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스타열전

90년대 스코틀랜드의 스타 게리 맥알리스터

시북(허지수) 2011. 4. 29. 12:33
 축구스타가 되려면, 중요한 순간에 눈부신 활약이 필수적이지요. 챔스리그를 보다가 메시의 골에 전율이 일어나더군요. 여하튼 앞으로도 오랜기간 활약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오늘은 90년대 EPL의 인기스타였던 게리 맥알리스터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90년대 중반 리즈의 캡틴이었지요. 그의 흥미로운 이야기 속으로 출발합니다 ^^

 프로필

 이름 : Gary McAllister
 생년월일 : 1964년 12월 25일
 신장/체중 : 185cm / 72kg
 포지션 : MF
 국적 : 스코틀랜드
 국가대표 : 57시합 5득점


 주어진 역할을 눈부시게 해낸 선수, 약팀을 마다하지 않는 열정 - 게리 맥알리스터 이야기

 스코틀랜드의 마더웰FC에서 축구생활을 시작한 맥알리스터는, 1985년 스무살의 나이에 잉글랜드로 무대를 옮기며 레스터시티로 이적하게 됩니다. 80년대 초반 레스터시티에는 게리 리네커 라는 걸출한 공격수가 있었고, 득점왕까지 차지하지만, 리네커는 1985년 팀을 떠나지요. 다시 말해, 맥알리스터가 뛰어야 했던 레스터시티는 계속 추락하는 중이었고, 그는 이 곳에서 힘겨운 싸움을 해나가야 했습니다. 레스터시티는 결국 1987년 2부리그로 강등되었고, 1991년에는 3부리그 강등의 위기까지 맞이합니다.

 그럼에도 게리 맥알리스터는 성장하면서 꾸준하게 약팀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하였고, 그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소속팀을 옮길 수 있었지요. 100만 파운드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1990년 리즈 유나이티드로 이적하게 됩니다. 또한 1990년 4월에는 스코틀랜드 국가대표로도 발탁되었습니다. 만 25세의 맥알리스터였지만, 이제부터 그의 축구인생의 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

 1991-92시즌 리즈에서 리그 우승을 이끌었으며, 94-96년까지 리즈의 캡틴이자 10번으로 멋진 활약을 이어나갑니다. 탁월한 패스 감각과 예리한 프리킥 실력, 안정감 넘치는 플레이메이커로 평가받았으며, 영리하고 헌신적인 플레이는 팀에게 큰 힘을 주었지요. 90년대 EPL의 스타이자, 스코틀랜드를 대표할 수 있는 명MF가 맥알리스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가대표로도 스코틀랜드의 핵심멤버이자 캡틴으로, 섬세하게 중원에서 경기를 조율하며, 메이저 대회에 이름을 올립니다. 유로96은 정말 아쉬웠지요. 스코틀랜드는 조별리그에서 강호 네덜란드와 비겼고, 잉글랜드와의 2번째 경기에서는 치열한 경기를 벌여나갑니다. 스코틀랜드는 PK를 얻었지만, 맥알리스터가 놓치고 맙니다. 이후 잉글랜드 폴 개스코인의 예술적인 골이 터지며, 스코틀랜드가 탈락하고 말지요. 경기를 열심히 하고도 탈락한 스코틀랜드에게 98월드컵 역시 기대가 모아졌습니다.

 그러나 팀의 중심축 맥알리스터가 대회 직전에 다치며, 출장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스코틀랜드 협회는 맥알리스터의 존재감을 빼놓을 수 없어서 스탭으로 맥알리스터를 데려갑니다. 정신적 지주 역할을 맡으며, 부상중인 그는 스코틀랜드를 벤치에서 격려하고 고무하였지요. 캡틴이 필드에서 빠져버린 스코틀랜드는 정작 98월드컵에서는 1무 2패의 아쉬운 성적을 안고 말았습니다.

 EPL의 스타미드필더 맥알리스터는 이색적인 도전을 계속해 나갑니다. 1996년 리즈생활을 끝내고, 몇몇 명문 클럽들의 구애를 뿌리치고, 약팀 코벤트리로 이적한 것입니다. 역시 강등 당하지 않게 싸워나가면서, 코벤트리의 캡틴을 자처했지요. 리즈의 동료이자, 후에 코벤트리 감독이 되는 고든 스트라칸과 함께 하고 싶어서 그랬을까요. 하여튼 스코틀랜드인들의 끈끈한 우정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그가 명문팀의 옷을 입은 것은 2000년이었지요. 만 35세의 맥알리스터가 리버풀의 빨간 옷을 입게 되자, 팬들은 의아해 합니다. 이제 왕년의 스타를 모셔와서 어쩌라고!!! 이런 말 있지요. 노병은 죽지 않고, 사라질 뿐이다. 2000-01시즌 리버풀 선수들이 줄부상으로 고생하자, 맥알리스터가 중요한 역할을 맡으며 경기에 나서는 일이 많았고, 녹슬지 않은 판단력과 플레이를 선보이며 리버풀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UEFA컵에서는 맥알리스터가 결정적 순간마다 팀을 승리로 이끌며, FC바르셀로나와 데포르티보까지 잡아내며, 리버풀이 우승을 차지합니다. 베테랑 선수들은 죽지 않습니다. 중요한 순간마다 해결해 줄 뿐이지요. 긱스나 맥알리스터 처럼... (웃음)

 맥알리스터는 2004년까지 현역생활을 해나가며, 30대 후반에 은퇴를 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아스톤빌라의 코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유의 리더십과 조율능력이 현역시절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에, 차기 EPL팀들의 감독 후보로도 앞으로 이름이 오를 수도 있겠고요.

 잘 알려지지 않은 맥알리스터를 소개하는 까닭은, 그가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나가던 모습이 인상적이기 때문입니다. 빛나고 좋은 자리를 찾아다니기 보다는, 자신이 필요한 곳을 찾아서 강렬하게 활동해 나가고, 열정을 불태우는 모습은, 그 자체로 빛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마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잘난 사람이 되기보다는, 필요한 사람이 되라는 말이 생각나는군요.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