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중에는 형제가 함께 운동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AC밀란의 전설 프랑코 바레시의 형도 축구선수 였고, 브라질의 전설 소크라테스의 막내동생도 축구선수로 이름을 날립니다. 그런데 형제 스타 라고 한다면, 역시 라우드롭 형제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형님인 미카엘 라우드롭(http://suparobo.kr/159)은 한참 전에 써놨었는데, 문득 동생의 이야기가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어서 브라이언 라우드롭의 이야기도 담아봐야 겠습니다. (*이해의 편의상 종종 브라이언으로 요약했으며, 라우드루프 대신에 익숙한 라우드롭으로 본문표기했습니다. 참고하세요) 그럼 출발합니다~
프로필
이름 : Brian Laudrup (한국어 위키피디아 표기에 의하면 브리안 라우드루프)
생년월일 : 1969년 2월 22일
신장/체중 : 186cm / 72kg
포지션 : FW, MF
국적 : 덴마크
국가대표 : 82시합 21득점
형과 함께 세계에 이름을 날리던 멋진 드리블러, 브라이언 라우드럽 이야기
사실 라우드롭의 집안은 그야말로 축구집안입니다. 아버지 역시 국가대표팀 캡틴을 맡았었던 축구선수였지요. 형님 미카엘 라우드롭의 아들도 축구를 하고 있으니, 이 집안은 그야말로 축구와 함께 하는 가문이 되겠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인 브라이언 라우드롭 역시 일찍부터 축구와 친하게 지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8살에 이미 소년 축구팀에 가입해서 꼬마 시절에 신동 소리를 들으며 재능을 발휘합니다. 그런데, 유명한 집안이라는게 언제나 좋은 것은 아니지요. 바로 본인의 의지와는 전혀 무관하게 계속해서 꼬리표가 따라 붙게 된다는 것입니다.
쟤 아빠가 국가대표 캡틴이었대, 쟤 형님(미카엘)은 18살 때 벌써 대표팀에 뽑혔대... 게다가 어린 시절 브라이언이 경기장에 나서기만 하면, 유명세로 인해서 집중 마크를 자주 당하곤 했습니다. 비교당하고, 중압감은 커지고, 브라이언은 청소년시절에 아예 축구를 때려칠 결심도 합니다. 부모님 역시 작은 아들의 결정을 존중하며, 말리지도 않았습니다. 이른바 화려한 축구가족이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굳이 축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겠지요.
재밌는 것은, 사람이 하고 싶은 것은 그것을 말릴 길이 없습니다. 자꾸 축구만 보면 피가 끓어오르는 이 브라이언은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다시 한 번 용기를 내어서 축구를 계속해 나갑니다. 그리고 프로 무대에 발을 내딛게 됩니다. 결과는 대성공, 10대 시절에 이미 시즌 11골을 넣는 등 주목받는 유망주로 대활약을 하며 리그 우승에 공헌했고, 국가대표로도 1987년에 발탁되었습니다. 형님 못지 않은 빠른 커리어입니다. 클럽팀에서는 이후 바이에른 뮌헨, 피오렌티나 등 이름난 팀에서 활약을 펼쳤습니다.
유명한 것은 유로92를 단연 손꼽을 수 있습니다. 국내 정치적인 문제로 참가를 기권한 유고슬라비아 대신에 대타로 참가하게 된 덴마크는, 놀랍고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면서 "우승"을 차지합니다. 튼튼한 수비를 바탕으로 빠른 속공을 전개하면서 덴마크는 강팀들을 연파합니다. 특히 브라이언의 다이나믹한 드리블은 인상적이었고, 강력한 슈팅을 날리면서 골문을 위협했지요. 직접 골은 넣지 못했다지만, 골키퍼 피터 슈마이켈 등과 함께 우승에 큰 공헌을 했다고 평가받습니다. 1992년 덴마크 최우수선수상을 받았고, FIFA최우수선수상 5위를 기록했습니다. 이후에도 국가대표팀에서 오래도록 활약하는데, 통산 덴마크 최우수선수상을 4차례 수상합니다. 형이 명문팀에서 활약하며 레전드로 불리는 명선수다 보니, 그 빛이 다소 가리는 경향도 있지만, 브라이언 라우드롭 역시 충분히 뛰어난 선수였음은 당연합니다.
1994년 스코틀랜드의 레인저스 클럽으로 이적하면서, 브라이언의 활약은 절정을 맞이합니다. 20대 중반의 나이로 스코틀랜드 리그를 휘저으면서, 소속팀의 리그 3연패에 엄청난 공헌을 해나갑니다. 스피드가 살아 있는 빠른 드리블과 볼 키핑력이 단연 발군이었고, 개인기가 빛이 나는 선수였지요. 인상적이고 화려한 활약들 속에서 많은 인기를 누렸고, 1995년과 1997년에 리그MVP를 휩쓸었습니다. 지금도 레인저스 팬들에게는 레전드로 평가받고 있지요 :)
1998년 월드컵은 라우드롭 형제가 동반 출격해서, 세상을 놀래킵니다. 형님은 이미 34살의 마지막 무대였고, 브라이언은 레인저스에서 전성기를 보내고 있었지요. 덴마크는 16강에서 나이지리아를 4-1로 대파하는 등, 8강까지 진출하였고, 우승후보 브라질을 만나지요. 덴마크는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가지만, 강력한 브라질 공격수들은 봐주는 법이 없습니다. 베베토와 히바우두가 골을 넣으며 전반에 경기를 뒤집었고 2-1로 브라질이 앞서나갑니다. 그러나 90년대 유로우승국인 덴마크가 그렇게 만만하니!!! 브라이언 라우드롭의 추격골이 불을 뿜습니다. 2-2 입니다! 명승부가 펼쳐지는 가운데, 마지막에는 히바우두의 강력한 중거리슈팅이 덴마크의 골망을 갈라놓지요. 2-3 패배, 8강 진출... 덴마크의 도전은 아쉽지만 여기까지 였습니다. 현재까지도 덴마크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이 이 경기였습니다.
92년 유로 우승하며 대니쉬 다이나마이트(Danish Dynamite)로 불리던 무서운 나라, 덴마크! 덴마크는 90년대까지만 해도 정말 매력적이고 강했습니다. 맨유의 수문장이자 90년대 최고의 골키퍼 슈마이켈이 뒤를 지키고 있었고, 97년에는 무려 피파랭킹이 3위 였습니다... 꽤나 많은 축구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안겼지요. 참, 한편 라우드롭 형제는 나란히 1998년 월드컵 올스타팀에 선정되었습니다. 대회 후, 브라이언 역시 젊은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며, 29살의 나이로 대표팀을 물러나지요. 짝짝짝. 훗날 슈마이켈과 라우드롭형제는 나란히 FIFA100에 선정되면서 레전드로 입지를 굳히지요. 형의 찬란한 포스에 지지 않고, 거기까지 멋지게 활약을 해주었던 브라이언 라우드롭, 당신 역시 멋진 드리블러로 기억될 것입니다.
브라이언 라우드롭은 레인저스 시대를 보낸 후, 선수생활 마지막은 첼시, 아약스 등에 잠깐 몸 담았으며 2000년에 현역에서 은퇴하였습니다. 만성적인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꽤 이른 나이에 현역 생활을 정리했습니다. 은퇴 후에는 덴마크 방송국에서 챔스리그 해설 등을 하고 있고, 한편으로는 동료와 함께 축구캠프를 설립해서 유소년 지도도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이지요. 2010년 9월 7일 덴마크 TV방송 중에, 임파선암을 앓고 있으며, 투병 중이라고 이야기 해서 팬들을 놀래켰습니다. 의사가 낙관적인 의견을 내놓았다고 하니, 어쨌든 병마와 싸워서 승리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제는 이야기를 마칠 시간입니다. 멋진 동영상 안 볼 수가 없습니다! 즐겁게 감상해 보시길 추천해 봅니다. 매번 애독해주시는 분들께 감사한 마음 가득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고, 이제 날씨가 겨울의 문턱임을 종종 알리고 있네요. 건강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