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스타열전

#130 1970년 브라질 대표팀의 조율자, 제르손

시북(허지수) 2020. 9. 15. 23:29

 

 오늘은 조금 이야기가 짧을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꼭 한 번 소개해 보고 싶은 선수가 있기에, 과감하게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합니다. 2010년 월드컵에서 네덜란드의 전설 요한크루이프는, 특히 브라질 대표팀을 두고 혹독한 비판을 합니다. "우리가 아는 브라질팀이 아니다, 플레이메이커가 없다, 제르손, 토스탕, 팔카오, 지코, 소크라테스 같은 선수들은 온데간데 없다" 라며 둥가 감독에게 냉혹한 평가를 내리지요. 뭐, 지코 등 브라질 마법의 MF 4인방은 그렇다 치고, 제르손의 이름이 언급되고 있는데, 정작 블로그에서 소개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제르손은 누구인가 살펴볼까 합니다 ^^

 

 프로필

 

 이름 : Gérson
 생년월일 : 1941년 1월 11일
 신장/체중 : 170cm / 69kg
 포지션 : MF
 국적 : 브라질
 국가대표 : 70시합 14득점


 파괴적인 공격진을 지휘한 제르손 이야기

 

 1970년 브라질팀의 멤버들은 엄청난 재능의 선수들이 죄다 모여있었습니다. 펠레, 토스탕, 자일지뉴, 리베리노가 있었고, 플레이메이커는 오늘의 주인공 제르손이 맡고 있었지요. 소개된 멤버들 모두 특급 실력을 자랑하는 선수들로서, 당시 어느 팀에 있더라도 에이스로 이름을 날릴 만큼 걸출한 선수들이었어요. 초강력한 공격진을 자랑하는 브라질은 유력한 우승후보였고, 압도적인 공격력을 선보이며, 3번째 월드컵 우승을 차지합니다. 브라질은 출전한 6경기를 모두 전승했고 19골을 넣었지요. 제르손의 활약도 돋보였습니다.

 

 그는 왼발을 주로 사용했으며, 정확한 중거리 패스가 주특기 였습니다. 자로 잰 듯한 패스, 패스의 달인 등으로도 소개되고 있습니다. 강력한 슈팅력도 있어서, 종종 중거리 슈팅을 날리는 위협적인 모습도 보여주었는데, 70년 월드컵 결승전에서도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전에 장기인 중거리슛으로 승기를 잡는 귀중한 골을 기록했고, 기세를 잡은 브라질은 이탈리아를 4-1로 대파하며 우승합니다.

 

 제르손은 언제나 주위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지시를 하는 것으로도 유명했는데, 이런 멋진 플레이메이커에게 재밌는 별명이 있습니다. "앵무새!" 여하튼 역대 최강팀 중 하나로 손꼽히는 70년 브라질팀의 지휘자인 제르손은 이런 강팀을 멋지게 조율하였으나, 워낙 같이 뛰던 명선수들이 많아서 이름이 다소 묻힌 느낌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MVP 같은 제도가 없었지만, 대회 베스트일레븐을 선정했다면, 필히 그의 이름도 들어있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상대적으로 제르손이 덜 알려진 까닭은, 유럽에서 뛰지 않았고, 브라질 클럽팀에서만 활약했던 영향도 다소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래도 제르손은 브라질 축구대표팀 명예의 전당에 오른 27인의 멤버 중 한 명으로서, 레전드 다운 포스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1999년 발표된 20세기 위대한 축구선수 랭킹에서도 100위 안에 이름을 올립니다.

 

 에피소드로, 한 가지 옥에 티(?)랄까... 가 있다면, 2004년에 FIFA 100 이라고, 펠레가 선정한 명선수 리스트가 있는데, 여기에 제르손의 이름이 빠져 있었습니다. 펠레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브라질 선수가 너무 많으면 팔이 안으로 굽는 아전인수가 될 수 있어서, 몇몇 선수를 빼야했겠지만, 제르손이 빠진 것은 여러 의미에서 충격이었지요. 제르손 본인도 이런 상황을 납득할 수 없어서, 펠레를 거칠게 비판했고, FIFA100 리스트를 찢어버리는 퍼포먼스를 보여줘서 세계에 이름을 날리기도 합니다. 뭐, 사견일 뿐이지만, 그럼에도 괜찮아요. 우리는 당신도 FIFA 100 에 들어가도 좋을 만큼, 명선수 였다고 생각하니까요.

 

 이제 다소 짧았던 이야기를 마쳐야 겠습니다. 애독해 주시는 분들께 늘 감사드립니다.

 

 2010. 10. 05. 초안작성.

 2020. 09. 15. 가독성 보완 및 동영상 업데이트 - 축구팬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