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스타열전

벨기에의 명수비수 에릭 게레츠 이야기

시북(허지수) 2011. 6. 1. 23:43

 2011년 챔피언스리그는 결국 FC바르셀로나가 차지합니다. 바르샤는 이제 통산 4회 우승의 위엄을 자랑하게 되었지요. 우승횟수로는 레알마드리드 9회, AC밀란 7회, 리버풀 5회에 이어서 바르샤가 공동 4위에 오르는 순간입니다. 게다가 FC바르셀로나는 최근 6년 동안 무려 3번의 우승을 차지했으니, 그야말로 황금의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챔피언스 무대의 기록들을 살펴보다가, 오늘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1988년 챔피언스컵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 그리고, 당시 우승팀 PSV의 주장 에릭 게레츠에 초점을 맞춰봅니다!

 프로필

 이름 : Eric Gerets
 생년월일 : 1954년 5월 15일
 신장/체중 : 177cm / 77kg
 포지션 : DF
 국적 : 벨기에
 국가대표 : 86경기 2득점


 1988년 챔피언스컵 우승의 주역 - PSV의 캡틴 에릭 게레츠

 1987년, 네덜란드 클럽팀 PSV의 40대 초반 코치가 감독으로 승격합니다. 그 코치의 이름은 지금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거스 히딩크" 였지요. 요즘의 과르디올라 감독과 마찬가지로, 40대 젊은 감독 히딩크는 PSV를 멋지게 이끌면서 많은 사람들을 환호하게 만들었습니다. PSV는 80년대 후반 3연속 우승을 자랑하며 네덜란드 최고의 클럽팀으로 군림합니다. 이 당시 팀에서 활약하던 캡틴이 있었으니, 벨기에 출신인 에릭 게레츠 였습니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 였던 게레츠는 PSV를 잘 이끌면서, 히딩크 감독과 함께 유명세를 탔지요.

 벨기에 명문 스탕달 리에주에서 10년 넘게 활동한 명선수 에릭 게레츠는, 월드컵에도 3번이나 출장한 뛰어난 선수였습니다. 1982년 벨기에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고, 1986년 벨기에의 월드컵 4강 진출에 공헌합니다. 현역시절 전술적 시야가 대단히 뛰어난 수비수로 명성을 날렸지요. 흐름을 잘 파악하는 움직임과 찬스를 만드는 데 뛰어났고, 빠른 발은 아니지만 좋은 기회마다 공격에 가담하는 훌륭한 풀백이었지요. 캡틴으로써의 통솔력도 인정받았기 때문에, 80년대에는 유럽에서 손꼽히던 측면 수비수 였습니다.

 1985년 에릭 게레츠는 PSV에 가입했고, 캡틴이자 베테랑으로 팀을 이끌어 나가면서, 마침내 놀라운 역사를 남기게 되었지요. 1987-88시즌 PSV는 챔피언스컵에 진출했습니다. 그리고 4강전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만나지요. 공포의 공격수 우고 산체스 등이 뛰던 레알은 강력한 우승후보였지만, 히딩크 감독, 게레츠 캡틴이 이끌던 PSV에게 덜미를 잡히고 말았습니다. 이리하여 PSV는 유럽챔피언을 결정하는 무대에서 사상 처음으로 결승전에 진출한 것입니다.

 PSV는 토너먼트에서도 로날드 쿠만, 에릭 게레츠 등이 버티면서, 뛰어난 수비력을 자랑했고, 거의 실점을 하지 않았는데, 결승전에서도 역시 실점을 하지 않았고, 마침내 승부차기 끝에 PSV가 우승을 차지합니다! 만 41살의 히딩크는 이제부터 명장 소리를 듣게 되는 역사적 장면이었고, 만 34살의 캡틴 에릭 게레츠는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습니다.
 
 에릭 게레츠의 넓은 시야와 명민한 두뇌는 은퇴 후에도 빛을 발했습니다. PSV에서 여러 차례 우승을 경험하고, 1992년 은퇴 후에는 지도자 생활을 시작합니다. 이제는 지도자 경력도 거의 20년에 달하는 베테랑 감독이 되었고, 2009년 프랑스리그 최우수감독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2011년 현재에는 모로코 국가대표팀을 맡고 있고요.

 정리하자면, 벨기에가 세계에 자랑할만한 유명한 측면수비수였고, 1988년 PSV 챔피언스 우승의 주역이었고, 벨기에 역대 2위 출장기록인 국대 86시합을 소화했습니다. 월드컵에도 3회 참여했고요. 은퇴 후에는 명장 소리도 종종 듣는 뛰어난 감독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서두에 챔피언스 무대를 이야기 하면서, 반세기 넘도록 축구가 세계적으로 엄청난 사랑을 받는 이유를 생각해 봅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친숙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누구나 공을 찰 수 있고, 운동장에서 뛰어볼 수 있기 때문에, 수준이 다른 세계적 명선수들의 플레이에 감탄하며 찬사를 보내기도 하고요. 축구는 이런 측면에서 접근성이 좋아서, 평범해 보이는 선수도 축구에 도전함으로서 성공할 수 있음을 에릭 게레츠는 증명하고 있습니다.

 에릭 게레츠는 평범한 체격에, 스피드도 보통에, 화려함도 없었습니다. 그는 단지 동료들로부터 신뢰받는 열심히 축구를 하는 선수였고, 정신적지주 역할로 종종 평가됩니다. 그는 그가 할 수 있는 수비조율과 백업을 열심히 했고, 세계에 인정받는 영리한 선수가 될 수 있었지요. 축구에 대한 재능이 다소 부족해 보이고, 특별한 장기가 어쩌면 없을지라도, 게레츠 처럼 성공적인 축구 커리어를 써나갈 수 있다는 것도 축구가 재밌는 점이지요. 리더십과 통솔력, 수비라인 조율은 타고나는 게 아니고, 하나 하나 경험과 열정으로 차분하게 채워져 나가는 것이니까요.

 세계적 경영구루 피터 드러커가 이런 이야기를 한 바 있습니다. "재능보다 중요한 것은 진지함이다" 우리에게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보다는, 오히려 질문하는 습관, 일에 대한 태도와 성실함이 더 위대할 수 있음을 몸소 증명하는 선수, 오늘의 주인공 에릭 게레츠 이야기 였습니다. 애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 6월이 되었으니, 또 힘차게 달려봐야 겠지요. 진지한 태도 가슴에 멋지게 품어 보아요!