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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 슈퍼로봇대전 F 리뷰 (Super Robot Wars F Review)

시북(허지수) 2010. 3. 8. 06:00


 이제 슈퍼로봇대전F 의 이야기를 잠깐 해볼까 합니다. F는 판매량 부터가 대단했습니다. F와 F완결편 나누어서 발매했는데, 총합 110만장의 판매고를 자랑했지요. 물론 팬들 입장에서는, 왜 타이틀을 굳이 나누어서 발매를 해야 했는가... 에 따른 불만도 있었습니다만, 여하튼 인기는 상당했습니다. 슈퍼로봇대전F는 윙키소프트가 만들던 시절인, X차로봇대전 시리즈의 시스템 완성을 보여준 작품입니다. F 이후로, 알파 시대가 도래하면서, 난이도나 게임성이 상당히 바뀌게 되고요.

 강렬했던 참전작들도 인상적이었어요. 놀라움을 안겨주었던 에반게리온도 나왔고, 건버스터에, 갓건담에, 이데온, 빌바인, 뭐... 지금 생각해보면 그리 놀랍지도 않지만, 당시로서는 올스타 드림팀을 보는 듯 했지요. 시리즈를 집대성한 성격의 방대한 볼륨도 매력적이고요. 오리지널 이벤트도 있어서, 에바의 안노히데야키의 오퍼에 의해 브라이트가 이카리 신지를 수정한다거나 (...) 등의 재밌는 요소도 있었습니다.
 
 장점으로는 또 BGM의 훌륭함을 꼽을 수 있습니다. 배경음악이 좋았던 게 참 많았어요. 게다가 전투씬 풀음성지원! 3차, 4차 시절의 SFC시대와는 다르게 당시 차세대기였던 세가새턴으로 풀음성을 들으면서 전투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백미였지요. 도몬의 대사 정도(내손이 불타고 있다.. 어쩌니 저쩌니... 중얼중얼... 샤이닝 핑거!)는 달달달 외울 정도였습니다. (웃음) 전투 타격감이 좋은 것도 장점입니다. 맞는 느낌이 뭔가 제대로 치는 느낌이 있었어요. 세세한 것인데도, 이런 점을 신경썼다는 것은 분명 높이 살만한 일!

 난이도도 결코 쉽지 않아서, 극후반에는 몇 방에 떡실신 되는 아군들을 봐야 했습니다. 고난이도 슈로대 중에 하나로 손꼽힙니다. F를 계기로, 이후 알파에서는 대중화 노선을 걸으면서 난이도를 대폭 수정하게 되었고요. 매우 재밌게 플레이 했었지만, 단점도 물론 있었습니다. 후반부의 밸런스는 다소 문제가 있어서, 슈퍼계 로봇들이 잘 버텨내질 못하지요. 일단 맞았다 하면, 크윽... (...)
 
 윙키소프트 시절 슈로대 작품들이 대게 그러한대 기체, 파일럿간의 성능차이가 상당해요. 슈퍼로봇대전F 에서는 이것이 심해져서 뉴타입이 아니면 사용할 수 없는 건담계열 파일럿들도 좀 안습하고요. 또한 HP가 인플레 되어서, 후반부는 확실히 악몽과도 같습니다. 아니 글쎄 가자C 같은 하급 쫄병기체들도 HP가 1만이 넘어가요... 이건 뭔가 아니라 싶습니다~ 하만님의 큐베레이는 HP5만에, 장갑치도 상상초월. 요즘 슈퍼로봇대전의 최종보스의 스펙을 능가할 것 같습니다. 2회 행동에 초고능력치라서 걸리면 죽어요 -_-;;; 덕분에 우주세기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그야말로 뉴타입들의 대활약상을 볼 수 있을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개조와 운용에도 전략이 필요해서, 잘 집중해서 키울 녀석들만 집중적으로 키워줘야 그나마 편안하게 후반부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개조 안 하고 플레이 하다가는 패드를, 나아가 CD를 박살낼 지도 몰라요 (...) 개인적으로 ★4 정도를 주는 작품입니다. 밸런스 면에서 역시 -1점! (아무리 좋아하는 작품이라도, 리뷰는 냉정해야;;;)

 동호회에서 이 슈퍼로봇대전F 를 두고 평가작업을 한 일이 있습니다. 42명 정도의 회원분들이 한 표, 한 표 투표를 해주었습니다. 의외로 평균 4점 정도의 상당한 수작으로 평가결과가 나왔습니다. 종합하자면, 밸런스적인 단점은 존재하지만, 또한 장점도 많기 때문에, 재밌게 플레이 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하겠습니다. 초보자에게는 별로 비추천합니다만... 충분히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어필했던 작품이 아니었나 싶어요.

 워낙 길기도 해서 ^^ 90년대 두어번 클리어 한 뒤로는, 다시는 해볼 기회가 없었지만, 적어도 이 녀석 때문에 세가새턴을 장만했던 일을 후회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만큼 개인적으로는 꽤나 만족스러웠습니다. 에이스들만 키워서, 강적들을 상대하는 기분은, 결코 쉽지 않았기 때문에, 또한 인상적이었던 것 같고요. F91의 시북이 굉장히 강하게 나오는 로봇대전이기도 합니다 (웃음)... 요즘에는 F91 나오지도 않더구만요 -_-;;; 큭...

 이제 이쯤에서 정리를 해봐야겠습니다. 난이도면에서는 유저를 울게 만드는 아군의 약체화와 적군의 파워업이 당황스러웠고, 게다가 가격면에서는 유저를 두 번 울리는 분할 판매... 게다가 발매연기도 있었고요. 슈퍼로봇들의 홀대와 뉴타입 파일럿들의 슈퍼파워도 불합리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인 재미와 정성은 상당히 느껴지는 대작이었습니다. 강적들도 많았고, 후반부에는 미칠듯하게 스펙이 높은 강적들을 전략적으로 생각하면서 때려잡는 느낌은 "해냈다!" 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후 알파에서는 솔직히 낮은 난이도로 해서, 뭐 대충 배치하자 죽기야 하겠어~ 라는 마음으로 했었거든요... (너무 대충하니까 죽기야 죽더군요 --;) F 에서는 대충 아군을 배치했다가는 나가 떨어지기 십상이기 때문에, 항상 옹기종기 모여다니면서 집중 공격으로 졸개들을 하나 둘 처리해 나갔던 추억이 있습니다. 어느 쪽이 취향에 맞는 지는 결국 유저의 몫이겠지요. 적진을 휘젓는 일기당천이냐, 일점타로 집중공격형이냐! 그런 의미에서는 F는 결코 상쾌한 타입의 게임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신중하게 플레이하는 유저들에게 어필할 만한 작품이라 생각해 봅니다. 하하. 이제 마치며 데모영상을 함께 싣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