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 이토록 당황스러운 녀석과 상대해야 하다니, 새삼 고전게임의 높은 벽을 실감합니다. 아군을 왼편에 있는 회복지형 액시즈와 유리한 지형에 우선 이동 시키고, 그 후 1턴 째 (혹은 그 다음 턴에), 류네(발시오네)의 격노(소모200) 정신기를 바로 사용해 버립시다. 그러면 네오 그랑존은 처음부터 거침없이 곧바로 아군 바로 앞까지 성큼성큼 다가옵니다. 격노가 없으면 이쪽이 다가가야 하는데, 큰 차이는 없지만, 적이 오는 편이 그나마 좀 더 상대하기 편해집니다.
격노를 쓰게 되면, 바로 아군과의 승부로 들어갈 수 있는데, 한 턴에 슈우를 물리치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 점을 꼭 마음에 담아두기 한 다음에, 꾸준히 인내심을 가지고 때린다고 스스로에게 기합을 두 번 걸어줍시다. 언제나 그렇듯이 정신기 3인분 겟타팀의 샤인스파크 또는 선어택 열혈로 산뜻하게 가자고요~ 약속의 패턴이죠! 승리의 방정식! 열혈걸고 뉴건담 핀판넬도 두 방! 질 수 없죠, 사자비도 열혈 걸고 판넬 두 방! 사이버스타의 맵병기 두 방 (데미지는 2천 밖에 안 들어가지만, 이런 소소한 히트도 중요한 순간이네요) 재밌게 써먹었던 맵병기 마이크로 미사일 같은 경우 데미지가 천을 넘지 못하는군요. 어쩜 저렇게나 튼튼할까...
갓보이스까지 날려봤지만 여전히 강력한 진 끝판왕! 이제 슈우의 기력이 110을 돌파하면, 축퇴포까지 날아오니까, 열혈+섬광을 같이 거는 전략도 있습니다. 어쨌든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정신기를 하나도 아끼지 않는 것이 중요하겠죠!
후후, 게다가 일정 데미지를 입혔다면, 무려 적 턴이 되면 상대 쪽에서도 아픈 맵병기가 연속으로 날아옵니다. 브루거 같은 기체들은 미리 범위 (7칸) 밖으로 피신해 있도록 해요. 그렇지만 포기할 순 없겠죠? 한 턴으로는 안 되고, 두 턴 이상 모든 전력을 쏟아부은 끝에 마침내 HP가 드러났을 때의 그 감격. 그것이야말로 이번 스테이지의 진정한 즐거움이 아닐까 싶네요. 즉, 아무리 힘들어도 인생은 이겨내고 성숙해 나갈 수 있는 것처럼, 슈퍼로봇대전도 전설적인 초강적 앞에서, 불굴의 모습을 펼쳐보이는 겁니다!
웃음을 잃지 않으면서, 축퇴포로 공격을 계속 날려주고 계시지만, 그것도 이제 안녕입니다. 각오해라!
설마 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납니다. 참고로 이번 스테이지에서 아군 기체 몇 기 (전함이라든가...) 맵병기 맞고 격추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너무 완벽하게 잘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언제나 할 수 있는데까지 최선을 다해보시길 응원합니다. (발시온 두 녀석은 굳이 격추 안 해도 엔딩으로 이어집니다~) 엔딩 화면은 고전의 미가 느껴지고 무척 소박한데요. 저는 조건부로 입수가 되었지만, 역시 아무로 만큼이나 끝까지 잘 싸워주었던 샤아(?)의 사자비로 선택해 봤습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이것으로 공략을 마칩니다.
후기. 2011년부터 블로그에서 연재를 시작했는데, (긴 세월 어머니 병간호라는 개인사정도 있었기에) 부끄럽게도 마치게 된 것이 2020년 끝자락이네요.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은 [자기 자신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보다 고독한 것은 없다.] 라는 이야기를 했어요. 21세기도 20년이 더 흘렀고, 세상은 초연결 시대라는데, 그럼에도 고독은 여전히 중요한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 바람을 가득 담아, 우리 모두가 자기 자신에게 기쁨을 주는 작은 행위를 소중히 여겼으면 좋겠습니다. 언제 내가 진짜 기뻤지? 물어보는 겁니다. 당연히 처음부터 너무 재밌거나, 또는 항상 신나거나 하지는 않겠죠.
어린 10대 시절, 지난 화였죠? 라스트 배틀의 웬드로가 너무 어려웠고, 아군은 하나 둘씩 자꾸만 격추되어 나갔고... 그래도 뉴건담이 살아 남아서 웬드로를 격추한 순간. 그것이 잊혀지지 않는 기쁨이었습니다. 이제 곧 마흔이 되어 알게 된 것은, 인생도 비슷한 궤적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실에서 살아남기란 사실 하루하루가 고된 일이고, 때로는 좋은 선택을 내리지 못한 적도 있어서, 많은 사람들과도 헤어짐을 겪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챙겨주고 힘을 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습니다. 언제나... 무엇인가를 시도하고, 익숙해지고, 또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가장 좋은 순간이 있다면, 바로 지금 여기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스스로에게 하는 당부를 덧붙였습니다.
- 2020. 12. 동호회 18주년, 블로그 13주년을 기념하며.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