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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C] 로맨싱 사가 3 리뷰

시북(허지수) 2010. 3. 9. 21:13

 로맨싱사가3. 그야말로 후기 SFC시대의 최고봉 RPG중 하나로 손꼽는 명작이지요. 94년에 파판6이 화려하게 그 해를 장식했다면, 95년에는 로맨싱사가3 으로 놀 수 있었다! 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판매량도 130만장을 자랑합니다. 훌륭한 그래픽, 그리고 뛰어난 연출력, 게다가 환상적인 사운드까지! 기본적으로 스퀘어 대작 RPG의 필수적 요소를 갖추고 있는 물건이지요. 한편 이 녀석이 발매된 것이 95년 11월이었고, 이후 96년 2월에는 스퀘어가 충격적이게도 플레이스테이션 라인에 참가하게 됩니다. 그렇게 이후 초대작 RPG로 불리는 FF7은 PS진영으로 넘어가기도 했지요. 이런 영향을 받아서인지, 로맨싱사가3 이 한참 팔려나간 후, 더 이상 SFC시대의 영광은 끝이다 라는 느낌도 적지 않았는지... 가격 폭락을 당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사실 SFC시대 롬들이 너무 비싸기도 했었지요. 로사3도 11,400엔이었으니... 눈치빠른 유저들은 벌써 SFC를 팔아치우고, PS로 갈아타서 FF7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잡설이 길었습니다만, 로맨싱사가3를 살펴보자면 - 일단 전작의 피말리는 난이도는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게임밸런스를 상당히 조율하게 되었습니다. (로맨싱사가 1, 2 시절에는 고난이도RPG로 이름을 날렸을 정도였으니;;) 난이도도 조금 내려갔으며, 자유도도 무한하기 보다는, 조금씩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게 배려됩니다. 파고들기 요소도 많아졌으며, 종합적으로 봤을 때, 그 완성도는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에 가면 볼 수 있는 극찬도 여전합니다. "역사에 남을 대작이었다!" 뭐, 확실히 재미면에서는 가히 일품이었지요. 하하. 훌륭한 사운드를 안 들어볼 수 없겠지요. 전투BGM은 진짜 훌륭합니다. 이 곡들에 반해서 유튜브에서는 기타로 연주하는 신기한 영상도 있는데, 같이 실어보겠습니다. 나와라. 뾰로룡!

 
 저도 기타는 조금 친다고 자부합니다만, 말 그대로 저의 실력이라면, "조금 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무서운 실력들이군요. 아아, 세상에는 괴수들이 많습니다. (웃음) 여하튼 로맨싱사가2 에서 거의 완성되어있는 시스템을 가져왔으며, 여러가지 닮은 점이 많습니다. 기본적으로 프리시나리오에, 전구를 통해서 기술을 배우는 시스템 등 비슷해요. 그러나 또 후속작이니만큼 다른 점도 있겠지요. 주인공이 많아졌고, 다양한 전투대형이 생겼으며, 기술을 가르쳐 줄수도 있고, 편리하고 쾌적해 지는 방향으로 밸런스가 맞춰집니다.

 당시는 몰랐던 꽤 신기한 뒷이야기로, 로맨싱사가3 에는 숨은 레어몬스터들이 상당하다고 합니다. 저도 엔딩을 보다가 어 저 녀석은 본 적이 없는 녀석인데... 폼인가? 하면서 흠칫 했던 추억은 납니다만, 그게 실제로 데이터가 있는 녀석이었다고 합니다 (...) 이런 레어몬스터를 만나려면, 롬의 바이너리 값을 개조해서, 만날 수 있게끔 개조해야만 만날 수 있는 녀석도 있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면 약간의 버그랄까... 뭐, 희귀몬스터와 안 만나도 전혀 플레이에 상관은 없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예전 작품들에는 이렇게 수치로는 만들어 놓았으나, 구현은 안 해놓은 데이터 값들이 상당히 있었습니다. 슈퍼로봇대전F 의 에바영호기 롱기누스의 창 같은 무기도 실제로 구현은 안 되었지요.
 
 또한 일부레어몬스터는 계속된 몬스터와의 전투로 극한까지 몬스터의 랭크수준을 높여놓으면 만날 수 있는 녀석도 있었다 합니다. 이 역시 기억이 잘 나지는 않습니다... 확실한건 계속 싸우다보면 엄청 몬스터가 강해진다는 기억만은 확실합니다... 여하튼, 이러한 파고들기의 다양한 요소로 마니아들까지도 깊게 만족을 주었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기본적으로 로맨싱사가 시리즈 답게 자유도가 높고, 레어 아이템도 많으며, 동료들도 다양하며, 기술을 배워나가는 특유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고 (게다가 이제 기술을 전수도 할 수 있다니!), 매우 수준 높은 배경음악에, SFC 최고퀄리티의 화면과 연출까지... RPG팬으로써, 이런 작품에 ★5 를 주지 않는 것도 이상할 것입니다. 물론 자유도 높은 RPG가 대게 그러하듯이 처음에는 약간의 혼란이 있겠습니다만, 적응하다보면 하나 둘 심하게 몰입되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웃음)
 
 키우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점점 박진감 있게 전투를 즐길 수 있어서, 지루하지가 않았어요. RPG의 단점이라 할 수 있는 늘어진다, 지루하다, 질질끈다, 이런 단점을 훌륭하게 보완했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굳이 이 로맨싱사가3의 단점을 꼽는다면, 팬들 사이에서는 너무 쉬워진거 아냐? 라는 정도... 배부른 단점 지적질로 보입니다. 차라리 로사2 가 난이도가 좀 심했던 게 맞을껍니다. (하하;) 또 다른 단점으로는, 덕분에 다른 RPG게임이 재미가 없어졌어... 아, 이건 저도 조금 인정합니다. 로사3 같은 명작을 하고 나면, 다른 고전 작품에 대한 평가가 떨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웃음) 스토리면에서는 FF6 등에 비한다면 약간 밀리는 것이 사실입니다만, 게임성과 시스템, 전투의 훌륭함은 완성도 면에서 정말 대단한 것이었고, 사운드도 SFC 최고 중의 하나였다 평할 수 있습니다. 파고들기 RPG로 평하는 분도 있는데, 뭐, 여하튼 가볍게 놀라면 가볍게 놀 수 있고, 헤비유저라면 정말 이것저것 많이 파볼 수 있을 만큼 볼륨감도 대단했어요.

 이런... 잠깐 쓸려 했는데, 또 굉장히 길어져 버렸네요 ^^ 이만 줄여야 겠습니다. 영화와 같은 게임이 21세기 게임의 대세로 불리는 것도 사실입니다. FF13, 언차티드2 같은 굉장한 작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RPG 게임들은 그야말로 치열하게 고민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지요. 기존의 요소를 가지고 그래픽만 좀 더 개선하는 방향으로는 어필할 수 없으니까요. 시스템으로 즐거움을 준다는 것은 이제 힘든가 싶기도 하고... 그렇다고 리메이크, 리메이크만 외칠 수도 없습니다. 역사에 남을 명작이라는 소리를 들으려면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어려운 문제지요. 한 가지 힌트를 로맨싱사가3 에서 찾는다면, 달성감과 기쁨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그 그 과정이 결코 지루하지 않아야 하고 긴장감 있게 펼쳐져야 한다는 것이지요. (*아, 이건 언차티드 개발진의 인터뷰 내용과 비슷한 감이 있네요.) 모쪼록 차세대기 RPG에도 언차 같은 찬사를 받는 작품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