내 삶에서 진정으로 소중한 것과 연결 지어 그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중략) 서럽고 억울할 때일수록 나는 지금 최선을 다해 가족을 위해 일하고 있다. 나는 지금 잘하고 있다 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며 더 단단해져야 합니다. 매 순간 자기 자신에게 더 많은 용기를 심어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견딜 수 있습니다. (51p)
그렇게 버텨가면서, 돈을 벌면, 우리는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습니다. 식상한 예일지 모르나, 영화를 좋아하는 저는 넷플릭스 정기결제로 주말을 신나게 불태우곤 합니다. 아! 그리고 만화책을 사기도 하고요. 책은 잔뜩 사놓고, 읽는 걸 열심히 하지 못해서 몹시 부끄럽습니다만... 부산시 캠페인 처럼 매달 한 권정도는 제법 노력하고 있습니다. 후후. 이제 첫머리로 다시 돌아가 볼까요.
그렇죠! 밥벌이 쉽지가 않습니다. 저자 김병수 선생님의 선배 의사님이 시원하게 쓰셨는데 일하고 돈버는게 뭐 어때! 입니다.
과연 돈이 없다면 당신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원하며 무엇을 그리워하고 무엇을 갈망하며 지낼 것 같은가? 과연 사랑, 창의력, 재미, 가치가 돈이 빠진 부분을 보충할 수 있을까? 돈이야말로 서로 다른 생각, 서로 다른 가치를 지닌 사람들 사이를 소통시키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게 하는 물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186p)
저는 한 때 커다란 동호회를 운영했고, 지금은 마음 맞는 분들 소수와 단톡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세어보니까 카카오에서 이모티콘을 구입한 것이 20개가 넘는군요. 한꺼번에 산 건 물론 아니고, 예쁜 녀석 나올 때마다 한 번씩 샀는데, 벌써 그렇게 되었습니다. 상황에 따라 풍부한 감정표현이 가능해져서 무척 좋더라고요. 결론은 아주 쿨합니다. 나는 돈이 필요해서 능력을 팔아서 일하고 있다. 나쁜 게 아니라는 겁니다. 오히려 나는 돈과는 멀리하며 살겠어, 일하는 건 질색이야, 그런 무책임함이 더 위험한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좋아하는 의사 선생님 책이라 쓰다보니 몹~시 길어진 장문이었네요. 일하다보면 힘든 날 있습니다. 버티고 힘냅시다. 월급날이 오면 수고했다고 자신에게 작은 선물을 잊지 맙시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함께 식사나 커피도 아주 좋습니다. 제가 즐겨쓰는 칭찬 이모티콘으로 연속 3인용하며 리뷰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수고했어요. 칭찬합니다. 열심히 사는 우리 칭찬합니다. 일하는 모습 칭찬합니다. 좋은 날 되세요. - 2020. 06. 10. 시북 (허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