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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스타열전

미라클 레프티 알바로 레코바

친절한 시북(허지수) 2010. 7. 18. 08:52
 축구선수 중에는 팬들에게 강렬한 이미지로 기억되는 인상적인 선수가 종종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레코바 라는 선수도 그런 매혹적인 선수입니다. 남미의 지단이라는 별명도 있고, 컨디션이 좋을 때는 정말로 지단과 버금갈만큼의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경기를 혼자서 결정해 버릴 만큼 놀라웠지요. 그럼 이 미라클 레프티에 대한 이야기 속으로 출발해 봅시다.

 프로필

 이름 : Álvaro Recoba
 생년월일 : 1976년 3월 17일
 신장/체중 : 179cm / 79kg
 포지션 : FW / MF
 국적 : 우루과이
 국가대표 : 69시합 14득점


 왼발의 솔리스트... 레코바 이야기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알바로 레코바의 이름과 포스는 유럽축구팬이라면 한 번 쯤 들어봤을 것입니다. 그는 관객을 사로잡는 창조적인 판타지스타 였으며, 필드의 자유로운 영혼이었습니다. 전술보다는 자신의 왼발 하나로 경기를 끝내버리는 그 강렬한 모습에, 그를 좋아하는 팬들도 상당했습니다.

 13살 때, 다누비오에서 본격적으로 축구를 시작한 레코바는, 이윽코 프로무대에 데뷔하면서 높은 잠재력을 주목받기 시작합니다. 덕분에 우루과이의 강호 클럽 나시오날 팀에 몸담게 되지요. 이 강팀에서 레코바는 27시합 출장에 30득점이라는 경이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제 스무살을 갓 넘긴 레코바가, 득점왕에, 최우수선수상을 획득했고, 이런 무서운 활약 덕분에 유럽 빅클럽들이 그를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이듬해 그는 세리에A의 인터밀란으로 이적하게 되었습니다. 빠르군요!

 인터밀란에 와서 펼친 데뷔전부터 레코바는 남다르게 강렬합니다. 시합 종료 10분을 남겨 놓고, 혼자서 두 골을 꽂아넣었지요. 게다가 이 두 골 모두 엄청납니다. 40m에 가까운 거리에서 그대로 빨려들어가는 슈팅, 장거리 프리킥도 강렬했지요. 같은 시합에서 데뷔했던 괴물 축구선수 호나우두의 포스마저 희미하게 느껴질만큼 레코바의 데뷔 무대는 환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만화같은 활약이들이 계속될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출장 기회는 제대로 잡기 힘들었고, 98-99시즌에는 강등 위기에 있던 약팀 베네치아로 임대 이적을 다녀오게 됩니다. 그런데 참 재밌는 것은, 이런 의외의 출장찬스를 레코바는 제대로 잡아냈다는 것입니다. 베네치아 팀에서 멋진 활약을 펼치며 19시합 10득점을 기록 (약팀에서의 이 정도 활약입니다) 강등을 막아내는데 크게 공헌했고, 이 때 부터 레코바의 진가는 세리에 A 무대에서 더욱 뿜어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레코바의 특징은 마법같은 플레이를 단연 손꼽을 수 있습니다. 미라클 레프티 라는 말이 있을 만큼, 상상력이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줍니다. 스피드가 살아 있는 드리블 능력과 높은 볼 컨트롤 능력, 골 결정력도 수준급이고, 프리킥도 대단히 잘 차는 선수였습니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그의 플레이는 종종 경기장 전체를 압도해버립니다. 팬들에게 사랑도 많이 받았고, 동양적인 외모 덕분에 "엘 치노(중국인!)" 이라는 별명도 얻습니다.

 그러나 꼭 언급해야 할 부정적인 요소도 있습니다. 바로 너무 뛰어난 개인기가 어쩌면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축구는 항상 혼자서 결정해야 하는 스포츠가 아닙니다. 때로는 개인의 능력보다는 조직적인 팀워크가 더 중요시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당시 인터밀란 감독 마르첼로 리피의 생각이었습니다. 리피 감독은 레코바는 절묘한 개인기가 있지만, 팀이 아니라 개인의 쇼로서 펼쳐지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며 벤치에 레코바를 앉혀 두는 경우도 상당했습니다.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컨디션에 기복이 있었던 선수였습니다. 발동이 걸렸을 때의 플레이는 선명하고 화려하고 그야말로 놀라울 정도였으며, 왼발 하나로 경기를 지배하는 그를 두고 왼발의 솔리스트, 즉 독주하는 연주자 라는 칭찬도 있습니다. (일부 팬들은 지단 이상의 포스, 신들린 포스, 환상 테크니션 으로 부르기도)

 한편으로는 부진하는 경기에서는 몽유병에 걸린 환자처럼 그라운드를 방황하고 있을 뿐이었지요. 후에 인터밀란을 맡았던 만치니 감독 역시 레코바를 두고 특히 젊은 시절은 훌륭하고 경이적인 재능의 선수 였다고 평하면서도 관객들에게는 놀라움과 즐거움을 줄 지 몰라도, 감독의 신분으로서는, 다루기에 곤란한 선수였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현대 축구에서는 점점 독주하는 연주자는 찾아보기 힘들어 지고 있습니다. 생각하는 축구, 전술적인 시야도 요구되고 있습니다. 레코바는 그 개인으로서는 위대한 재능일 수 있으나, 팀 입장에서는 때때로 유령처럼 경기장을 방황하는 모습을 감당해야만 하는 그림자도 있었다 하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레코바를 저평가 해서도 곤란합니다. 마음을 사로잡는 환상적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선수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게다가 인터밀란의 회장인 모라티 역시, 레코바의 열성적인 팬이었습니다. 레코바가 전성기시절 많은 클럽들이 저 선수 좀 달라고 오퍼를 보냈지만, 모라티 회장님은 단호하게 다 잘라버립니다. 절대 내놓을 수 없다는 것이지요. 덕분에 레코바는 모라티의 사랑받는 아이 로도 이름을 날립니다.

 2000년대 중반, 이제 30대 무렵이 되어가면서, 레코바는 점점 출장기회를 잃어가게 됩니다. 나이도 있었고, 인터밀란에는 즐라탄 등 워낙 뛰어난 공격수가 많았습니다. 레코바는 토리노에 임대이적을 해서, 마지막까지 열정을 불살랐으나, 몸도 부상으로 예전만 못하고, 관중들이 기대하는 높은 수준의 활약은 더 이상 힘들었지요. 이듬해 인터밀란과의 계약도 끝이 나고 맙니다.

 이후에는 그리스의 파니오니오스 팀에 몸담았다가, 현재는 우루과이로 돌아가서 처음 축구를 시작했던 다누비오 팀에 다시 몸담고 있습니다. 이제 그야말로 현역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 클럽팀 이야기만 했는데, 국가대표로도 상당히 인상적으로 활약했습니다.

 10대 때 국가대표로 데뷔했고, 국민적 아이돌로서 많은 인기를 보유한 선수가 레코바 입니다. 2002년 월드컵 남미예선에서도 호주와 중요한 플레이오프에서 멋진 퍼포먼스를 발휘하면서 본선진출에 공헌합니다. 물론 당시 월드컵 본선무대에서는 우루과이는 좋은 성적을 남기지 못했지만, 팀의 중심선수로 레코바는 활약했습니다. 

 한편 2006년 월드컵에서는 공교롭게도 또 다시 예선에서 남미 5위를 하는 바람에 호주와 재차 만났는데(또 너네들이냐!), 이번에는 승부차기 끝에 패배하면서 독일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하고 맙니다. 그리고 레코바는 2007년 코파아메리카를 끝으로 대표팀에서 물러나지요. 당시만 해도 우루과이의 대표적인 선수 중 한 명이 레코바 였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서 포를란이 우루과이의 대표적인 선수로 주목받을 것 같네요. 그럼에도 레코바 같은 인상적인 선수는 팬들에게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입니다.

 마치면서 유명한 그의 베스트골 동영상을 덧붙입니다. 조회수 40만이 넘는 유튜브에서 이름을 날린 영상이지요. 어떤 선수가 좋은 선수냐고 단정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축구팬이라면 놀라운 플레이를 보여주는 선수가 있기에 축구 보는 맛이 살아난다고 말할 수는 있습니다. 레코바는 바로 그런 놀라운 선수, 미라클 레프티 였습니다. 늘 재밌게 읽어주시는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댓글
  • 프로필사진 세리에a연봉1위 한때 세리에a연봉 1위선수였죠
    그만큼 실력도 엄청났고 왼발이 주특기였는데말이죠
    2010.07.21 09:47
  • 프로필사진 친절한 시북(허지수) 꾸준히 오래도록 활약할 수 없어서 아쉬웠지요 ^^ 연봉은 그만큼의 인기가 있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고... 하하. 2010.07.21 17:57 신고
  • 프로필사진 David.Ginola 얼마전에 알싸에 '이선수가 있었다면 우루과이가 결승에 갈 수 있었을까요"하고
    레코바 동영상을 올린적이있는데 역시 어린저로써는 우루과이하면 역시나
    레코바가 가장 먼저생각나네요~
    2010.08.13 20:42
  • 프로필사진 대단합니다 정말대단합니다. 댓글정말오랜만에쓰내요
    글도휼룡하고 영상도휼룡합니다.
    사람들이 괜히 레코바ㅎㄷㄷ한게 아니엿군요
    2010.12.26 11:56
  • 프로필사진 시북 하하, 반갑습니다 ^^ 영상이 압권이지요. 저런 활약이 기복없이 계속되었다면, 아마 21세기판 축구계의 신데렐라, 마라도나로 불렸겠지요. 가끔이지만, 그런 생각을 해요. 레코바가 브라질 같은 나라에서 10-20년만 앞서서 태어났더라면, 무시무시 하지 않았을까 ^^ 복잡한 전술 이해가 필요한 시대의 레코바는 그 역할을 스스로 정확히 하기가 쉽지 않았으리라 문득 생각해 봅니다. 2010.12.2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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