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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스타열전

서독의 태양, 우베 젤러 이야기

친절한 시북(허지수) 2010. 10. 29. 06:31

 지난 번에 포스팅을 하면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니 우베 젤러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는게 좋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60년대 서독의 간판 스트라이커 였지요. 지금은 후덕한 미소가 멋지신 백발 할아버지가 되셨지만, 한 때는 세계에서 알아주는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 마테우스가 월드컵 최다출장 기록을 깨기 전까지는 우베 젤러가 월드컵 최다 출장자 이기도 했었는데.. 하하. 여하튼 오늘도 즐겁게 이야기 출발합니다!

 프로필

 이름 : Uwe Seeler
 생년월일 : 1936년 11월 5일
 신장/체중 : 170cm / 75kg
 포지션 : FW
 국적 : 서독 (독일)
 국가대표 : 72시합 43득점


 60년대 서독을 대표하던 명공격수 - 존경받는 우베 젤러 이야기

 앞서서 거인선수 존 찰스를 살펴보았듯이, 축구선수가 키가 크면 유리할 것 같지만, 키가 작아도 엄청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은 많이 있습니다. 굳이 마라도나 혹은 리오넬메시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독일의 폭격기 게르트 뮐러도 175 정도였고, 오늘 주인공 우베 젤러는 170cm의 단신(!) 이었지요. 게다가 통통해서, 얼핏 보면 옆집 아저씨가 축구하러 다니는 듯한 포스가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웃음)

 그러나, 우베 젤러는 그런 외모와는 전혀 다른 엄청난 움직임을 보여주는 공격수 입니다. 빠른 움직임과 정확한 위치선정을 바탕으로, 점프력도 굉장히 뛰어납니다. 전매특허는 정확한 헤딩기술! 발군의 골감각으로 엄청나게 많은 골을 넣었지요. 함부르크에서만 활약했는데 프로통산 무려 476시합 404골이라는 가공할만한 성적을 남겼습니다. 재밌는 것은 젤러에게는 발끝으로 펼치는 화려한 테크닉 같은 건 없었다는 겁니다. 오히려 투지와 근성, 위기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뜨거운 집념으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커리어를 따라가봅시다.

 아버지도 함부르크의 축구선수였고, 이렇게 함부르크에서 태어난 젤러는, 9살 꼬마 무렵 자연스럽게 축구클럽 함부르크SV의 유소년 팀에 가입하며 축구를 본격적으로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젤러는 1954년 프로무대에 데뷔하게 됩니다. 이미 청소년 시절 부터, U-18 국가대표로 활약할만큼 재능있는 유망주 이기도 했지요.

 이제 함부르크에서 우베 젤러의 활약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데뷔전부터 강렬한 인상을 보여준 젤러는 이후 1956년부터 1962년까지 거의 매번 30골 가까운 골폭풍을 몰아치면서, 일약 인기스타이자 핵심선수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1960년에는 함부르크의 리그우승을 이끌면서, 독일최우수선수로 선정되었고, 1958년과 1962년에는 월드컵에도 참가해서 활약합니다. 1960년 발롱도르 3위를 기록하기도 했고요. 지금과는 다르게 당시 독일 축구선수들은 그다지 높은 연봉이 아니었고, 뛰어난 선수들은 해외로 나가서 활약하기도 했었습니다. 이름이 알려지면서 젤러에게도 이태리와 스페인의 명문팀으로부터 고액의 오퍼들이 왔고, 우리 팀으로 오라는 손길이 닿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 남자 참으로 순박합니다. 그냥 고향에서 열심히 뛰는게 좋다며 다 거절해 버립니다. 이후로도 우베 젤러는 함부르크를 한 번도 떠나지 않았습니다.

 1963-64시즌이 되면, 드디어 서독축구는 분데스리가의 이름으로 새로운 막을 엽니다. 우베 젤러는 30골을 넣으면서, 초대 득점왕에 등극했고, 최우수선수상을 또 받게 됩니다. 유럽 클럽대항전에 나가서도 29시합 21득점이라는 순도높은 통산기록을 가지고 있고요. 그야말로 60년대 서독의 간판선수였지요. 그가 지금에 와서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월드컵 우승 기록이 없기 때문입니다. 4번이나 월드컵에 출장하지만, 우승은 차지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인기 면으로 봤을 때, 우베 젤러는 독일에서 가장 사랑받는 선수 중 한 명이지요 :)

 1966년 월드컵에 참가한 서독은 결승까지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승부는 2-2 로 연장까지 갔고, 잉글랜드가 정면의 크로스바를 맞추며 바로 수직으로 골라인(하얀선)으로 떨어지는(!) 기묘한 논란의 골을 넣었고 끝내 4-2로 우승을 차지합니다. 독일 사람들은 이 골을 인정하지 않았고 분노에 휩싸입니다. "골을 도둑맞았어 젠장 열받어!!!" 심지어 독일에서는 - 그 위치에서는 슛을 어떻게 때려도 크로스바를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 라고 논문까지 발표되었을 정도니... 그 적개심은 엄청났습니다. 그런데 우베 젤러는 매우 인상적인 말을 합니다. "잉글랜드 여러분, 당신들이 이겼습니다. 축하합니다." 그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존경 받는 인품을 가진 슈퍼스타 였지요. 대인배 젤러 아저씨라고 불릴만 합니다 ^^

 이런 우베 젤러는, 함부르크에서 "운스 우베"라는 친근한 애칭으로 통하기도 합니다. "우리 우베"라는 뜻인데, 정말로 부러운 별명입니다. 그는 우리의 보물 같은 스타라는 느낌이지요. 프랜차이즈 스타의 큰 모범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때로는 심각한 부상으로 선수생명의 위기를 겪지만, 그 때마다 불굴의 의지로 다시 일어섰던 우베 젤러의 모습에 팬들은 큰 감명을 받았고, 서독의 태양으로 칭송받기도 했습니다. 스포츠에서 가장 감동스러운 모습 중 하나는 부상을 딛고 다시 그라운드에 설 때, 그 피나는 노력과 의지를 엿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포기하지 않는 인간, 일어서는 인간, 얼마나 좋습니까!

 시간은 더 흘러서, 1970년 월드컵이 되었습니다. 만 34세 노장이 되었던 우베 젤러와, 떠오르는 태양이자 득점기계 "게르트 뮐러"를 놓고, 누가 주포를 맡아야 할지 논란이 생깁니다. 캡틴 젤러는 에이스 스트라이커는 게르트 뮐러가 맡아야 된다며 스트라이커 자리를 내놓고, 스스로 중원에서 뛰기로 결정합니다. 그리고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또 한 번 감동을 줍니다. 훈훈한 70년 월드컵 두 레전드의 골이 각각 터지면서 첫 경기부터 모로코에게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둡니다. 이후에도 연승을 달리며, 조별리그 3연승으로, 토너먼트 진출! 운명은 참 재밌습니다. 8강에서 4년전의 원수 잉글랜드를 만나다니 말입니다.

 잉글랜드 역시 만만치가 않습니다. 두 골을 내리 꽂아넣으며 서독을 0-2로 몰아세웁니다. 그런데 독일사람들의 근성이라는 것은 참 대단하지요. 베켄바우어가 추격골을 넣고, 이후 우베 젤러의 전매특허 헤딩골이 터졌고, 연장전에서 게르트 뮐러가 결승골을 넣습니다. 3-2로 경기를 뒤집으면서 서독을 열광하게 만들었지요. 이후에도 그 유명한 4강전 이탈리아와의 혈투가 펼쳐지는데... 연장 접전 끝에 서독은 3-4로 패합니다. 세기의 시합으로 불릴만큼 명승부를 연출했지요. 우베 젤러, 그는 마지막 월드컵에서도 이렇게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당신은 서독의 자랑이었으며, 펠레와 함께 월드컵 4대회 연속으로 골을 기록했던 특급선수였습니다. 1970년 다시 한 번, 독일최우수선수로 젤러가 선정됩니다. 그리고 캡틴 젤러는 대표팀에서 물러납니다.

 현역 생활은 1972년을 끝으로 마무리 했고, 은퇴 후는 함부르크의 회장으로 취임해서, 침체하던 함부르크의 재건을 위해서 노력하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퇴임하고, 노년을 보내고 계시고, 2003년에 함부르크 명예시민상도 받았습니다. 2004년 FIFA100에도 선정되었고요. 그렇게 대단해 보였던 명공격수의 우베 젤러의 통산 400골이 넘는 대기록들은 그의 대표팀 후배이자 폭격기 소리를 듣던 게르트 뮐러가 독일에서 532골을 넣으면서 기록이 깨지게 되지요. 훗날 독일에 워낙 걸출한 선수들이 많이 나와서, 우베 젤러의 이름은 이제 추억의 이름이 되었지만, 많은 이들은 그의 인품과 활약들을 추억할 것입니다.

 프리츠 발터와 함께 꽤 오래전부터 한 번 써보고 싶었던 서독선수 였는데, 이제야 정리하게 되었네요. 어쩌면 냉정한 프로스포츠의 세계에서 실력이 제일이고, 돈으로 선수를 평가하는 것이 익숙한게 당연하겠지요. 그럼에도 탁월한 인품과 돈보다는 고향을 택했던, 순박하고 존경받는 우베 젤러가 참 인상적이라 생각합니다. 마치면서 우베 젤러의 골에 대한 집념을 보여주는 짧은 영상을 덧붙입니다. 애독해 주시는 분들께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일주일도 그렇고, 시간 참 빠르네요.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많은 경우가 해당되겠지만,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고, 거기에 최선을 다한다면, 그가 비록 위대한 성취가 없다고 하더라도, 많은 사랑을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는 1등만을 기억하지 않겠습니다. 당신이 최고라고 말하는 그 인품은 잊지 않겠습니다 ^^



댓글
  • 프로필사진 바레시 저도 170입니다 하하 단신리스트에 껴버리는군요 이건 장난이고 4회월드컵 출장...누구는 한번이라도 나가보고싶어서 안달인데 괴물이군요 괴물 하지만 거드뮬러는 더 괴물같네요 2010.10.30 00:23
  • 프로필사진 친절한 시북(허지수) 예전에 어떤 자료에서 미래에도 인기가 있을 것들 중에는 축구와 야구가 들어가 있었지요. 맞는 것 같습니다. 왜 축구가 그토록 사랑받는지 심도 있게 연구해 보고 싶습니다 :) 다 사람이 만들어 놓은 것인데... 하하. 우베 젤러는 월드컵에 4번 나가서, 늘 골을 넣고 돌아왔지요. 게르트 뮐러는 또 월드컵에서 많은 골을 넣은 걸로도 유명하고... 독일에는 좋은 선수들 참 많지요 ^^ 2010.10.30 09:04 신고
  • 프로필사진 고릴라 몬슨 70년 멕시코월드컵 중계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독일의 카이저 우베 젤러...
    그 당시에도 대머리였고 엄청난 점프력으로 헤딩하던 모습이 선하네요
    당시 독일도 젤러와 신예 베켄바워 외에도 슈넬링거, 오베라츠, 그라보스키, 뮬러 등 쟁쟁했죠...
    2014.06.1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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