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감상문에는 영화 본편에 대한 내용이 약간 정도 담겨 있으며,
주로 저의 생각들을 펼쳐서 담아놓았습니다.

하고 싶은 일에 "예스" 라고 해보는
대담한 결정은 실로 위험합니다.
안전하지 못한 길로 다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외부로부터 자극은 몰려옵니다.
예스맨 영화를 그저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면,
우리는 보이스피싱에 속아 금새 불행을 맞이하게 될겁니다.
그러나,
영화가 담고 있는 진짜 주제는,
"자존감" 에 대한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쉽게 풀어 쓰면, 나는 근사하지 않아 라는 절망감에 "아니야" 라고 말하기 입니다.
아주 솔직하게 써버린다면,
지금까지 평생동안 "나는 근사하지 않아" 라는 생각에 시달려 왔습니다.
잠시 호흡을 길게 쉬고, 이야기를 더 전개합니다.
며칠 뒤면 생일입니다. 높은 확률로, 거의 챙겨주는 이가 없을테지요.
일종의 히키코모리 같은 날들이 길었고, 오히려 다이어리를 천천히 바라봅니다.
"반대되는 결론도 항상 함께 생각하라 -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이 지점에서 반대되는 결론은, 나에 대한 가능성 입니다.
"나는 근사해!" 라는 결론을 함께 생각하는 겁니다.
또다른 결론 답게 살려면, 할 수 있는 일들을 좀 더 노력할 수 밖에 없습니다.
피아노를 40대가 넘어서 배우고, 미쳤다는 소리를 여러 번 들었습니다.
실제로도 전혀 뜻대로 되지 않아서, 도중에 두 번씩이나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어려웠고, 연습은 힘들었습니다. "어차피 나는 그 무엇도 안 돼. 내가 쇼팽이나, 손열음이 아니잖아..."
더 미친 짓을 시도한 것은, 몇 년 뒤 였습니다.
밤새 일을 해가며 돈을 조금 모았고, 게임을 많이 팔았으며,
그 후, 그 자금을 통째로 피아노 레슨비에 쓴 것입니다.
그 세 번째 시도에서, 저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차피 이렇게 의미 없이 사라질 인생이라면, 도망만 계속 다니며 살지 말자!"
제자의 프로필 사진에는 끝없이 도망만 친 곳에서, 천국이 있을 리 없다고 단언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포기한다는 말을 다른 방식으로, 예쁘게 포장하는 것에 능숙했습니다.
예컨대, 내려놓았다, 마음을 비웠다 식으로 굉장히 합리화를 해놓고 묻어버렸습니다.
그런 폐허가 된 밭에서, "나는 근사해" 라는 곡식이 자랄 수는 없었죠.
그렇게,
"다시" 도전한 날들은 이어졌고, 시행착오를 통해서 길어올린 것은 속담 같은 말입니다.
독일 속담에 있는, 사람은 실수를 통해서 성장한다 라는 평범하고도 짧은 이야기 였습니다.
얼마나 많이 실수하고, 절망했을까. 나를 미워했을까.
그 엄청나게 깊이 내려가는 "추락" 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이제는 인생을 다르게 접근하는 "특수한 렌즈"를 얻게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 비밀은, 자신에게 솔직하게 서기 입니다.
자신과의 약속은 할 수 있는데까지 노력해서 지켜나가기 입니다.
약 9개월의 레슨이 지나고 나서야, 저는 스스로 피아노 실력이 미세하게 발전한 것을 느끼고,
심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기가 자신의 두 발로 일어서기 까지 계속 노력해 보듯이.
실수가 계속되다보면, 그 누적의 끝은 "자기다움" 입니다.
자신의 하루를 설레게 할 수 있다면 충분합니다.
설혹 그런 좋은 것이 없고, 날마다 방황하고 있어도, 그 실수들이 헛된 날들이 아닙니다.
영화 처럼, 기타, 비행기조종, 외국어. 이런 일들이 금방 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우리가 꾸준히 시도한 일들은 - 연기처럼 사라져 소멸되지 않습니다.
특히 이 점이 중요한데, 끝까지 노력해 본 일들은 - 평생토록 추억이 되어줄 것입니다.
이 추억들이 우리를 즐겁게, 행복하게 만들어 줍니다.
부디,
이 짧은 글에서 진심이 닿기를.
마음에 묻어둔 바람을 일흔 (70+) 이 넘어서도 시도하지 못했던 부유한 노인이,
우리의 꿈이 아니기를.
"해보니까, 안 되던데요!"
"나는 역시 안 돼..."
그 아픈 현실을 마주하다보면, 결국... 우리가 닿는 곳은 행복이고,
통찰의 거울을 마주한다면,
이같은 슬픔과 좌절의 과정 역시, 좋은 삶의 통과의례 이기에
눈물을 한 쪽에 담아두면서, 삶을 포기하지 않길 바랍니다.
아무리 바라고, 바라도 "좋은 나" 에 결코 닿을 수 없지만.
글을 마치며, 피아노를 배우며 가장 값진 경험을 나눈다면,
"어제의 나" 보다, 조금 자랐다면 그건 얼마나 훌륭한 삶일까요.
거대한 미디어에서 중독적으로 떠들어대는 "환상의 생활모습" 이 아니라,
나에게 다가가는 여행을, 우리 모두 잘 해내기를 깊이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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