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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79번째, 2025번째 글은 "꿈"

시북(허지수) 2025. 10. 19. 20:25

 

 2025년 10월. 숫자에 예민한 편이지만, 참 신기한 기분이다.

 

 모닝페이지 79번째 연속글이고,

 블로그 2025번째 글에 해당하는 글이다.

 

 마치 비옷 처럼, 나를 꽤나 무겁게 하는 것은 모두 고이 접고,

 새로운 꿈들에 대해서 오늘은 써보려 한다.

 

 10분 중에, 9분 40초를 생각했는데도,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그러므로 남은 20초 동안에는 기존에 쓰던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아프신 아버지를 잘 모시는 것이다.

 효를 다하는 자녀가 되겠다는 의미라기 보다는,

 사회적 성공은 다른 자녀들이 이루고 살아갈 수 있으니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다만 "선택"한 것이다.

 

 공부를 계속 해보는 것이다.

 지금의 흥미분야인, 음악이나 과학(수학) 외에도,

 정말로 전공 쪽으로도 심화의 길이 열린다면, 가보는 것이다.

 훨~씬 힘들어지겠지만, 고단해서, 피곤으로 잠드는 것이 차라리 낫다.

 

 점점 머릿 속이 가난해져서, 갈 곳 없고, 할 일 없어,

 매번 똑같은 이야기만, 혹은 이상한 잔소리만, 꺼낼까봐,

 그것이 싫은 것이다.

 쉽게 말해, 지금은 윈도우11 버전의 시대인데, 윈도우7, 윈도우XP 를 말해서 무엇하리.

 

 그렇다고 해서, 최신 지식을 얻으려는 것은 아니다.

 나는 지혜가 오래된 곳에 숨어있다고 오히려 생각하는 쪽이다.

 인생도 나에게 맞는 길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항상 희미하고, 흐리던 그 길이지만, 노래 제목을 빌려 - 가리워진 길이지만.

 

 길이 안 보인다고 해서, 가만히 있기에는,

 "언제나 소년소녀" 같은, 이 마음을 참을 수 없다!

 

 지금 제일 갖고 싶은 능력, 이른바 초능력은,

 구분하는 실력이다.

 

 나의 인생에서 -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들.

 

 노력하면 바뀌는 것과

 노력할 가치가 없는 것들.

 

 이것을 보다 선명하고, 냉철하게, 정리하고 싶다.

 

 지금 정리해본다면,

 나의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은,

 "흔적" 말고는 이제는 없어 보인다.

 

 1번 곡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계속 걸어가서,

 다음 곡을 써보는 것도 중요한 것이다.

 그 "흔적", 그 "과정"을 위해서 살면 된다.

 

 노력하면 바뀌는 것은 "태도" 정도일테지.

 

 사람을 실망시켰을 때의 "자책감" 은 내게는 특히 무겁게 다가온다.

 게다가, 혹시라도...

 제일 중요한 것은...

 나에게 실망할 때가, 그 무서운 날이, 솔직히 한 번씩 "찾아온다"

 

 나의 가치관이 A 인데, 사실은 B 인 행동을 한다거나,

 오늘 분명히 해낼 수 있는 일인데도, 그냥 미루어 버린다거나,

 나의 그릇이 숫자로 5 정도라면, 그것을 착각해서 70-80 으로, 큰 욕심을 낼 때가,

 가장 실망스럽다.

 

 모든 일을 다 잘할 수 없다. 그 점을 이해해야 한다.

 시간이라는 제약 속에 살아가는데, 그 속에서,

 노력을 쏟은 만큼, 우리는 빛나게 닦여나간다.

 

 어느 소설가는 글이 너무 쓰고 싶어서,

 좋은 직장까지 접어버리고, 수 년간이나, 노력을 쏟았다고 한다.

 (이 또한 성공이었기 때문에, 기억되고 있는 것이겠지만...)

 

 이 소설가에게는 멋진 직장 조차 - 노력할 필요가 없겠다는 냉정한 접근이 있었던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결단" / "터닝 포인트" 같은 이야기로 쓰곤 한다.

 

 나는 올해가 그 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문이 닫혀 있다면, 못 가는 것이다.

 문이 열려 있어도, 나보다 열정이 앞선 사람이 있으면, 못 가는 것이다.

 나는 치열함으로, 살아본 적이 사실 거의 없다.

 그저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하듯 지내온 것이니까.

 

 그렇게 인생이 다른 플랜 으로 흘러간다고 하더라도,

 이 또한 나의 운명이라고 받아들여야 한다.

 준비할 것이 있다면, 준비해야 하고, 교수님께서 제안한다면, 또 시도해야 한다.

 

 .

 

 제법 긴 시간을 글쓰느라, 정리를 해두니, 삶의 기쁨이 어디에 있는지 알 듯 하다.

 모이기만 하면, 자랑하기에 바쁜 사람들 - 거기에는 나의 꿈이 없다.

 

 나의 꿈은 "오늘 여기" 에 깃들어 있다.

 스쳐 지나간 사람들까지,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것들에 있다.

 

 성직자가 아니기에, 모든 사람들을 다 아껴갈 수 없지만,

 

 스스로의 예쁜 모습과, 못난 모습을 두루 넓게 품에 안아 사랑하고,

 마찬가지로 나에게 인연이 닿았던, 그 한 명, 그 한 명을 소중히 여겨 사랑하고,

 

 지금의 가는 길이, 10년 뒤에도, 빛날 것이라 믿으며,

 내가 생각하고 있는 올바른 길을, 그저 걸어나가면 된다.

 

 그 오늘의 미소가,

 나를 골짜기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게 하고,

 

 드디어, 내가 있어야 할 곳에, 어느 날 서 있게 해준다.

 

 솔직히,

 너무 멋지기만 한 삶은, 이상하기도 하고, 재미도 없을 뿐더러, 멀게만 느껴지잖아.

 

 .

 

 무너져버린 내 모습과,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던, 그 고마운 사랑들 속에서,

 

 나는 마침내 다시 힘을 내어서,

 

 또 일어나 걸어보기로 한다.

 

 고맙습니다.

 

 .

 

 저녁 08시 30분. 이제 아버지와 제법 늦은 저녁을 먹을 시간이다.

 

 나 하나를 위해서, 애써 시간까지 내어주시는 교수님이 계시는데...

 

 언젠가 조금 더 어른이 된다면,

 

 그 때는, 나도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누군가에게, 사랑을 주는 마음을 가지게 되기를.

 

 .

 

 그것이 내가 가져보는 조금은 "멋진" 꿈이다.

 

 - 2025. 10. 19. 허지수 (시북)

 - 블로그 2025번째 글, 그리고 모닝페이지 79번째 글.

 - 반성문 대신에 오늘은 그저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